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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례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2년 연속 베트남의 순위가 상승하면서 베트남은 이제 중국, 캄보디아, 미얀마, 북한이 포함된 아시아 최악의 인신매매국 순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24년 6월 보고서는 첨단 기술 활용을 통한 인신매매 증가 추세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사기다.
2023년 보고서는 또한 전년도에 사이버 사기와 관련된 성매매와 납치가 급증한 것을 지적한 후
베트남의 범죄 소탕 노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이제 이 보고서의 ‘2등급’ 목록에 올라 인신매매 근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에 속하게 되었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인신매매 방지법 신규 초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인신매매범에 대한 기소를 늘리는 등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과 중국은 계속해서 ‘3등급’으로 분류되었는데, 3등급에는 인신매매 근절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당 기준 충족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최하위 국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는 다만 중국이 온라인 사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제고하고 중국 국적자가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된 경우 외국 법집행 기관과 협력하는 등,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 일부 제한된 조치를 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신장지역 내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등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강제 노동 정책으로 인해 중국은 여전히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분류되었다. 이 보고서는 또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관련 프로젝트에서 강제 노동이 동원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관계자들은 또한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온라인 사기 범행에 강제로 동원되는 동남아시아의 사이버 사기 조직에 주목했다. 인신매매를 통해 사기 조직의 인력을 충당하는 경우가 만연하다고 알려진 캄보디아와 미얀마는 최악의 인신매매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보고서는 강제 사기 범죄가 만연한 캄보디아에서 ‘부패와 정부의 공모’는 사실상 당국이 인신매매 근절에 실패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신매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 세계 인신매매 근절 노력의 가장 큰 위협으로 사이버 사기 조직의 부상을 꼽으며, 현재 해당 산업의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속아서 끌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예로 온라인 구인 광고에 응한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경계가 삼엄한 버마의 고립된 건물로 끌려가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강요에 의해 로맨스 스캠을 저질러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사례를 들었다.
매년 아시아 전역에서 이러한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인신매매의 폐해가 여성과 소녀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잘못됐지만 널리 퍼진 통념’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