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싱가포르, 방위 협력 협정을 통한 관계 심화
사라 챈(Sarah Chan)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최근 남중국해 내 안보 문제로 인해 양국 파트너십이 더욱 중대해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방위 협력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해당 협정은 양자 방위 협력에 기반한 것으로 군사 교육, 테러방지, 인도적 지원 및 재해 구호와 같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주재 필리핀 대사관은 군사 협력 강화를 통해 “역내 안정 및 안보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갈수록 강해지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중국해 상황 등 동남아시아의 복잡한 안보 환경을 탐색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해당 조약을 체결함과 더불어, 질베르토 테오도로(Gilberto Teodoro) 필리핀 국방장관과 응엥헨(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국방장관 포럼과 같은 역내 프레임워크에서 진행 중인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해당 국방장관 포럼은 특히 공동 안보 위협과 관련한 협력과 대화를 촉진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이번 조약이 “필리핀과 싱가포르의 국방 관계를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과 타르만 샨무가라트남(Tharman Shanmugaratnam) 싱가포르 대통령이 마닐라에서 만나 양국 수교 55주년을 기념했다.
해양 안보, 테러 방지, 재난 대응과 같은 사안에 대한 우려로 인해 양국 협력이 더욱 가속화되었다. 세계 무역로인 남중국해는 여전히 분쟁이 진행 중이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으로 무효하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의 지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해안경비대와 해양 민병대 선박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세컨드 토마스 사주 주둔 군에 보급품을 전달하려는 선박을 포함한 필리핀의 민간 및 군 선박을 괴롭히고 막아서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남중국해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에서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또한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테러방지 첩보 공유 및 합동 작전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수십 년 간 필리핀은 남부 지역에서 반군과 싸우고 있으며, 2017년 마라위(Marawi) 시를 점령했던 이슬람국가(IS) 그룹과 관련된 무장세력을 굴복시킨 바 있다. 필리핀 국방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필리핀 군의 테러방지 작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해당 작전에서는 무슬림 민다나오(Muslim Mindanao) 내 방사모로 자치구(Bangsamoro Autonomous Region)와 같은 지역의 재건도 지원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자연 재해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지역 중 하나로 준비태세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협정을 통해 양국은 운영 호환성 강화를 위한 공동의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호 훈련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나투나 해(Natuna Sea)에서 진행된 2023년 아세안 연대 훈련(ASEAN Solidarity Exercise)에 참가했다. 해당 훈련은 재난 구호 및 해상 안보에 있어 상호운용성과 공동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한 싱가포르는 2024년 4월과 5월 필리핀에서 진행된 다자간 훈련 발리카탄(Balikatan)에 참관국으로 참가해 역내 안보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필리핀과 미국이 주도하는 해당 훈련에서는 섬 방위와 사이버 전 작전이 실시되었으며, 점점 더 증대되는 역내 안보 과제의 복잡성이 잘 드러났다.
사라 챈은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