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인도태평양 지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구 변화가 급격해지고 경제 성장이 가팔라짐에 따라 그에 발맞춰 전 세계 이해관계자들은 이 지역에 대한 투자와 참여를 조정하고 많은 경우 확대하고 있다. 이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자국의 지정학적·경제적 성공의 필수 요소로 꼽는 국가들이 많다.
2021년 10월 영국의 차세대 항공모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즈호에서 열린 태평양 미래 포럼 연설에서 당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존 아퀼리노(John Aquilino) 해군 대장은 “역내 대다수 국가를 하나로 결집하는 것은 평화, 안보, 안정, 번영, 바람직한 거버넌스라는 공동의 가치를 옹호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준수해야 실현될 수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열망이다”라고 말하며 “이것이 21세기 안보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태평양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곳으로 세계 경제의 3분의 2를 견인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군대 7곳이 본거지로 삼는 지역이다.
인도의 옵저버 리서치 재단은 2022년 2월 보고서에서 “20세기에 들어 인도태평양은 국가 간 경쟁과 경쟁의 중심지인 동시에 협력의 장으로 부상했다”면서 “세계 주요 강대국들은 역내외 국가의 장단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에 점차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지역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 및 각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다.
캐나다
캐나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향후 50년간 자국의 미래 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지역은 캐나다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캐나다의 상위 13개 주요 교역국 중 6개 국가인 인도, 일본, 중국, 한국, 대만, 베트남이 인도태평양에 위치한다.
캐나다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캐나다는 태평양 국가”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캐나다는 태평양을 마주하는 해안선이 25,000km에 달하는 만큼 ‘역내 국가들과 활발한 무역 관계, 깊은 인적 관계, 풍부한 문화 교류의 역사’를 자랑한다.
캐나다 이민자의 절반이 인도태평양 출신이며, 캐나다인의 거의 20%가 이 지역에 친인척이 살고 있다.
캐나다는 자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인도태평양이 부상함에 따라 “이 지역이 모든 캐나다인의 삶에 미칠 영향이 중대해질 것이므로 향후 캐나다의 행보를 견인할 포괄적이고 범사회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캐나다는 자원을 투자하고 협력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이 지역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가 캐나다 미래의 판도를 결정지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자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호주, 아세안 10개 회원국, 블루 퍼시픽 국가, 인도, 일본, 중국, 한국, 뉴질랜드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모든 캐나다인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서는 명시한다. 캐나다는 비정부기구, 비영리 단체, 민간 부문, 대학 및 전문대학, 원주민, 캐나다 근로자의 활동을 활용할 계획이다. 캐나다 인도태평양 전략은”캐나다는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이 역동적인 지역과 협력하여 캐나다가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캐나다 전략이 제시하는 목표는 총 다섯 가지다.
- 군사 주둔, 정보 및 사이버보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평화와 회복력, 안보를 증진.
- 무역, 투자 및 공급망 복원력을 확대하여 더욱 활력 있는 국내 경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인도태평양 전역과 경제 관계 강화 모색.
- 교육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정부의 비자 처리 역량을 강화하는 등 인적 자원에 투자하여 캐나다 기관 및 전문가들의 활발한 역내 참여 촉진.
- 청정 기술, 해양 관리, 에너지전환, 기후 금융(climate finance) 등에 대한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탄소배출 감축, 생물다양성 보존에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
-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더 많은 외교, 경제, 군사, 기술 협력을 통해 파트너십을 확장하여 캐나다 영향력 강화.
캐나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캐나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국 및 우방국들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기존의 우호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새로운 파트너를 모색하여 이러한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져야 한다. 우리는 캐나다의 장점을 세계에 알리고, 외교적 네트워크를 다양화하고, 건설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2018년 인도태평양 전략을 채택한 프랑스는 인도양과 남태평양에 총 7개의 해외 프랑스령, 해외 속령, 해외 공동체를 둔 인도태평양 국가임을 명시하고 역할을 규정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프랑스 영토에는 프랑스 국민 160만여 명이 살고 있다. 또한 프랑스 배타적 경제수역의 4분의 3이 인도태평양에 위치하며 7,000여 명의 프랑스군이 역내에 주둔 중이다.
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업데이트한 2022년 2월보고서에서 “프랑스는 완전한 인도태평양 국가로서 자유와 법치의 가치를 증진하는 안정화 세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역내 국가들이 직면한 안보, 경제, 보건, 기후, 환경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이 전략은 인도태평양을 국제법과 다자주의에 기반한 강압 없는 지역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랑스의 우선 순위에는 안보 및 군사 문제, 항행의 자유, 연결성, 경제 및 상업 문제, 환경 문제 등이 포함된다.
