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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군, 시뮬레이션 기술 도입으로 준비태세 강화

煎餌辦煎 寰薨煎 煎萄葬‘鍔(Rosauro Angelo Rodriguez)

필리핀의 국가 안보는 이론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7,461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열도 국가 필리핀은 지난 수십 년 간 안팎으로 안보 위협에 직면해 왔다. 내부적으로는 공산주의자 및 근본주의자들의 폭동과 테러에 시달려왔으며,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그림자가 점점 더 짙게 드리워지면서 해안 경비대의 괴롭힘, 침입, 공격이 늘어나고, 국제 범죄, 사이버 위협 및 기타 중대한 우려 사항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위험 요소들의 범위나 강도를 고려해, 필리핀 군은 전쟁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적이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래도록 인지해왔다. 증대되는 안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리핀 군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력 훈련 및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하기 시작했다.

준비태세 강화

오늘날, 전문적인 군사 시뮬레이션은 놀라울 정도로 실제적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적응형 시나리오는 군사 인력을 다양한 환경에 노출시켜 다양한 작전 과제에 대한 준비태세를 강화해준다. 웨어러블 기술이나 인간 행동 모델링이 훈련 시나리오의 현실성을 높여준다. 포괄적인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다양한 기술을 하나의 생태계로 결합시켜 전세계 인력들이 함께 다영역 훈련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시뮬레이션은 광범위한 훈련과 전투태세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설계된다. 필리핀군 특수부대 소속인 주니 제이 부시노스(Jooney Jay Businos) 대령에 따르면, 시뮬레이션 기술 덕분에 필리핀 군은 실제 훈련이 가질 수밖에 없는 리스크에 군인들을 노출시키지 않고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군사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리 훈련관들은 구체적인 훈련 목표 달성을 위해 시나리오를 맞춤 설정할 수 있고, 군인들은 중요한 임무를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대응 방법을 실행해 볼 수 있다. 또한 훈련생들은 필수 기술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강화할 수 있다.”라고 부시노스는 덧붙였다.

그밖에도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인력들이 실수를 인지하고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 학습 속도를 높이고, 준비태세와 지속적인 기술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군부대와 지부 간의 작전 조정과 개인 및 소규모 부대를 위한 전술 훈련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 시뮬레이션은 지휘관이 계획 및 의사 결정 과정을 개선하고, 효과적인 전략과 전투 계획을 개발하며, 실시간으로 작전을 관리하면서 리더십 기술을 연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부시노스 대령은 “군사 시뮬레이션은 실제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어 군인이 실제 전투의 복잡성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특정 훈련 목표를 다룰 수 있도록 맞춤 설정이 가능해 군인들이 광범위한 도전 과제에 노출되도록 보장해주며, 실제 작전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유연성 및 준비태세를 길러준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은 최근 수십 년 동안 필리핀이 겪어온 반란과 같은 상황을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자연 재해 같은 국내적 위협과 관련된 과제를 해결해줄 수도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군민 간의 상호작용도 모델링 해볼 수 있어 협력 및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투 중 의료 도움 제공, 인력, 시설 및 기타 자원의 배치 최적화, 대피와 같은 시나리오에도 군이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2024년 4월 필리핀에서 실시된 발리카탄(Balikatan) 훈련 중, 필리핀 공군 인력과 미국 군인들이 SPYDER 방공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트레버 와일드(Trevor Wild) 소령/미국 육군

생명과 돈 아끼기

시뮬레이션은 안전하면서도 통제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 덕분에 훈련 사고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훈련생들이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리적 및 감정적 영향을 관리해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COVID-19 팬데믹 동안 여행 및 기타 제한으로 인해 실제 훈련과 연습이 연기되면서, 군사적 준비 상태를 유지하는 데 모의 훈련의 이점이 부각되었다.

시뮬레이션은 기존의 광범위한 수송 지원 및 운송, 연료 및 인프라 비용이 소요되는 준비태세 훈련 및 기타 훈련의 비용을 감소시켜준다. 한 미국 육군 연구에 따르면 AH-64 아파치 헬리콥터 훈련에 고성능 비행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면, 숙련도를 떨어뜨리지 않고도 시간당 약 537만원(4,000 미국 달러)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시뮬레이션은 장비나 시설의 마모도 최소화해주어 유지 비용을 감소시키고 무기 및 기타 자산의 생명도 연장시켜준다.

