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캐터슨(Jessica Caterson)
인구 22,000명의 태평양 국가 팔라우가 2024년 11월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는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하려는 시도와 선거 결과를 흔들기 위해 정보를 조작하는 전략을 빈번히 구사하고 있는 중국의 방해 가운데 치러질 것이다.
팔라우는 대만, 미국과 함께 선거 1년 전부터 언론인과 기타 국민들이 조작된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은 전 세계 미디어가 “중국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도록” 글로벌 정보 환경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간행물인 디펜스 원의 2023년 10월 논평에 따르면 정치 선전, 정보 조작, 검열은 중국의 인지전 도구 중 하나이다. 2023년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는 중국이 국영 미디어, 외교관, 현지 언론 매체 내 영향력을 통해 내러티브를 확산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태평양의 다른 지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중국의 시도에서 중국이 팔라우에서 펼칠 가능성이 있는 전술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2024년 1월 대만의 대선을 앞두고 현지 대리인, 언론 매체, 소셜 미디어 계정, 인공 지능을 사용하여 정치 선전을 추진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무력으로 병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2024년 6월 발표한 논평에 따르면 중국 국영 미디어는 이전에도 정보 조작 캠페인을 지원하거나 주도한 적이 있지만 대만 선거 기간에는 “직접 정치 선전을 주도하기보다 중국의 정치 선전 내러티브에 부합하는 현지 오피니언 리더들의 내러티브를 증폭시켰다.”
필리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직접적인 미디어 개입과 정보 조작 캠페인의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인 제이미스타운 재단이 2023년 5월에 발표한 분석에서 분석가들은 “중국이 필리핀의 주요 언론 매체를 장악했으며 이들은 현재 사실상 중국 노선의 (그럴듯하게 부인할 수 있는)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팔라우와 다른 섬나라들은 불법 비보고 비규제 조업과 같은 천연자원 착취에 노출될 수 있다. 국제법에 따르면 연안 국가는 200해리에 이르는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천연자원의 사용과 이해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갖고 있다. 불법 비보고 비규제(IUU) 조업은 이러한 주권적 권리를 침해하고 전 세계의 식량 안보와 경제 안정을 위협한다. 포세이돈 수자원 관리와 국제조직범죄방지세계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국적 선박은 불법 비보고 비규제 조업의 주요 가해자다.
2024년 8월 중순, 대만은 중국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이유로 팔라우를 괴롭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팔라우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위협하기 위해 팔라우 여행을 금지함으로써 “관광을 무기화”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포커스 타이완 신문에 따르면 수랑겔 휩스 주니어(Surangel Whipps Jr.) 팔라우 대통령은 “팔라우는 대만과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팔라우에 대만과의 외교 관계가 불법이며 대만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라며 “팔라우는 경제를 발전시켜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가치와 파트너십을 지켜야 하며, 우리에겐 대만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디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복원력을 강화하고 책임감 있는 저널리즘을 육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2023년 11월 대만과 미국이 설립한 글로벌 협력 및 교육 프레임워크는 팔라우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와 조작된 정보 인식에 관한 첫 번째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만 외교부은 언론인과 학자들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민관 파트너십과 국제 협력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인도 태평양 전역에서 널리 진행되고 있는 유사한 이니셔티브는 조작된 정보에 대응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시민 사회 단체의 정치 정보 추적과 대응을 장려하고, 학생들이 거짓 내러티브에 저항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포함된다.
팔라우는 인도 태평양 동맹국과 파트너들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토대로 대만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험과 전략을 연구함으로써 복원력을 강화하고 정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
제시카 캐터슨은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