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중국 밖에서 보고된 첫 번째 코로나19 감염자는 2020년 1월 8일 비행기를 타고 태국에 도착한 중국인이었다. 이에 앞서 며칠 전, 중국에서 비정형 폐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온 후 태국 보건 당국은 이미 입국 승객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실시하던 중이었다. 이 중국인 승객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SARS-CoV-2), 또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불리게 될 신종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이후 몇 주 동안 태국 보건 당국은 중국에서 온 여행자 중 1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였음을 확인했다. 이것이 바로 팬데믹의 시작이었다.
태국의 코로나19 탐지는 생물안보 및 질병감시 분야를 주도하는 태국의 역내 입지를 입증할 뿐 아니라, 2014년부터 미국 국방부의 협력적 위협감소(CTR)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쌓아온 파트너십을 잘 보여준다. 지난 10년간 태국은 공중보건부 산하 기관에서 협력적 위협감소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전자감염병 감시시스템(Electronic Infectious Disease Surveillance System)과 같은 질병 탐지 및 보고 기능을 실험실 시스템에 도입했다. 이와 같이 미국 국방위협감소국(DTRA)과 같은 기관들이 주관하는 국제비확산프로그램은 협력적 위협감소 구상의 핵심으로, 파트너국이 생물학적 위협(인위적 발생 또는 자연 발생)을 발원지에서 식별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로나19의 맹공격은 생물학적 위협의 심각성과 위협에 대한 탐지 및 대처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은 30개국 이상에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에볼라, 사스(SA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질병의 발생 시에도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생물학적 위협 감소 역량은 인도태평양 지역이 대량살상무기(WMD)의 위협에 대비하고 방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대량살상무기의 현주소
미국의 ‘2023 대량살상무기 대응 전략’은 지난 10년간 인도태평양 지역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양상이 크게 바뀌었음을 강조하며, 관련 위협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은 2030년까지 1,000여 개의 핵탄두를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핵무기 비축량을 크게 늘리고 있어 중국의 ‘핵무기 선제 사용 금지(no first use)’ 정책에 대한 모호함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2023 전략’에 따르면 중국은 또한 군사 분쟁에 사용될 수 있는 의약품 기반 제제 및 독소에 대한 이중용도 화학·생물학 연구를 추진하기도 했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군사용 생화학 무기 역량을 보유 중이다. 분석가들은 북한의 화학전 무기 비축량이 신경작용제, 수포작용제, 혈액작용제, 질식작용제 등을 포함해 총 수천 톤에 달할 것으로 평가한다. 미국 전략은 중국과 북한 정권의 이러한 무기 조달과 확산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질과 부품이 역내와 전 세계로 이동한다고 지적한다. 대량살상무기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억제하고, 연합군과 파트너군을 통해 화학·생물·방사능·핵(CBRN) 사고를 탐지 및 대응하며, 추가 위협의 출현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결의했다. 미국 국방위협감소국은 이러한 노력의 핵심 축이다.
이 기관은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을 완화하고, 생물무기금지협약(BWC)·화학무기금지협약(CWC)·핵확산금지조약(NPT)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목표로 하는 모든 조약과 협약을 준수하고 강력히 지지한다. 국방위협감소국은 인도태평양 역내 18개국을 포함해 65여 개 국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각 파트너국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필리핀
2023년 오랜 동맹국인 필리핀과 미국의 방위협력확대협정이 확대되는 등 양국의 방위 관계가 점점 긴밀해지는 가운데, 국방위협감소국은 필리핀이 생화학무기 대응태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필리핀 안보 전문가들에게 해양 위협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 대처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했다. 2024년 2월 국방위협감소국은 마닐라에 위치한 국립가상훈련센터(NVTC)를 필리핀 정부에 양도하며 10년 가까이 대량살상무기 및 신종 위협 대응을 위해 힘써 온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이 센터는 보건 당국자와 응급 구조대원들이 가상현실 시뮬레이션과 실전연습을 통해 생화학 위협을 탐지하고 예방하는 훈련을 받는 곳이다.