시뮬레이션으로 현실감 높이기

필리핀 군은 시뮬레이션 훈련 분야에서 이니셔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의 오랜 동맹인 미국은 해당 분야의 세계적 선두주자다.

필리핀 공군은 2022년, 마닐라에서 북동쪽으로 약 85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사 공군 기지(Basa Air Base)에 최초의 미사일 시뮬레이터를 가동하여 지대공 파이썬 및 더비(SPYDER) 이동식 미사일 시스템 사용을 위한 인력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시뮬레이터는 탐지, 지휘 및 통제, 미사일 발사 역량 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 SPYDER 시스템은 공격 항공기, 폭격기, 헬리콥터, 순항 미사일 및 기타 스탠드오프 무기와 같은 위협에 대응하여 방어한다. 스탠드오프 무기란 공격자가 반격을 피할 수 있는, 원거리에서 발사되는 무기를 일컫는다. 시뮬레이션 기술은 필리핀 공군의 블랙 호크(Black Hawk) 헬리콥터 함대 조종사 훈련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2019년부터 지금까지 50여대가 주문되었다. 조종사들은 브루나이의 항공우주 회사 CAC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훈련을 받는다.

2022년에는 필리핀군 장갑차 운전자들이 105mm 총을 사용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뮬레이터를 공수했다. 또한 싱가포르에 있는 방위 산업체 울프베리 아시아(Wolfberry Asia)와 인도네시아 기업 PT 인도서트(PT Indocertes)로부터 사브라(Sabrah) ASCOD 경전차 및 판두르 II(Pandur II) 장갑차를 인수했다. 필리핀군은 필리핀 국방대학교(National Defense College)에서 진행되는 워크샵과 동맹국과 함께 진행하는 지역 훈련에서도 군사 시뮬레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1941년 10월 필리핀에서, 더글라스 맥아더 미국 육군 장군이 모자를 쓰고 나무 옆에 서서 워게임 심판들이 점수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AP 통신

필리핀 해군 부사령관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Roy Vincent Trinidad) 제독에 따르면, 지역 또는 국제적 파트너가 조직한 훈련 및 연습에 참여하는 것은 필리핀 군의 시뮬레이션 기술 사용 발전과 참여국 군대 간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변화하게 될 양자 협정 및 안보 지원 프로그램에는 훈련 및 시뮬레이션 기술 지원과 같이 필리핀의 방위 역량 강화를 위한 조항이 포함될 수 있다.

트리니다드 제독은 필리핀과 미국이 필리핀 군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될 군사 시뮬레이션 향상 프로젝트를 통해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필리핀 군의 임무 기획 및 훈련을 강화해 줄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장비 및 전문성과 같은 기술 이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트리니다드는 필리핀 해군이 시뮬레이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필리핀과 그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필리핀해(남중국해)를 둘러싼 문제에 있어서 우리 지역 파트너 및 동맹국의 군대와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협력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 이런 협력은 상호 학습을 조장하고 보다 현실적인 통합 훈련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전투 시뮬레이션의 깊은 전통

필리핀군의 일원들은 오래전부터 혹독한 훈련의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19세기 초반 프로이센 군대 장교 게오르그 폰 라이스비츠(Georg von Reisswitz)가 최초의 워 게임을 창시했고, 이후 필리핀은 물론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군사 훈련 분야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그가 만든 크리그슈필(Kriegsspiel)은 제1차세계대전을 통해 대부분의 전투 시뮬레이션에 대해 글로벌한 기준이 되었다.

1935년,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미국 육군 장군이 필리핀의 첫 군사 고문으로 임명되었다. 그의 리더십 하에 필리핀 군은 미국의 훈련 방식과 준비태세 정신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그보다 2년 앞선 시점에 맥아더 장군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훈련을 받지 않은 인력을 고용하는 데에 대한 처벌이 군대만큼 끔찍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직업은 없다.”

1950년대에는 미국의 사업가 찰스 로버츠(Charles Roberts)가 최초의 전투 보드 게임인 택틱스(Tactics)를 만들었는데, 무엇보다 군대 이동 및 전투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정량화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후에는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이 부상하면서, 특히 리서치 애널리시스 코퍼레이션(Research Analysis Corp.)가 개발한 시어터스피엘(Theaterspiel), 마이크로프로즈(MicroProse)가 개발한 건쉽(Gunship),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사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 등이 군사 훈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20세기 무렵에는 군사 시뮬레이터에 가상 현실과 같은 첨단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더욱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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