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 챈(Sarah Chan)
말라카 해협과 싱가포르 해협 인근에서 해적 및 무장 강도 공격이 급증하자, 지역 보안군이 합동 순찰과 감시 강화, 첨단 기술 배치 등을 통해 신속 대응에 나섰다.
2024년 4분기 이 지역에서 보고된 사고는 총 27건으로, 2023년 같은 기간의 7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한편, 해양 산업 전문지 세이프티포시(Safety4Sea)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부터 2월 25일까지 보고된 공격 건수는 2024년 같은 기간의 6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17건이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이러한 공격이 주로 밤에 소형 보트를 타고 접근한 소수의 무장 강도가 선박에 침입해 엔진 예비 부품이나 로프, 선원들의 소지품 등을 훔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에는 싱가포르로 향하는 유조선에서 칼을 든 무장 강도에 의해 승조원이 부상을 입고, 또 다른 침입자가 선박에 올라타려고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의 해양 보안군은 증가하는 이러한 사건에 대응하고 있으며, 당국은 심각한 몬순 시즌 날씨로 인해 어획량이 급감하며 경제적 압박이 심화된 것을 관련 상황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영 통신사 버나마(Bernama)에 따르면, 2025년 2월 19일부터 3월 1일까지 진행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합동 순찰 작전은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을 증진하는 데 일조했다. 작전에 참여한 순찰선 2척, 코르벳함 1척, 소해정 1척은 합동 순찰을 실시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밀수와 침입, 국경 간 범죄에 공동으로 대응했다.
말레이시아 서부 함대 부사령관인 아흐마드 사푸안 파티 무하마드(Ahmad Sapuan Fathi Muhammad) 대장은 “두 해협은 전 세계 해상 무역의 25% 이상을 담당하며, 매년 15만여 척의 선박이 통과한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합동 순찰은 해상 공동체의 안보와 안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복잡한 수로에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경찰은 2025년 1월, 해안 경비대 특수임무부대가 감시 및 전술 작전 강화를 위해 방수 드론인 디오돈 드론과 선체를 기어 올라갈 수 있는 거미형 로봇과 같은 혁신 도구를 배치 중이에 있다고 발표했다. 실시간 공중 영상을 제공하는 방수 드론은 상황 인식을 향상시키고 고위험 교전의 필요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거미형 로봇은 선박에 자동으로 접근해 사다리를 배치함으로써 신속하고 은밀한 탑승을 가능케 한다.
최근 싱가포르 해군은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상안보무인수상정을 배치했다. 이 자율 순찰정에는 첨단 항법 시스템, 충돌 방지 알고리즘, 원격 작전을 위한 지휘·통제·통신 시스템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정보융합센터는 다른 해양 기관들과 협력하여 해운사에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방부는 “성공적인 해양 안보를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 해운 업계의 강력한 협력이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 연구소의 콜린 코(Collin Koh) 선임 연구원는 최근 말라카 해협에서 공격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갱단 조직이 선박을 납치하고 선원을 인질로 잡아 몸값을 요구했던 수십 년 전에 비하면 훨씬 더 안전하다고 밝혔다. 코 연구원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2004년에 발족한 해상 안보 이니셔티브 말라카 해협 순찰단은 이후 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였으며, 해적 행위와 기타 초국가적 위협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말라카 해협 순찰단은 기존의 말라카해협 해상순찰대, 공중 감시(Eyes-in-the-Sky) 작전, 정보 교환 그룹 등 여러 요소를 통합하여 구축한 공조체제다. 해적 사건 보도가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말라카 해협 순찰단은 강력한 다국적 해양 공조 문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해군 및 법집행 기관과 신속히 협력하여 위협에 대응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사라 챈은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