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 스태프
2025년 5월 필리핀 해군은 창설 127주년을 맞아 자국 최초의 유도미사일 호위함을 취역시키고, 미국이 제공한 무인수상정을 공개했다. 이번 역량 시연은 필리핀과 인도태평양 동맹국 및 파트너국 간 방위 협력의 진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수빅 해군작전기지에서 필리핀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수직발사대를 탑재한, 자국의 가장 강력한 수상 전투함인 BRP 미겔 말바르함의 취역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이 함정은 한국의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것으로, 두 번째 호위함은 2025년 말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은 앞서 필리핀의 대잠수함전 및 대수상전 지원을 위해 초계함 1척을 기증한 바 있다. 분석가들은 2028년까지 필리핀 해군이 근해 순찰선에서 최신예 군함에 이르기까지 최소 12척의 한국산 함정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동영상 제공: 말리아 스파크스(MALIA SPARKS) 상등병/미국 해병대
필리핀 해군 창설 기념식에서는 미국산 무인 수상정 2대도 공개되었다고 미국해군연구소(USNI)는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4년 말, 미국은 필리핀의 주권 수호 및 배타적경제수역 내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총 5대의 무인수상정을 인도했다. 2025년에는 미국 특수부대가 필리핀에서 열린 발리카탄(Balikatan) 훈련에 참가해 무인수상정 운용을 비롯한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3월 마닐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러한 협력이 “미국과 필리핀 양국 군이 인도태평양 작전 환경에서 최첨단 군사 역량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상호운용성과 작전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라고 강조했다.
호주, 일본, 필리핀, 미국이 참가한 발리카탄 2025 훈련은 중국의 자의적 영유권 주장과 공세로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루손 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실시되었다. 중국은 인접국들의 배타적경제수역 일부를 포함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며, 해안경비대와 민병대 선박을 동원해 필리핀의 어선, 군, 법 집행기관을 괴롭히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무력 병합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충돌은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전략적 요충지인 루손 해협으로 확산될 수 있다.
발리카탄 훈련 기간 미국은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 제도에 해군-해병대 원정함정 차단 체계(NMESIS)를 배치했으며, 해당 전력은 이후 5월에 실시된 카만닥(Kamandag) 훈련에도 투입되었다. ‘카만닥’은 타갈로그어로 ‘바다 전사들의 협력’을 뜻한다. 이 전략적 제도에 해군-해병대 원정함정 차단 체계가 배치된 것은 루손 해협에 미국의 대함미사일이 처음으로 전개된 사례이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수역에 인접한 필리핀 팔라완주 서해안의 군사기지를 현대화할 계획이다. 미국해군연구소에 따르면 필리핀은 오이스터베이 해군 파견대(Naval Detachment Oyster Bay)의 기반시설 개보수를 위해 13억~68억 원(100만~500만 미국 달러)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에는 최대 7미터 길이의 선박을 운반할 수 있는 이동식 크레인 설치, 진수로 정비, 다목적 공간 조성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해군기지는 필리핀이 중국의 불법 해양 영유권 주장에 대응하는 작전에서 정기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거점이다.
미국해군연구소는 “오이스터베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자금으로 필리핀 전역에서 추진 중인 일련의 방위 기반시설 개발 사업 중 가장 최근 사례”라고 밝히며, “다른 이니셔티브와는 달리, 이들 프로젝트는 2014년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라 지정된 9개 기지 외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남중국해와 루손 해협의 분쟁 가능 지역에 더 인접한 곳에서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