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사파트너십

집단 억제력

연합을 통해 공동의 적과 새로운 위협에 맞서는 동맹국과 파트너국

센트리 스태프(sentry staff)

전략적 경쟁국 간의 긴장,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확장,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유럽의 세력 균형을 뒤바꾸려는 러시아의 야심 앞에서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국은 21세기 안보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전략 현대화를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 특히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판도 변화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평화와 안정을 뒤흔들 위협이 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은 전 세계 전장에 걸쳐 방위 계획을 더욱 긴밀하게 통합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도전에 대응해오고 있다.

나토 군사위원회 의장인 롭 바우어(Rob Bauer) 네덜란드 해군 대장은 2024년 1월 국방장관회의를 마친 후 “나토와 방위 계획이 이처럼 긴밀하게 상호 연결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라면서 “동맹국들은 현재 이러한 새로운 방위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며, 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 우리는 하나로서 집단 방위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라고 덧붙였다.

수십 년에 걸친 협력과 군사 교류는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이제 육해공뿐 아니라 사이버 공간과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격까지도 방어할 수 있게끔 병력을 교육 및 훈련시키고 군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바우어 의장은 “모든 안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 만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 대해 파트너국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말하면서 “파트너국과의 만남은 도전이나 위협 앞에 우리가 홀로 서 있는 게 아님을 상기시켜 준다. 파트너국과 함께 하는 한 우리는 더 나은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2024년 4월 훈련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 서애류성룡함(아래부터),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USS Theodore Roosevelt)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JS 아리아케(JS Ariake)함이 대형을 이루어 항해하고 있다. AP 통신

나토, 더 강력해진 힘과 대비 태세

미국 유럽사령부 사령관이자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크리스토퍼 카볼리(Christopher Cavoli) 장군은 국방장관회의 후 나토가 “집단적 영토 방어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억제 및 방어 전략 계획을 수립한 것은 30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병력 투입과 지휘 및 통제 체계가 필수다. 또한 스테드패스트 디펜더(Steadfast Defender) 2024와 같은 집중 훈련과 연습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 나토 훈련에는 32개 동맹국 9만 명의 병력이 참가했다.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이번 스테드패스트 디펜더(Steadfast Defender)훈련에는 여러 국가들이 주관하는 훈련들이 포함되었다. 파트1은 북미 병력을 대서양과 유럽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대서양 횡단 병력 증원 훈련, 실전해상훈련, 상륙강습훈련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파트2에서는 유럽 전역에서 다영역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나토와 개별 국가 및 연합국의 역량을 과시했다. 동시에 여러 국경에 걸쳐 동맹국 어디로든 병력과 장비를 신속하게 배치하는 역량을 시험했다.

카볼리 사령관은 스테드패스트 디펜더 훈련이 “우리의 가치,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서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우리의 단합과 힘, 단결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나토 연합군 부사령관인 크리스 바디아(Chris Badia) 독일 공군 대장은 협력적 군사 혁신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진화하는 위협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나토 국방장관회의 후 “이 많은 국가가 모인 하나의 동맹으로서 우리는 더욱 민첩하고 유연해져야 하며, 이는 합의된 혁신적 과정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라면서 “향후 전쟁이 다중 영역으로 확장되며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는 경쟁국 대비 모든 면에서 더 빠르고 더 나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국가의 변혁과 함께 이루어지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여정이다.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매번 한계에 도전하며 집단적 우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전쟁 혁신 여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동맹국과 파트너국은 다영역 통합 작전을 통해 전영역의 원활한 전개에 주력하며 역량을 발전시킨다. 바디아 부사령관은 “우리는 개별적으로나 집단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역량 없이는 그 어떤 것에도 맞설 수 없는 만큼 역량은 모든 것의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2024년 5월 나토 군사위원회 국방장관회의에서 바우어 의장은 연합군이 나토의 새로운 방위 계획을 완전하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고 밝혔다.

• 더 많은 병력의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 역량 구축 및 개발

• 지휘 통제 구조 조정

• 군수, 훈련 주최 국가의 지원 조치, 유지보수, 군사 이동, 재고 보충 및 사전배치 등과 같은 역량의 개발 및 유지

• 집단 방위 훈련과 교육 확대

바우어 의장은 “최근 실시한 스테드패스트 디펜더 훈련에서 입증된 것처럼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준비태세를 잘 갖추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라면서 “이미 이뤄낸 획기적 성과를 토대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충돌 방지

미국호주협회와 시드니 대학교의 합작 기관인 미국학연구소(USSC)가 발표한 2023년 9월 보고서 ‘집단 억제와 주요 갈등 전망’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공격성 증가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정적인 세력 균형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호주와 미국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집단 억제 전략을 채택하였으며, 여기에서 호주는 미국의 전방 군사 주둔 강화하는 데 더 큰 지역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미국학연구소는 “지난 몇 년간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팽창과 인도태평양 질서를 자의적으로 재편하려는 강압적인 시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호주 동맹은 전례 없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라면서 “중국의 공세를 억제하기 위한 개별 국가 차원의 노력 및 집단적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호주와 미국 모두가 추구하는 전략 정책의 핵심 원칙이 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양국은 방위에 대한 전략적 접근 방식을 변경했다. 미국의 2022 국방전략서의 경우 동맹국과 파트너국을 ‘무게 중심’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2022 미국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는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비핵 역량을 활용해 핵 억지를 뒷받침하자는 맥락에서 호주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있다고 미국학연구소는 설명한다. 호주는 집단 안보를 자국 역내 방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2024년 호주국방전략을 통해 거부에 의한 억지에 더 주력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인도태평양의 다른 지역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확장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비전을 수호하고자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양자 파트너십에 적극 참여하고 이를 현대화하는 추세다.

