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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샌디 케이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영유권 주장과 관련 정보 조작 시도 강력 규탄

포럼 스태프

필리핀은 최근 중국이 샌디 케이에 자국 국기를 게양하고, 필리핀이 ‘파가사 케이 2(Pag-asa Cay 2)’라고 부르는 이 세 개의 무인 모래톱에 대해 허위 주장을 퍼뜨리는 등, 남중국해에서 일련의 도발적 행위를 벌인 것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

필리핀 국립해양위원회는 “서필리핀해에 위치한 필리핀 영토의 핵심 일부인 파가사 케이 2를 중국이 점거했다는 주장은 중국 정부가 벌이는 허위정보 활동의 전형적 예로서 중국은 자국 국기를 게양하고 쓰레기 수거 활동을 벌임으로써 해당 모래톱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이 국기를 게양한 다음 날인 2025년 4월 말,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경비대원들이 샌디 케이에서 필리핀기를 펼쳐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필리핀의 주권을 주장했다. 이 모래톱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 내의 필리핀 핵심 군사 전초 기지 근처에 위치해 있다.

서필리핀해 국립 태스크포스는 해안경비대, 해군, 해양 경찰이 합동 작전을 실시해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에 해당하는 남중국해 해역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명칭)에 대한 필리핀 당국의 일상적이고 합법적인 해양영역인식 및 관활권 행사 강화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간지 마닐라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은 5월 초 해당 모래톱이 중국의 통제 하에 있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린 중국측의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필리핀 국립해양위원회는 “필리핀은 광범위한 해양 영역을 수호하는 데 있어 한치의 물러섬도 없으며, 자국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 관할권의 합법적인 행사를 훼손하려는 허위 주장에 단호히 맞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자국 국기를 게양하기에 앞서 샌디 케이의 산호 훼손에 대한 책임을 필리핀에 전가하는 허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필리핀 국립해양위원회는 파가사섬과 주변 모래톱의 환경을 훼손한 주범은 중국이라고 비난했다.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국립해양위원회는 환경 파괴의 원인으로 해당 해역에 지속적으로 불법 집결하는 중국 선박과 필리핀이 자모라 암초라고 부르는 수비 암초에 중국이 건설한 대규모 인공섬을 꼽았다.

“필리핀은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분쟁 해결과 건설적 방안을 통한 이견 조율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한편, 국제법에 따른 해양 권리에 기반해 서필리핀해에서의 합법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필리핀 국립해양위원회는 전했다.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와 샌디 케이 등 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으나, 2016년 국제재판소는 필리핀이 유엔해양법협약에 근거해 제기한 소송에서 중국의 주장을 기각하고 필리핀측 손을 들어줬다.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역시 세계 주요 무역로인 남중국해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샌디 케이는 스프래틀리 군도 내 필리핀의 최대 군사 거점이자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인 티투섬 인근에 위치해 있다.

호주 소재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 산하 동남아시아 프로그램의 압둘 라흐만 야코브(Abdul Rahman Yaacob) 연구원은 CNA 뉴스 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해당 지역에 특정 군사 시설을 건설한다면 인근 필리핀 섬에서 벌어지는 활동을 면밀히 감시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샌디 케이가 영구적으로 수면 아래에 위치한 암석으로 분류되며, 이에 따라 해안선으로부터 12해리의 영해를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샌디 케이는 필리핀 팔라완주 칼라야안 자치시의 주요 섬인 파가사섬에서 약 2해리 떨어져 있어, 파가사섬의 배타적경제수역에 포함된다.

중국이 공개한 국기 게양 영상에는 고무보트를 타고 샌디 케이에 상륙한 검은 전투복 차림의 대원 4명이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중국은 이미 1990년대부터 중국 어민과 해상 민병대, 민간 단체들을 동원해 남중국해의 분쟁 암초나 암석, 섬에 자국 국기를 꽂아 왔다.

분석가들은 샌디 케이를 둘러싼 긴장을 다시금 고조시킨 중국의 이번 조치가 커져가는 대외 압력 속에서 국내적으로 체면을 지키기 위한 시도였다고 지적했다.

야코브 연구원는 점차 거세지는 중국의 남중국해 공세가 필리핀과 미국이 주관하는 다국적 합동훈련 발리카탄과 필리핀의 중간선거를 겨냥해 시기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CNA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필리핀에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서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더 강화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지적하며 “필리핀 견제를 위해 중국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또한 중국이 2025년 4월에 발표한 환경 보고서가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생한 남중국해 해양 서식지 피해의 약 3분의 2가 중국의 인공섬 건설로 인해 초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 해양투명성 이니셔티브의 2025년 1월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준설 및 매립 방식으로 인해 2013년 이후 매립된 산호초가 약 19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활동이 “산호초의 전반적인 구조와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장기적인 변화를 초래한다”라고 전했다.

마닐라 소재 분석가이자 데라살 대학교 국제학 교수인 돈 맥레인 길(Don McLain Gill)은 중국이 최근 샌디 케이에서 벌이고 있는 활동이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 내에서 군사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4월 싱가포르 잡지 싱크차이나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활동이 해양 영유권 주장을 위한 중국의 이른바 ‘살라미 전술’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2014년 스프래틀리 군도 내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그 목적이 민간용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활주로와 레이더 시설, 미사일 발사대 등 이곳에 군사시설을 조성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과도한 영유권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해안경비대와 해상 민병대를 동원했다.

일례로 2025년 1월에는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한 척이 샌디 케이로 향하던 필리핀의 과학 조사 임무를 가로막은 사건이 있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의 유안 그레이엄(Euan Graham) 수석 분석가는 해당 연구소의 간행물 더 스트래티지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러한 활동은 “해당 지형을 점유한 측이 만조시 물에 잠기는 자연 지형으로 중국이 간척지를 조성해 활주로와 항구를 비롯한 대규모 군사 기지를 건설한 수비 암초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중국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선박은 또한 필리핀 선박을 들이받고 고압 물대포를 발사한 전력이 있다.

길 교수는 필리핀이 중국의 공세에 맞서고 자국의 영유권 주장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방위 파트너국들과의 정기 순찰 등을 통해 전략적 해역에서의 군사력 유지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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