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 스태프
뉴질랜드와 필리핀이 ‘방문군 지위 협정(Status of Visiting Forces Agreement)’을 체결하며 방위 관계 및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4월 말, 길베르토 테오도로(Gilberto Teodoro) 필리핀 국방장관과 주디스 콜린스(Judith Collins) 뉴질랜드 국방장관이 서명한 이번 협정은 양국 군 병력의 상호 배치를 원활하게 하고, 연합 훈련, 인도적 지원 및 재난 대응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에두아르도 아뇨(Eduardo Año)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필리핀과 뉴질랜드가 국제법, 항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콜린스 장관은 이번 협정이 “뉴질랜드와 필리핀의 굳건한 관계를 반영하며, 그중에서도 국방이 핵심 요소”라고 밝히며, “양국 군은 이미 훌륭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협정은 국방 분야에서 보다 원활한 공조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9월, 뉴질랜드는 남중국해에서 호주, 일본, 필리핀, 미국과 함께 하는 해상 연합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남중국해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합법적으로 작전 중인 필리핀 선박들에 대해 중국 해경선은 충돌하거나, 물대포를 발사하거나, 군사용 레이저를 조준하는 등의 행위를 벌여왔다.
중국은 2016년 국제재판소가 중국의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이 무효라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제 해상 교통로인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이 배타적 경제수역을 지속적으로 침범하자 이에 대응하여 2013년 중재 재판을 제기한 바 있다.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또한 남중국해 지역에서 중국과 해상 영유권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협정 서명식 후 테오도로 장관은 “평화는 회복탄력성과 억지력을 바탕으로 유지된다”라며, “예를 들어, 중국은 매우 공격적인 방식을 통해 자국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했다.
2025년 4월 말, 중국이 샌디 케이(Sandy Cay)에 자국 국기를 게양하고 남중국해에 위치한 무인 모래섬 세 곳의 영유권에 대해 허위 주장을 퍼뜨리면서,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필리핀은 해당 사건이 마치 필리핀 영토의 일부를 중국이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중국 공산당의 정보 왜곡 행위를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중국의 공격적인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필리핀은 앞으로도 안보 동맹을 계속 구축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중국의 적대적 행위가 종국에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이러한 행동들을 글로벌 위협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은 호주 및 미국과 방문군 지위 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일본과도 유사한 협정을 맺고 현재 일본 국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테오도로 장관은 캐나다와도 “빠른 시일 내에” 방문군 지위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AP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은 프랑스와도 2024년 5월부터 방문군 지위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뉴질랜드와 필리핀의 이번 협정은 뉴질랜드가 향후 4년간 군 현대화에 9조 6,194억 원(70억 미국 달러)을 투자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2025 국방역량계획(Defence Capability Plan)을 발표한 지 수 주가 지난 시점에 체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