필리핀 국가정보조정국 국장인 리카르도 데 레온(Ricardo De Leon) 대장은 성명에서”국립가상훈련센터를 통해 필리핀은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고, 공공 안전 실무자들에게 국제 기준에 맞는 교육을 계속해서 제공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전한 국가, 화학·생물·방사능·핵 위협에 강한 회복력을 갖춘 국가, 대량살상무기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밖에도 국방위협감소국은 필리핀의 국가해안감시센터와 국가해안감시시스템에 다년간 투자하여 정부 당국이 기관 간 공조를 증진하고 필리핀 영해와 주변 수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필리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위배되는 불법 물질을 운송하는 선박을 성공적으로 추적하고 차단하는 등, 혼잡한 해상 지역에서 뛰어난 대량살상무기 탐지·억제 역량을 보여준 탁월한 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필리핀의 성공은 역내 확산방지 구상의 한 예에 불과하다. 국방위협감소국은 미국 연방수사국, 국토안보부, 국무부와 같은 기관들과 손을 잡고 무기확산 네트워크 및 관련 글로벌 대량살상무기의 밀매, 전달 체계, 관련 물질 등을 탐지·교란·해체하는 노력을 주도한다. 그중 핵심 프로그램인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에는 인도태평양의 주요 국가를 포함한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과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해당 구상의 목표다. 이와 비슷하게는1955년부터 시작된 국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프로그램(International Counterproliferation Program)이 있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책, 훈련 및 장비에 관한 기관 간 협력을 촉진해 파트너국이 무기확산 네트워크를 사전에 막고 해체하는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오고 있다.
2023년 국방위협감소국은 세관, 법 집행기관, 군 전문가들과 팀을 이루어 인도태평양 12개국에서 27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임무를 진행했다. 전략적 핵심 항로가 교차하는 지역인 인도태평양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확산방지 훈련과 교류는 안보를 강화하고, 대량살상무기의 조사·차단·기소를 위한 협력과 상호 지원을 증진시킨다.
훈련과 장비
동맹국 및 파트너국 간의 상호운용성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의 큰 축으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복원력을 구축하고, 준비태세를 강화하며,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탐지 및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국방위협감소국은 파트너국이 해당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 일환으로 국방위협감소국은 화학·생물·방사능·핵 정찰 도구, 오염제거 기술, 개인보호장비 등을 제공하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역량을 갖춘 동맹국과 파트너국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태국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최근 화학·생물·방사능·핵 탐지 장비 200여 대를 추가로 확보하고, 재해예방완화부서와 태국군 재난대응훈련센터, 태국 육군·
공군·해군, 경찰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 필리핀의 경우 화학·생물·방사능·핵 정찰 지원 및 효과적인 대량 오염제거 역량 확보를 목표로 하며, 국방위협감소국이 지난 5년간 93억 원(7백만 미국 달러)을 투자했다. 그 외에도 필리핀 소방청, 특수대응부대가 국가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화학·생물·방사능·핵 방호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지원했다. 파트너국 간의 상호운용성은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한다.
변함없는 약속
1998년부터 국방위협감소국은 글로벌 파트너국 네트워크와의 협력 하에 대량살상무기 위협 및 관련 물질과 기술, 전문 지식, 전달 체계, 인프라 등을 축소하고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매년 대량살상무기 대응 및 화학·생물·방사능·핵 방어 구상에 할당되는 수백만 달러의 금액으로만 측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글로벌 역량과 준비태세의 가시적인 발전을 비롯해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함께 대처하는 유사입장국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작전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대량살상무기라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걱정거리가 떠오고 있는 가운데 분쟁과 테러 사건에서 생물·화학·핵무기 사용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역량을 구축하는 데 미국이 가장 확실한 파트너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