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와 미국, 협약을 통해 산호초 복원 및 보존 모색

로이터

미국은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하다고 알려진 바다의 산호초를 복원 및 보존하는 대가로 향후 9년 동안 인도네시아 부채 약 483억 원(3,500만 미국 달러)을 탕감할 예정이다.

산호초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으로 열 스트레스에 노출돼 백화현상이 나타나는 등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백화현상은 산호가 자기 조직 내에 서식하는 다채로운 색의 조류를 내보낼 때 발생한다. 조류가 없으면 산호는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해가며 굶주림, 질병 또는 죽음에 취약해진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U.S.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전 세계 산호초의 54% 이상이 백화현상 수준의 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자연보호활동가 니오만 수기아르토(Nyoman Sugiarto)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고향 마을 근처에 사는 산호초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노력은 2024년 대규모 산호 백화로 무화되었다. 그는 이것이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 탓이라고 설명한다.
영상 제공: 로이터

이번 인도네시아-미국 협약은 2009년 이후 양국이 체결한 네 번째 ‘자연 담보 채무(debt-for-nature)’ 스와프로서, 이를 통해 산호 삼각지대로 알려진 두 주요 지역의 보존 작업에 최소 15년간 자금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협약의 대상인 새머리 해역(The Bird’s Head Seascape)과 소순다-반다 해역(Lesser Sunda-Banda Seascape)은 그 면적이 모두 수십만 헥타르에 달하며, 전체 산호 종의 4분의 3 이상과 3천여 종의 물고기, 거북, 상어, 고래, 돌고래가 서식하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관광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는 전 세계 산호초의 18%에 해당하는 약 510만 헥타르의 산호초가 살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을 지원한 국제보존협회의 법률 고문 알렉산드르 포트노이(Alexandre Portnoi)는 “이 두 지역 모두 생물 다양성의 진원지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09년, 2011년, 2014년 미국과의 채무 스와프를 통해 총 967억 원(7천만 미국 달러)에 달하는 혜택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계약은 팜유 농장의 증가로 위기에 처한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이 아닌 산호초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협약이다.

산호초는 주로 글로벌 기후·기온의 변화와 오염이라는, 인도네시아 혼자 힘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원인에 의해 위기에 처한 것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보존하기가 훨씬 어렵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미국 열대림 및 산호초 보호법에 따라 약 359억 원(2,600만 미국 달러) 상당의 부채를 탕감받게 된다. 국제보존협회가 약 41억 원(300만 미국 달러)을 기부했으며, 채무 스와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또 다른 단체 네이처 컨서번시(The Nature Conservancy)가 약 20억 원(150만 미국 달러)을 추가로 기부할 예정이다.

부채 탕감의 대가로 인도네시아는 산호초 복원에 전념하고, 현지 비영리 단체는 보존 기금을 사용해 산호초 생태계를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보존 프로젝트 및 산호초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지속가능한 생계를 모색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이다.

포트노이 고문은 부채 부담이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제도가 자연 담보 채무 스와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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