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브케(Tom Abke)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의 외무장관 엘리아스 워헨구(Elias Wohengu)에 따르면, 최근 수십 년간 파푸아뉴기니가 직면한 안보 문제는 변화해오고 있다. 워헨구 외무장관은 “안보와 파푸아뉴기니의 국익”이라는 패널 토론에서 30년 전만 해도 기후 변화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이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기후 변화가 국가 안보 위협 요소라는 것이 자명해졌다.
새로운 위협과 기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준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호주에 도움을 청했고, 또 실제로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는 뉴질랜드에도 도움을 청했으며, 실제로 도움을 받아오고 있다. 또한 우리는 미국에도 도움을 청하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워헨구 장관은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포트모르즈비(Port Moresby)에서 2023년 8월에 열린 해당 행사에서 발언했다. 이 행사는 파푸아뉴기니 대학(University of Papua New Guinea)과 호주 로위 연구소(Lowy Institute)의 공동 주최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방위 협력 및 안보 협정들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개념처럼 군사적인 측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비전통적인 안보 사안들도 포함된다.”
워헨구 장관과 다른 연사들은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국과의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파푸아뉴기니 국무총리실과 국가집행위원회의 수석 비서관인 이반 포말류(Ivan Pomaleu)의 강연도 진행되었다.
파푸아뉴기니는 총 면적이 462,840제곱킬로미터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섬나라다. 산호초, 해변, 열대우림, 산, 화산, 강이 모두 있어 지리적으로 다양성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파푸아뉴기니는 언어적 다양성도 높다. 1,200만 명의 인구가 839개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푸아뉴기니 국립연구소(National Research Institute)의 비공식 경제연구 프로그램의 리더이자 선임 연구원인 엘리자베스 코펠(Elizabeth Kopel) 박사는 “우리 중 대부분은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의 약 85%가 “시골 지역에서 살고 있다. 그들의 유일한 수입원은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것에서만 발생한다.”
국가 안보 논의는 이러한 시민의 생활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코펠 박사는 포트모르즈비 행사에서 말했다. 또한 파푸아뉴기니 국민의 생계가 깨끗한 식수, 지속 가능한 주택 공급, 합리적인 가격의 교육 가용성,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변화나 자연 재해의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워헨구 장관은 파푸아뉴기니가 직면한 안보문제들이 국민의 경제적 안녕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호주나 미국 같은 파트너들과의 안보 협정에 이러한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는 연관성에 대해 동의했다.
방위 협력 협정에서 미국의 역할
라디오 뉴질랜드(Radio New Zealand )에 따르면, 2023년 5월 파푸아뉴기니 국방부 장관 윈 바크리 다키(Win Bakri Daki)와 미국 국무장관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은 포트모르즈비에서 국방협력협정(Defense Cooperation Agreement)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파푸아뉴기니와 미국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매우 중요한” 협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호간에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국익을 보장해준다.”
미국과의 국방협력협정을 성사시킨 파푸아뉴기니 팀을 이끈 워헨구 장관은 이 협정이 국방 협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인프라 및 경제 문제까지 염두에 둔 합의였다. 군사적인 측면에만 머무르는 협정이 아니다.”
또한 워헨구 장관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으로 파푸아뉴기니가 기존에 호주, 프랑스, 미국과 같은 다른 국가들과 맺은 군사 협정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협약에 대한 필요성이 생겼다며, 국방협력협정도 그 한 예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팬데믹처럼 새로운 이슈들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안보 플랫폼과 안보 이슈 역시 변화하고 진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의 안보 조치와 협력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어업 및 기타 자원의 도난 문제, 파푸아뉴기니 해역에서 이루어지는 기타 불법 행위들이 보다 강화된 방위 협력의 필요성을 증대시켰다.
파푸아뉴기니와 미국 관리들은 2023년 5월 십라이더(shiprider) 협정에도 서명했다. 두 양자 협정 덕분에 파푸아뉴기니와 미국 군은 불법 어업, 인신 매매, 마약, 무기 밀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서로 해안경비대와 해군 함정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파푸아뉴기니 국가 어업 당국(National Fisheries Authority)에 따르면, 불법, 비보고, 비규제(IUU) 어업이 파푸아뉴기니 해양 자원의 지속가능성, 해안 지역 사회의 생계와 해양 영역 보안을 위협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의 배타경제수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자원이 풍부한 수역 중 하나로, 면적이 24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고 어족이 풍부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참치가 많이 잡힌다. 어업 부문은 국내 총생산의 약 10%를 차지하며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고용과 소득을 제공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은 점차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또 다른 안보 문제를 강조했다. 해상을 통해 밀매되는 마약이 파푸아뉴기니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보고와 파푸아뉴기니가 환적 지점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위협이 그것이다.
