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딥 싱(Mandeep Singh)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지역에서의 충돌은 어느정도 진정되었으나, 여전히 긴장이 지속되면서 인도는 사실상 두 나라의 경계인 실질통제선(Line of Actual Control, LAC)을 따라 방어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12월, 군사 철수 및 순찰 배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10월 이후 4년 이상 지속된 대치 상태 끝에 국경 분쟁에 대한 외교적 논의가 재개되었다. 그러나 분석가들에 따르면, 거의 3,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실질통제선을 따라 발생하는 소란이 군사적 충돌을 넘어서며, 중국은 자국의 영유권 주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점점 더 비전통적인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동영상 제공: ANI/로이터
현재의 영토 지위를 점진적으로 변경하려는 “살라미 슬라이싱(salami slicing)” 전략에서부터 인프라 확장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는 인도가 직면한 장기적인 도전을 심화시켰다. 한편, 중국은 자국이 통제하는 티베트에서 특수전 수행이 가능한 민병대를 구성하기 위해 청년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 이중 용도 시설을 건설하는 등 중국의 접근 방식의 본질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분석가들은 전반적으로 대화와 의도적 행위라는 중국의 이중적인 전략이 취약 지역에 대한 인도의 결의를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뉴델리에 소재한 국제평화연구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Peace Studies)의 프라티크 조시(Prateek Joshi) 연구원은 “실질경계선을 따라 여러 곳에서, 특히 인도의 산악 지역인 라다크의 실질경계선 서부 구역인 뎁상 및 뎀초크 지역에서 철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순찰 협정이 체결된 이후 중국 군대도 해당 지역에서 철수했다. 2020년 중반 라다크 지역의 갈완 계곡에서 양국 간 치명적인 충돌이 발생한 이후, 실질경계선 문제에 대한 특별대표대화(Special Representatives Dialogue)가 2024년 12월 중순에 처음으로 재개되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국경 간 무역 및 물 공유 등의 문제도 다뤄졌다.
최근 실질경계선에 대해 연구한 조시 연구원은 “이와 같은 상황 전개는 환영할 만하지만, 양국은 국경 분쟁에 대한 해결보다는 국경 관리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이 보인 두 가지 조치는 잠재적인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티베트의 얄룽창포강에 세계 최대 수력발전 댐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해당 수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인도에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인도에서는 이 강을 브라마푸트라강이라 부른다. 전문가들은 이 대규모 댐이 인도네시아 및 방글라데시의 강 하류 지역 사회와 취약한 지형 지역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가뭄 시 중국이 인도로의 수류를 제한하거나 과도하게 물을 방류해 홍수를 일으키는 등 강을 무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2025년 1월 초 인도의 더 힌두(The Hindu)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인도는 중국이 호탄 현에 두 개의 행정구역을 신설한 것에 대해 ‘엄숙한 항의’를 제기했다. 두 구역 중 한 곳은 영유권 분쟁 중인 악사이 친 지역까지 확장되어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오랜 기간 분쟁 지역이었던 해당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실질경계선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진행 상황들은 건설적인 대화 이후 중국으로부터 공격적인 행보가 뒤따르는 표준적 정책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조시 연구원은 말했다.
또한 그는 수년 동안 중국이 실질경계선 인근 민감 지역 내에 군민 양용의 마을들을 건설해 왔으며, 해당 마을 주민 중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군인과 예비군이 포함되어 있는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이와 같은 활동들이 실질경계선 동부 지역에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국경의 중심부 근처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최근 위성 이미지를 살펴보면, 중국은 라다크와 티베트에 걸쳐 있는 분쟁 지역인 판공 호수 인근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살라미 슬라이싱 전술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중국은 처음으로 이 지역에 군대를 배치했다.
조시 연구원은 중국이 고고도 전투 및 감시에 특화된 티베트 민병대 또한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대응해 인도는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며 국경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조치로는 도로, 교량 및 착륙장 건설 가속화, 특수국경군(Special Frontier Force) 및 가루드 특공대(Garud Commando Force) 등의 엘리트 군부대 파견, 국경 지역 사회 지원을 위한 개발 이니셔티브가 포함된다.
또한 인도는 중국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급습을 탐지하기 위해 감시 역량을 강화했다. 조시 연구원은 “중국은 대화와 인프라 확장 및 행정적 조치와 같은 공격적 행위를 병행하는 이중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실질경계선을 따라 인도가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맨딥 싱은 인도 뉴델리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