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훈련: 해양 군사 협력의 유산
포럼 스태프
전술 역량 및 팀워크의 강화는 환태평양훈련의 오랜 목표다. 세계 최대 규모인 이 국제해상훈련은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의 주최로 하와이 제도 근해에서 실시된다.
올해로 29회째를 맞는 환태평양훈련은 2024년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진행되며 총 29개국에서 수상함 38척, 잠수함 3척, 지상군 14개, 항공기 170여 대, 2만 5천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다. 2024년의 주제인 ‘파트너,통합과 준비’는 격년마다 실시되는 훈련에서 강조해 온 상호운용성을 부각시킨다.
1971년 이래 참가국들은 연합훈련을 통해 전략적 성공뿐만 아니라 드물게 발생하는 실패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어 통신 프로토콜의 개선은 1996년 환태평양훈련 중 미국 제트기가 비치명적 사고로 추락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환태평양훈련은 처음에는 매년 실시되었으나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계획과 병참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자 한 미국 해군의 결정으로 1974년부터 격년제로 바뀌었다. 1971년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미국 등 5개국으로 시작한 이 훈련은 1998년에는 6개국, 2008년에는 10개국, 2018년에는 25개국으로 그 규모가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에는 해상 훈련만 진행되었다.
주목할 만한 환태평양훈련은 다음과 같다.
- 1971:첫 번째 환태평양훈련은 거의 주목 받지 못했다.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초기 훈련은 명확한 적을 상정했고 훈련 구조가 획일적이었다.
- 1986: 일본이 유도 미사일 구축함 2척, 구축함 6척, 잠수함 1척을 배치하며 환태평양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 2008: 호주, 캐나다, 대한민국, 미국의 군대가 공중 및 우주 기동에 대한 지휘와 통제를 감독했다. 이반 블론딘(Yvan Blondin) 당시 캐나다 공군 준장은 “국제 환경에서 일을 시작할 때 신뢰가 처음부터 바로 쌓이지는 않는다”면서 “연습을 통해 신뢰를 미리 쌓아두면 그렇게 만든 인맥과 타국에 대한 이해 덕분에 실전이 훨씬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 2012: 처음으로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 훈련이 포함되었으며 공동 대응에 초점이 맞춰졌다.
- 2014: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4척의 함정과 함께 훈련에 참가했다. 이때 훈련 지역 밖에서 동태를 감시하는 초대받지 않은 간첩선 1척 역시 동원되었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계속되는 남중국해 군사화를 이유로 2018년 중국 초청을 취소했다.
- 2016: 다국적군을 비롯해 재래식 군대와 특수 작전 부대가 모두 투입된 재난 구호 훈련이 실시되었다.
- 2018: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가 환태평양 훈련에 함정을 파견해 자국 군의 훈련 참여를 확대했다. 이스라엘, 스리랑카, 베트남이 처음으로 정식 참가했다.
- 2024: 길어진 전술 단계 덕분에 훨씬 역동적인 상호 작용이 가능해졌고,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 훈련이 확대되었다.
퇴역 미국 해군 제독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James Stavridis)는 환태평양훈련이 “전 세계 해군 장교들에게는 해군력을 다투는 올림픽 게임이나 다름 없다”면서 무엇보다도 이 훈련이 “광활한 태평양의 가장 막강한 군들이 훈련, 전술 및 기술을 서로 기꺼이 공유할 것임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