마리아 T 레예스(Maria T. Reyes)
필리핀·한국 국방 협력 관계가 방산 협력이 무기 도입만큼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필리핀은 자국의 필수 방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점점 더 한국 방산업체를 찾고 있으며, 한국 또한 필리핀을 자국 방위산업의 역내 진출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1950년 필리핀군(AFP)이 한국전쟁 당시 처음으로 해외에 병력을 파견하면서 시작된 양국 관계는 그 뿌리가 매우 깊다. 마닐라 소재 드 라 살 대학(De La Salle University)의 국제학부 소속 강사 데릭 발라자이(Deryk Baladjay)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함께 치른 경험은 수십 년에 걸쳐 양국의 국방 협력을 심화하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필리핀군(AFP)은 FA-50 전투기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한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 HD현대는 필리핀 해군 함정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수주했으며, 이 중 6척이 인도됐다. 2026년 9월 초 서울안보대화(Seoul Defense Dialogue) 기간 중 기업 관계자들과 필리핀 국방 당국자들이 별도로 만나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를 더욱 다각도로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필리핀과 한국은 또한 오랜 양국의 동맹국인 미국과 협력해 함정 건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발라자이 강사는 필리핀이 자주국방 확대를 추구하는 만큼, 무기 획득이 해외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방위 역량을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산 무기체계는 필리핀군 현대화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필리핀 해군과 공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이로 인해 중요한 형태의 실질적(de facto) 상호운용성이 창출된다. 즉, 필리핀군 병력은 이미 한국산 무기체계를 운용·정비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훈련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 관계는 무기 획득을 넘어 훈련, 유지·보수·정비(MRO), 군수 지원, 예비 부품, 성능 개량 및 지속지원 등 수명주기 전반에 걸친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환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26년 6월, 한국 방산업체 9개사가 참가한 제27차 양국 방산군수공동위원회 회의에서 당국자들은 무기 획득을 넘어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 몇 달 전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 공군이 운용 중인 한국산 FA-50PH 전투기 편대를 지원하기 위해 2028년까지 약 1,014억 원(미화 7,000만 달러) 규모의 군수지원 계약을 수주하면서 초도 항공기 도입을 넘어 협력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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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과 한국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방산 및 안보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 공산당의 해안경비대와 해상민병대의 빈번한 해상 침범과 위협 행위에 직면해 있으며, 한국은 북한 정권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응하고 있다.
2026년 3월 마닐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국제법과 해양 관련 규칙 및 규범 준수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발라자이 강사는 양국의 방산 협력이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확대될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군사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와 추가적인 무기 도입보다는 군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춘 방산 관계가 포함된다.
발라자이 강사는 “양국 관계는, 특히 한국이 필리핀군에 방산 수출을 진행하면서 방산 및 공급자-수요자 관계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러한 공급자-수요자 관계에서 전략적 관계로의 발전은 한국과 필리핀이 단순한 상업적 관계에서는 어느 한쪽도 할 수 없었거나 하려고 하지도 않았을 일을 양국이 함께하기 시작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아 T. 레예스(Maria T. Reyes)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