라디오 뉴질랜드는 마라페 총리가 “파푸아뉴기니 해역에서 불법 해운업과 마약 밀매를 포함하여 규제 및 모니터링이 되지 않는 거래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번 새로운 십라이더 협약 덕분에 이제 파푸아뉴기니의 해운 당국, 방위군 및 해군은 해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완전히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파푸아뉴기니가 [독립한] 197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헨구 장관은 이번 합의가 파푸아뉴기니의 배타경제수역을 보호함으로써 국가 주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십라이더 협약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방위군 해군 요원이 선장인 선박에는 파푸아뉴기니 깃발을 휘날리게 될 것이며 우리 법에 따라 법 집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협력협약의 범위 확대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국방협력협약은 지역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양자 및 다자 훈련과 협력을 촉진할 것이다. 또한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재해 구호가 필요한 긴급 상황에서 미국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워헨구 장관은 “이번 국방협력협약에 차별화되는 요소가 있다면, 경제 개발 및 경제 지원과 연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번 협정에 따라 커피, 채소와 같은 파푸아뉴기니의 농산물을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군 기지에 주기적으로 운송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게 미군들은 아침에 일어나 우리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호주와의 관계 확대
파푸아뉴기니와 호주도 안보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2023년 12월에 체결된 협정에 따라 광범위한 현재의 방위 협력과 계획된 방위 협력을 공식화하고, 국가의 독립과 주권 수호 및 탄력성 구축을 위해 함께 일할 예정이다. 양국 협력은 기후변화, 사이버안보, 국정의 경제적인 요소 등 비전통적인 안보 과제가 어떻게 공통의 전략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양국 국방 협력은 양국의 가까운 거리 덕분에 공유하고 있는 역사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호주의 최북단 관할 지역인 사이바이 섬(Saibai Island)은 파푸아뉴기니 본토와 4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다. 호주의 파푸아뉴기니 위임통치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시작되어 1975년 파푸아뉴기니가 주권을 확립할 때까지 60년 가까이 지속되었다.
파푸아뉴기니-호주 국방 협력 프로그램에 따라 호주 방위군(Australian Defence Force)은 파푸아뉴기니 방위군과 함께 육해공군과 민간이 참여하는 연례 올게타 시리즈(Olgeta series)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 국방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는 파푸아뉴기니 인력과 장비, 인프라에 장기 투자하고 있다.
2023년 8월 푹푹(Pukpuk) 기간 동안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방위군 부대는 영국, 뉴질랜드, 미국 및 기타 파트너 국가에서 온 군인들과 협력하여 파푸아뉴기니 방위군의 해상 작전 부대가 마누스(Manus) 섬에 운영하는 롬브룸 해군 기지(Lombrum Naval Base)에서 교실과 생활구역을 만들었다. 푹푹은 수십 년 전에 시작된 합동 훈련으로 2023년 훈련에는 마누스 섬 내 도로와 배수 시스템 수리도 포함되었다.
“푹푹 훈련은 여러 국가에서 계속 참여와 활동 범위를 늘리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푹푹은 훌륭한 훈련이다.”라고 포트모르즈비에서 호주 방위군 참모 대장을 맡은 트래비스 고든(Travis Gordon) 대령이 파푸아뉴기니의 포스트쿠리에(Post-Courier)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보수 공사를 마친 롬브룸 기지에는 호주 정부가 파푸아뉴기니에 기증한 가디언급 순찰선 함대가 정박할 예정이다.
내부 안보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
로위 연구소의 태평양 제도 프로그램(Pacific Islands Program) 연구원이자 호주-파푸아뉴기니 네트워크(Australia-PNG Network) 프로젝트 디렉터를 맡은 미하이 소라(Mihai Sora)는 파푸아뉴기니의 안보 위협은 내부에서도 비롯된다고 말했다. 소라 연구원은 전 호주 외교관이자 포트모르즈비 행사 준비 담당 인사 중 한 명이다.
