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쿠바의 첩보 시설 확대는 중국이 미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고 상업 통신을 감청하려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워싱턴 DC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가 2024년 7월자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번 보고는 중국이 쿠바에 수 조 원(수십억 미국 달러)를 들여 첩보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2023년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보도의 뒤를 이은 것이다. 이후 미국은 2019년 이전부터 쿠바에서 전개된 쿠바와 중국의 정보 수집 활동을 추적해왔으며, 중국의 첩보 행위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패트릭 라이더(Patrick Ryder) 소장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보고서가 발표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이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전히 확신한다…”면서
“중국의 쿠바 내 활동은 수십 년째 이어온 것으로… 중국은 쿠바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테지만 미국 역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 지역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통해 대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2024년 3월과 4월에 촬영된 위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안테나, 레이더 송신기 및 기타 장비를 통해 전자 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네 군데의 감청 시설이 최근 확장되었거나 건설 중임을 확인했다.
해당 시설들이 미국 남동부의 주요 군사 시설에 근접해 있는 것은 “미국의 군사 관행에 대해 보다 정교한 그림을 파악하고자 하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이는 것이라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밝혔다. 군사 통신이 고도로 암호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중국은 그러한 트래픽의 주파수나 발원지와 같은 정보를 찾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나사(NASA) 인근 케네디 우주 센터(Kennedy Space Cente)의 로켓 발사를 연구하는 것은 “우주 발사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우위를 따라잡으려는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일 것”이라고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분석가들은 말한다.
위성이나 우주 프로그램이 없는 쿠바에서 한 장소 내 우주 모니터링 장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주목해볼만한 부분이라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보고했다. 해당 연구소에 따르면 이러한 장비는 궤도를 돌고 있는 다른 국가의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항공우주, 전자, 생명공학 연구 및 제조와 같이 이전에 표적으로 삼았던 분야에 대한 정보 등 상업적 통신을 감청하려고 들 수도 있다.
중국의 기술 개발 전략은 사이버 공격, 간첩 활동, 전자 감시 및 기타 지적 재산 도용 수단에 의존하는 것인데, 이는 자국의 역량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은 항공, 항공 우주 및 기타 기술과 관련된 영업 비밀을 훔친 혐의로 중국 공산당 스파이를 기소해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중국의 최첨단 군용기에 사용된 기술에는 미국의 기술 뿐만 아니라 소위 중국의 ‘무제한(no-limits)’ 동맹국인 러시아에서 도용한 기술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대부분 믿고 있다. 연구자들은 중국이 아시아, 유럽, 북미 전역에 위치한 수십 개 기업으로부터 지적 재산을 훔쳤다고 비난한다.
쿠바와 중국은 첩보 기지를 둘러싼 협력 사실을 부인했으며, 중국은 언제나처럼 이와 같은 미국의 지적은 ‘중상모략’이라며 비난했다. 쿠바와 중국 두 정권 모두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보고서에서 인용했던 위성 사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