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스티 다 코스타(Gusty Da Costa)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테러, 해적 행위, 국경 간 범죄 등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4월 고위급 군사 회담을 열고 양국의 방위 파트너십을 재확인했으며, 향후 작전 공조를 강화하고 역내 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양국 군 수뇌부의 이번 회동은 제18차 말린도 고위급 위원회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해당 위원회에서 지속적인 군사 외교를 통해 초국가적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국경 관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전략을 발전시킬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군 총사령관 아구스 수비얀토(Agus Subiyanto) 대장은 4월 중순 동자카르타 인도네시아군 본부에서 말레이시아군 총사령관 다툭 모하드 니잠 자파르(Datuk Mohd Nizam Jaffar) 대장과 회담을 갖고 “이번 방문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관계, 그중에서도 방위 분야 협력을 한층 심화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한편, 말린도 고위급 위원회는 “점점 복잡해지는 역내 안보 정세 속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틀”이라고 인도네시아 안보전략연구소 공동 설립자인 카이룰 파미(Khairul Fahmi)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2025년 8월 자카르타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회의의 주요 목표는 국경 공조 강화와 합동 훈련 확대 등 다양한 우선 과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에 위치한 말라카 해협은 해상 전략 요충지로서 글로벌 교역의 핵심 항로에 해당한다. 이 해협을 비롯한 그 주변 해역은 해적과 무장 강도에 취약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공조 순찰 덕분에 최근 몇 년간 해적 및 무장 강도 사건은 줄어들었지만, 2025년 1분기에는 총 36건의 사건이 발생해 2024년 같은 기간의 11건 대비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파미 소장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정책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에서 작전 비전을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술라웨시 해역과 보르네오섬의 양국 접경지대 등 민감 지역에서의 순찰 활동을 비롯해, 군의 상호운용성 증진과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의 푸지 아스투티(Pudji Astuti) 분석관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취약한 해상 통로에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양자 협력을 견인하는 요인은 글로벌 해운과 같은 전략 과제다”라고 말하면서
인도네시아 해군은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31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광대한 해역을 관할해야 하는 만큼 말레이시아와의 공조가 필수적이며, 특히 말라카 해협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런던홍보대학의 부디 리얀토(Budi Riyanto) 국제관계학 교수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말라카 해협 3국 순찰단 같은 이니셔티브는 해상 무장 강도와 반군 위협 대응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파미 소장은 테러, 해적 행위, 밀수, 인신매매 등 초국가적 위협에 공동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양국 협력을 단순한 상징적 차원에서 작전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주된 이유”라면서, 이에 합동 순찰과 정보 교류가 점차 제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스티 다 코스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