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호주가 다국적 경찰부대를 창설해 블루 퍼시픽 국가의 안보를 제공하면서 역내 세력 확장을 꾀하는 중국의 공세를 견제할 계획이다. 중국은 현재 역내 법집행기관에 자국 경찰을 파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주가 지원하는 약 3,600억 원(2억 7,100만 미국 달러) 규모의 태평양 치안 이니셔티브(Pacific Policing Initiative)는 브리즈번에 새 훈련 시설을 신설하고, 태평양 전역에 최대 4개의 지역전문훈련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외에 장교들로 구성된 태평양경찰지원그룹(Pacific Police Support Group)을 결성해 자연재해나 기타 비상사태 및 주요 사건 발생 시블루 퍼시픽 국가로 파견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는 “역내 전체의 안보를 위해 함께 협력할 때 우리는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우리를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본 구상이 성공하고 역내 국가들의 열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호주는 장기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은 2022년 중국과 치안 및 안보 협정을 체결한 솔로몬 제도를 비롯하여 만장일치로 이 구상을 지지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2024년 8월 말 통가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에서 “지구상에서 치안 유지가 가장 부실한 지역이 바로 태평양 전역이다”라고 지적하며 파푸아뉴기니가 지역훈련센터중 하나를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아오시 소발레니(Siaosi Sovaleni) 통가 총리는 심각성이 점점 더해가는 범죄에 대처하려면 “태평양이 소유하고 주도하는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루 퍼시픽 국가들은 수백만 평방 킬로미터의 바다를 포함한 역내에서 마약 밀매, 불법 어업, 경제 범죄 등의 문제를 직면할 때가 많다.
시티베니 라부카(Sitiveni Rabuka) 피지 총리는 “우리가 마주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역내 문제다…따라서 우리는 치안 구상을자체적으로 추진할 책임이 있다”면서 “해당 구상이 우리 지역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역사적으로 이 지역의 치안 유지를 위해 지원을 계속해 왔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2024년 2월 제복을입은 중국 경찰이 키리바시에 상주하며 지역사회 치안 및 범죄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키리바시 당국에의해 확인되면서 역내 경찰부대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이에 앞서 솔로몬제도와 중국이 3개년 비밀 안보협력 협정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후 파푸아뉴기니는 중국의 비슷한 협정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 국무부는 키리바시와 중국의 협력 사실이 밝혀진 후 “우리는 중국에서 안보군을 들여오는 것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과 국제적으로 긴장을 조성할 위험이 있다”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치안 협정이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일종의 전략으로서 특히 경제 시장과 잠재적 군사 기지에접근해 해당 국가의 주권을 위태롭게 만드는 게 그들의 속셈이라고 주장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와 워싱턴 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피터 코널리(Peter Connolly) 겸임 연구원은 미국 소재의싱크 탱크 아시아정책연구소에 기고한 2024년 5월자 논평에서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 특히 군대가 없는 국가에서 자국의 안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경찰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국가의 중국 경찰 고문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실행하는 역할”이며, … “경찰을 상주시키는 것이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현지 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해당 국가에 대한 영향력과 접근성을 더 크게 확대할 방법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더욱이 중국의 치안 지원 확대는 사회 불안정을 악화시키거나 주권을 중국에 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