행사 중 파푸아뉴기니 국가집행위원회 수석비서관 포말류는 치안 강화를 위해 시민 대비 경찰관 수를 높이고자 하는 정부 이니셔티브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목표는 향후 5~6년간 해마다 경찰관을 1,000명씩 늘려 인구당 사법 당국의 관리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호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당국은 치안 역량 강화와 법치, 질서 있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호주 경찰 파트너십(PNG-Australia Policing Partnership)과 발전을 위한 사법서비스 및 안정 프로그램(Justice Services and Stability for Development (JSS4D) Program)이 이에 해당한다.
호주 연방 경찰은 파푸아뉴기니-호주 경찰 파트너십을 통해 왕립 파푸아뉴기니 경찰 지구대(Royal Papua New Guinea Constabulary)에 자문과 멘토링, 신흥 지도자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은 특히 가정 폭력 및 성폭력, 지역사회 치안, 초국가적 범죄 분야에서 효과적이고 책임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구대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발전을 위한 사법서비스 및 안정 프로그램은 호주, 뉴질랜드, 미국이 파푸아뉴기니의 법률 및 사법 부문에 기술적 도움과 자금을 지원하는 이니셔티브다. 해당 프로그램은 사법 접근성 향상과 법치 강화, 굳 거버넌스 촉진에 중점을 둔 파푸아뉴기니의 법률 및 사법 부문 국가 전략(Law and Justice Sector National Strategy ) 2018-2025 시행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또한 분쟁 방지 및 안정성 증진을 위한 10개년 전략(Strategy to Prevent Conflict and Promote Stability)의 실행을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134억 9,500만 원(1천만 미국 달러)을 기부할 예정이며, 총 지출액은 3년간 405억 원(3천만 미국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략은 2022년 파푸아뉴기니와 미국이 지역 사회의 폭력, 특히 젠더 기반 폭력 예방과 감소,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하며 공정한 경제 성장을 지원하며 사법 시스템과 안보 인력을 향상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현재 당면 과제는 데이터 공유 및 정보 수집이 충분히 이루어져 장기적 문제에 대응할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숫자를 구축하고 적절한 장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포말류 수석비서관은 말했다. “다만 자유와 개인의 권리에 대한 헌법상 고려사항과도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기후 변화 영향 완화
기후 안보는 지역 내에서 파푸아뉴기니가 새롭게 맺고 있는 협약에 중요한 요소다. 기후 변화는 물이나 지형 등 자원에 대한 경쟁이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주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문제다. 또한 기후 변화는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 군의 주둔 및 국가적으로 중요한 안보적 의미를 갖는 기타 시설 운영 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워헨구 장관과 코펠 박사는 특히 주거와 식량 생산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기후 변화의 영향은 국가 안보에 우려를 끼치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코펠 박사는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형제 자매들의 삶의 현실은 다르다.”며 기후에 탄력적인 농작물을 도입하고 지속 가능한 쉼터 건설을 촉진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유익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로 악화된 산사태와 토양 침식은 하겐(Hagen)산 도시 근처 농업 지구인 물바이어(Mul-Baiyer)를 괴롭히며 식량 안보와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기후 대비(Climate Ready) 프로그램은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의 니키 협회(Nikki Association)와 협력하여 대나무숲 조성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국제개발처에 따르면 빠르게 자라나는 대나무는 “넓게 뿌리를 뻗는 식물로 토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하천 범람과 산사태로부터 1차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다.
재난관리 및 인도적지원센터(Center for Excellence in Disaster Management and Humanitarian Assistance, CFE-DM)가 주도하는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U.S. Indo-Pacific Command)의 기후변화영향(Climate Change Impacts) 프로그램은 동맹 및 파트너가 기후 변화와 재난의 영향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역량을 구축하여 지역 기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 선언 행동 계획(Boe Declaration Action Plan)이나 2050 푸른태평양대륙전략(2050 Strategy for the Blue Pacific Continent)과 같은 국제 및 지역 프레임워크는 기후변화영향 프로그램이 지역 협력 및 협업 발전을 위해 일하는 작업들에 지침이 되어준다. 기후변화영향은 동맹 및 파트너가 기후 변화가 역내 안보 지형에 끼치는 복잡하고 다각적인 영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기후 변화 및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의사 결정 과정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과학 기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국방협력협정에 서명하며 파푸아뉴기니가 지역 사회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자원 및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미국국제개발처를 통해 16억 8,750만 원(125만 미국 달러)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국제개발처는 재생 에너지와 기후탄력적인 물, 위생 물품 및 위생 시스템에 대한 파푸아뉴기니의 접근성을 높이고 자연 기반 솔루션을 지원하며 파푸아뉴기니의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미국 국무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