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이한 일본 자위대가 ‘역사상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맞서 첨단 역량의 개발과 배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일본은 그 일환으로 미사일과 같은 기타 임박한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소형 위성 네트워크 및 정밀 장거리 무기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상이 포함된 일본의 2025 방위비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77조 원(580억 미국 달러)으로 이는 전년 대비 7%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해당 지출 패키지에는 전투기, 다목적 호위함, 전투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고속 활공 무기, 잠수함 발사 유도 미사일을 비롯해 12식 국산 함상 미사일의 장거리 버전을 위한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국방 분석 웹사이트 제인스(Janes)에 따르면 기하라 미노루(Minoru Kihara) 방위상은 2024년 8월 말 기자회견에서 “방위력 강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경계를 늦추지 않고 필요한 프로젝트를 꾸준하고 신속하게 추진해 일본의 방위력 및 억지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자회견이 열리기 며칠 전, 중국군 정찰기가 동중국해 단죠 군도 인근의 일본 영공을 침범해 일본 자위대가 전투기를 출격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중국 군함과 해안경비함의 일본 영해 침범은 빈번하게 발생했던 일로 일본은 이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2024년 8월 말 중국 해군 측량선이 구치노에라부 섬(Kuchinoerabu Island) 남서쪽의 일본 해역에 진입했다고 미국 해군연구소의 USNI 뉴스가 보도했다.
일본은 ‘2024년도 방위’ 백서를 통해 일본이 관리하는 센카쿠 열도 주변을 비롯한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중국을 일본의 ‘가장 큰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했다. 이에 더해 북한이 불법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현재 우크라이나와 명분 없는 전쟁 중인 러시아에 불법 무기를 공급하면서 역내 안보와 안정은 한층 더 악화했다.
전문가들은 자율 무기 시스템이 일본의 방위 태세에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가령 무인 항공기는 중국 인민해방군처럼 병력과 재래식 자산이 압도적으로 많은 적을 상대로도 경쟁우위에 있다.
더 재팬 타임스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무인 자산은 판도 변화를 가져올 혁신적인 ‘게임 체인저(game-changer)’로서 공중·수상·수중에서 비대칭적 우위를 점하게 해주는 동시에 인명 손실을 막아줄 것”이며 “또한 다양한 장애물을 극복하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원활한 정보·감시·정찰 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이번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 요구액은 방위비를 2027년까지 국내총생산의 2퍼센트까지 두 배 증액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미국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James Schoff) 국방 전문가는 더 재팬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이전에 발표한 방위력 증강 계획에 대한 일본의 장기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로, 이것이 일회성 제스처가 아닌, 실질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위력 강화 프로그램임을 보여준다”며 “적국이 일본 또는 일본과 가까운 우방국과의 분쟁을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방위비 지출을 증액하는 동시에 역내 파트너십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2024년 9월, 호주와 일본의 외교·국방장관은 합동 훈련 및 연락관 교환 파견 등을 통해 안보 협력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또한 정보전, 대공 및 미사일 방어를 비롯해 “일본의 스탠드오프(원거리타격) 방위능력과 호주의 장거리 타격 역량을 활용한” 방어역량에 대한 협력 역시 재확인했다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그 외에도 양국 장관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힘이나 강압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하며, “최근 중국의 군사 자산이 일본 영토에서 벌이는 활동 및 남중국해에서 점차 격화되는 중국의 위험하고 강압적인 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