2024년 3월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서 11일간 진행된 프리덤 실드 훈련 중 강신철(가운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F-16 파이팅 팰컨(Fighting Falcon)을 점검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데이비스(ELIZABETH DAVIS) 상병/미국 공군

호주와 일본의 지도자들은 공통된 전략적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은 이미 10여 년 전에 호주 방위군(ADF)과 일본 자위대 간의 협력 협정을 맺은 바 있다. 2023년 8월에는 양국의 상호접근협정이 발효되었다. 이 협정을 계기로 호주 방위군은 주일 미군과 함께 일본에 주둔하고 일본 자위대는 주호주 미군과 함께 호주에 주둔할 수 있게 됨으로써 3국 협력과 상호운영성이 더욱 증진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24년 초에는 호주와 일본이 해저 통신 및 상호운용성 분야의 전략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해저전 연구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호주 방위군은 뉴스 보도를 통해 “급변하는 전략 환경 속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라며 이 협력은 “호주와 일본이 공유하는 국방 과학 및 기술 관계가 점점 더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국은 협력을 통해 혼자 힘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과학 및 기술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학연구소 보고서 역시 한국, 일본 간 협력 뿐만 아니라 한국, 인도, 일본 간에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등 전략적 억제 달성을 목표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결성한 주요 국방 파트너국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한편 오커스(AUKUS) 파트너십 회원국인 호주, 영국, 미국은 일본과의 협력을 고려 중이다.

미국학연구소보고서에 따르면 “이 모든 구상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역내 질서를 재편하려드는 적국에 맞서 더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억제력을 발휘하며, 필요한 경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주요 관심사로 중국의 핵무기 증강과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미국학연구소는 “두 경우 모두 투명성이 부재한 상태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과 북한이 무기고를 확장하고 전력을 다각화하여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핵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많은 미국인과 호주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이 나토 국가들을 대상으로 노골적인 핵 위협 카드를 꺼낸 것을 보고 (중국 주석인) 시진핑(Xi Jinping)과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Kim Jong Un)이 잘못된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즉, 핵무력 과시가 서방의 직접적인 개입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었으며 자신들도 이 전략을 똑같이 활용해 인도태평양에서 자국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라고 설명했다.

2023년 4월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에서 당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한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더욱 강력한 상호 방위 관계”를 약속하고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연합 방위 태세에 대한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완화하고자 했다.

선언문에서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및 이점을 인식한다.”라면서 “미국은 미국 핵태세보고서의 선언적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모든 가능한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한국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며, 한미동맹은 이러한 협의를 촉진하기 위한 견실한 통신 인프라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또한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계획을 논의하며, 핵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핵협의그룹을 출범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국제적 위상을 가진 국가로 성장했으며, 한미동맹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글로벌 평화와 안정에 핵심축이 됐다.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 동맹이다.”라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회복력이 강하고 영원히 변치않을 것이라고 말한 윤 대통령은 “한미가 긴밀히 협력한다면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유와 안보 수호

나토 임무의 핵심은 억제와 방어로서 이를 위해서는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역량을 바탕으로 우주 및 사이버 방어 역량까지 갖춘 확고한 전투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나토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수십년 만에 유로-대서양 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떠오르며 지역의 평화를 깨뜨리고 있으며, 나토가 강력한 군사 태세를 갖춰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나토는 성명을 통해 “나토는 현재 냉전 종식 이후 가장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이며, 테러는 여전히 글로벌 안보 과제이자 안정을 뒤흔드는 대표적인 위협 요소다. 동시에 중국이 공표한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나토의 이익과 안보,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의 증가, 더 정교해지고 파급력이 강해진 사이버 및 하이브리드 위협, 가상 적국의 전략에서 점차 비중이 커지고 있는 핵무기, 급격한 기술 변화 등은 나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나토의 창립 목표는 소련이 동유럽과 유럽 대륙의 다른 지역으로 지배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나토 조약의 핵심인 제5조는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받을 경우, 회원국 전체가 상호 방위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억제는 여전히 나토의 주요 목표로서 나토는 분쟁과 전쟁을 방지하고, 동맹국을 보호하며, 결정과 행동의 자유를 유지하고, 개인의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와 같은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유와 안보를 수호하는 나토의 힘과 역량 증대에 대한 또 다른 증거는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2월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나토 사무총장은 2024년 유럽 나토 동맹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총 531조 원(3800억 미국 달러)에 달하며 처음으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에 도달했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는 실제로 진전을 이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크지만 나토와 같은 동맹들은 공약을 성실히 이행 중이다. 2024년 4월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식에서 바우어 의장은 동맹군의 “신성한 서약”이 수호하는 것은 “물리적 안전 그 이상의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공동으로 수호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전역에서 제복을 입은 350만 명의 남녀 군인이 침략에 맞서 방패를 들고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적의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한다. 권위주의 정권이 필사적으로 강한 척을 하고 잔인한 폭정이 민족과 국가의 주권을 빼앗으려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 방패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댓글 입력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 기사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