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특집 기사파트너십

집단 안보

한국과 일본, 상호 도전에 대한 파트너십 맺다

포럼 스태프

한국 기업 삼성이 일본 요코하마 인근에 2,960억원(미화 2억2천만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시설을 설립하는 계획은 인도태평양 국가들 간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들 국가는 반도체 및 기타 첨단기술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그 지도자들은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파트너십의 성장을 구상하고 있다.

2023년 6월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지는 2025년 가동 예정인 삼성 벤처가 “한국과 일본의 칩 산업 간 협력을 증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매우 상징적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연구단지의 한일 연구원들은 프로토타입 칩 설비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이 잡지는 삼성은 세계 최대 칩 제조업체이고 일본은 칩 생산 원료의 최고 생산국이라고 보도했다.

바다와 과거의 갈등으로 갈라졌던 한국과 일본은 2023년부터 다양한 문제에 적극 협력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양국의 지정학적 유사성에 주목하며 미래를 내다보겠다고 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2023년 초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서울과 도쿄에서 회동했으며, 8월에는 메릴랜드주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국 협력을 논의했다.

말레이시아 국립대학교 선임 강사이자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 전문가인 후치우핑(Hoo Chiew-Ping)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양국이 진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낙관한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한국과 일본의 재벌(가족 소유 대기업)이나 대기업은 주로 사익을 추구하지만 정부의 지원 강화로 투자와 협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업 가능성은 전기차 배터리, 이동 통신망 등 다른 기술 산업에도 존재한다. 관측통들은 경제적 성공이 회의론자들에게 파트너십의 가치를 납득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일본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 대학교 교수이자 국제관계, 안보 및 경제 분야 전문가인 사토 요이치로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칩 생산이 양국 협력의 합리적인 출발점이라면서 “2022년 윤 대통령이 선출된 후 추진력이 매우 달라졌다.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토는 안보 협력이 더 어렵다는 점에서 정보 공유가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 능력, 중국의 공격적인 해상 행위를 감시하는 등 조치를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2023년 6월 국방(National Defense)지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한일 관계에 선행하는 긴장감을 야기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5월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신문은 현재 윤 대통령은 일본을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반자’로 부르고 있고, 기시다 총리는 한국을 ‘우리가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한미일 전투기가 미국 B-52 스트래토포트리스를 호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칼라 파라(Karla Parra) 상병/미국 공군

협력 강화

협력을 강화하는 인도태평양 전역의 동맹국과 파트너국 대한민국(한국의공식 명칭)과 일본의 협력 강화와 더불어 호주, 인도, 일본, 미국의 쿼드(Quad)와 오랜 역사를 지닌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더불어 일본-필리핀-미국, 호주-프랑스-인도, 호주-인도-일본의 3국 관계도 강화되었다. 이러한 관계는 신뢰와 상호 확신 및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 회담은 인도태평양을 넘어선 협력을 강조하는 공동 성명서로 마무리되었다. 한미일 세 나라는 아세안과 블루퍼시픽 국가(Nations of the Blue Pacific)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하며 탄소 중립, 공급망 복원력, 정보 통신 기술 발전을 위한 개발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성명서는”우리의 파트너십은 자국 국민만이 아닌 인도태평양 전역을 위해 구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목적은 정치 변화와 같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미일 간 협력을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지가보도했다.

한미일이 안보 협정을 맺지는 않았지만, 성명서에서는 데이터와 정보 공유, 훈련, 허위 정보 대응 계획, 정기적인 정상 회담과 외교 및 국방 장관, 국가 안보 보좌관 회의를 명시했다. 또한, 대만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재확인하고 인도태평양 해역의 현 상태를 바꾸려는 어떠한 일방적 시도에도 반대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다.

미국은 한국, 일본과 오랜 양국 관계와 조약을 맺고 있으며 양국에 철통같은 약속을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D.C.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

조지워싱턴 대학교 정치학 및 국제학 부교수 셀레스트 애링턴(Celeste Arrington)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은 차이가 있지만 많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면서 “양국이 협력해야 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협력을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비즈니스 연결, 여행, 학생 교류, 권한이 신장된 여성들의 정치·경제 상호 작용 등 대인 교류가 국가 간 상호 작용을 제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범한 한일 파트너십의 목표는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증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따라 경제 활성을 촉진하고 안보를 강화하는 협력의 힘을 보여주는 데 있다.

유사점과 차이점2022년 7월 미국 평화연구소 동북아시아 선임 전문가 프랭크 아움(Frank Aum)은 한국과 일본은 가치와 관심사, 우려를 공유한다고 기고했다. 양국은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한국과 일본은 각각 아시아 4위와2위의 국내총생산(GNP)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다.

양국 모두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와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이 연안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호 이익이며 양자 간 성취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말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이어진 일본의 한반도 식민 통치와 독도 영유권 분쟁 등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움은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은 안보와 경제 협력을 추구하는 동시에 역사적 분쟁을 해결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두 가지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더 디플로매트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중국과 거리두기를 주저하고 있지만, 중국의 권위주의와 독단, 패권주의적 야망 증가는 한국은 물론 일본과의 무역 관계를 악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국이 세계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노력에 동참했다고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신문이 보도했다.

윤덕인 주일 한국대사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지만, 놀랍게도 많은 기업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중국 시장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중국 시장이 계속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윤 대사는 2023년 9월 타임(Time)지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등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일본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23년 1월 교도통신(Kyodo News)은 일본이 중국을 안보와 안정에 ‘가장 큰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4월 한미일 해군 함정이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GETTY IMAGES

지리적 중요성

전 일본 방위성 국제문제 담당 차관 출신의 토구치 히데시 일본 평화안보연구소(Research Institute for Peace and Security) 소장은 2023년 6월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 기고한 논평에서 “한국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위협에 따라 한일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법치에 근거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질서”의 유지는 한미일 정상들이 발표한 성명의 핵심이다. 2023년 9월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Rand Corp.)

국방 분석가 제프리 호눙(Jeffrey Hornung) 박사는 “한일 간 정치적 민감성이 여전하며 집단 방위에 대한 일본 헌법상 제약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까운 미래에 단일 동맹에서 공식적으로 병렬적인 양국 구조에 진입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평했다. 한편 양국은 성명에서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 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3국 간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헸다고 밝혔다.

한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감시하고 일본 위성은 공중 무기를 추적한다. 미국은 자체 정보를 통한 실시간 미사일 경보 데이터를 공유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2022년 12월 기시다 일본총리가 발표한 이후 5개년간 약412조원(미화 3,1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증강에 새로운 안보 및 방어 전략이 수반됨에 따라 일본의 반격 조치도 가능해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정당성 없는 공격과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징후는 일본의 큰 우려이다. 일본은 대만에 대한 공격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은 지원과 보급을 제공하겠지만 북한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사토 박사는 평했다.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윤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총리. 로이터

남북한 간에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에 서명한 지70년이 지난 지금도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8월 윤 대통령이 한국전쟁 시 북한을 상대로 창설된 유엔군 사령부가 북한의 적대행위 재개에 ‘가장 큰 억제력’을 지닌 7곳의 주일 미군 기지와 시설을 사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동맹국과 파트너국은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한 방어 훈련을 강화했다. 북한의 2차 첩보 위성 발사가 실패하자 2023년 8월 한미일은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구축함 JS하구로의 사령관 토미마츠 토미히로 대위는 “우리는 훈련을 통해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전술 능력과 공동 대응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이러한 협력 조치는 관계 회복, 신뢰 구축, 경직된 한일 관계에 대한 낙관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애링턴(Arrington)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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