프랑스는 해양 안전, 안보, 해양 자원 관리 및 환경 분야에서 인도 및 일본과 오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과 관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한국과의 협력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역시 자국의 전략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프랑스 정부는 “군사적 차원을 포함해 중국의 공세적 태도로 발생되는 문제를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유럽연합은 중국에 공통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세 가지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프랑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중국은 프랑스의 주요 파트너로서 기후 변화와 보건 같은 글로벌 문제에서 서로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동시에 중국은 경제·상업 분야의 경쟁자이며, 우리는 법치주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국제 질서에 대한 비전 및 모델이 매우 다른, 특히 인권과 관련된 모델이 뚜렷하게 다른 ‘체제 라이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입장은 인도태평양 행위자들에게 국제법을 준수하고 특히 군사 영역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며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전략적 경쟁의 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역내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은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하면서 “프랑스의 확고한 의지는 믿어도 좋다. 프랑스는 주요 글로벌 도전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이 새로운 전략적 공간의 안정을 위해 앞으로도 온전히 제 몫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독일
글로벌 교역국인 독일에게 안정적이고 번영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국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문제다.
2023년 9월 독일 외무부 보고서는 “독일이 채택한 인도태평양 정책의 핵심 원칙은 유럽 협력 강화, 다자주의 확대,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 및 인권 추구,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의 시행”이며 “이 정책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독일은 역내 모든 국가와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할 의지가 있다. 이러한 포용 정신으로 독일은 인도태평양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동시에 그 어떠한 국가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2023년 9월 보고서에서 전년도에 이 지역에서 이룬 성과를 복기하며 독일 관리와 내각 장관들이 캄보디아,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몽골, 중국, 싱가포르, 한국, 대만, 베트남 등 11개 파트너국을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 이상 방문한 사실을 강조했다.
그 외에도 독일은 2023년 8월 피지 수바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블루 퍼시픽 국가들과도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독일이 소개한 역내 다른 성과는 다음과 같다.
-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태국, 베트남 등 파트너국들과 안보 대화 강화를 통한 다자주의 확대. 또한 독일과 아세안은 2027년까지 기후 변화 완화 조치를 시행하는 데 동의했으며 파트너스 인 더 블루 퍼시픽(Partners in the Blue Pacific)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협력을 조율하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의 다른 회원국으로는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한국, 영국, 미국 등이 있다.
- 다국적 군사 훈련, 방위 정책 및 사이버안보 협력 확대를 통한 평화, 안보, 안정 강화.
- 사법, 노동, 부패 근절 분야에 입법 및 법률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여 인권과 법치주의 옹호.
- 문화, 교육, 과학을 통한 인적 교류 모색. 예를 들어 2023년에는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팔, 스리랑카의 청년들이 문화 교류 프로그램 장학금을 받았다. 독일 과학자들은 호주,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팀과 함께 탐사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독일은 2020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인도태평양 역내 국가들과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 향후 독일의 번영과 지정학적 입지가 결정된다”면서 “그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인도태평양에서 규칙에 기반한 미래 질서가 결정될 것이다. 우리는 강자의 법칙이 아닌, 규칙과 국제적 협력에 기반한 질서가 세워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2023년 8월 보도 자료에서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안보 환경에서는 특정 지역이나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공통의 안보 문제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하는 전 세계 파트너국들과의 관계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히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상황이 유럽 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지역은 우리 기구에 중요하다. 더욱이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그 역내 파트너국들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는 2022년 역내 주요 지도자들과 첫 회의를 개최하는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들과 협력 증진에 나섰다.
2022년 6월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오늘날의 도전은 어느 국가든 조직이든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크다”면서 “하지만 파트너국과 함께하면 더욱 강해지고 안전해질 수 있다. 우리 국민과 가치, 삶의 방식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3년 1월 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인도태평양 안보 상황과 유럽 대서양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인도 태평양의 미래”라는 이 토론에는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프랑스, 일본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두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안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 공공외교 차관보 카르멘 로메로(Carmen Romero)는 “단결이 우리의 강점이며 파트너십은 새로운 국제 안보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로메로 차관보는 31개국 안보 동맹에 있어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강조한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전략 개념에 따라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보다 강력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 개념에서는 인도태평양의 상황 변화가 어떻게 유럽 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은 인도 태평양에 중요하고,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중요하다”고 2023년 1월 대테러, 군축, 사이버 방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 구축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서울에서 언급했다. 또한”안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굳건히 단결하고, 유엔 헌장에 대한 완전한 존중을 주장하고, 억압과 폭정에 자유와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게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랍에미리트
2023년 초 아랍에미리트는 프랑스, 인도와 함께 방위, 기술, 에너지 분야 협력을 위한 이니셔티브에 참가했다.
항공우주, 보안, 방위 전문 이탈리아 기업 레오나르도의 프로젝트인 Med-Or 재단의 2023년 2월자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몇 년간 사실상 모든 인도태평양 행위자들과 외교 및 경제 관계를 확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3국은 이번 3국 이니셔티브가 태양광 및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기후 변화 대응과 특히 인도양 지역의 생물다양성 보호 분야에서도 협동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포럼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를 위해 3국은 청정 에너지, 환경, 생물다양성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도록 환인도양연합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또한 새로운 감염병 위협과 팬데믹 대응에 대한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는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인 만큼 관련 학계 및 연구기관 간 3국 협력과 공동 혁신 프로젝트, 기술 이전, 창업을 위한 노력을 장려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건설적인 파트너십에서 사회적 유대와 인간적 유대가 차지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프랑스, 인도, UAE는 문화유산 홍보 및 보호를 비롯한 다양한 합동 프로젝트를 실시해 이 3국 이니셔티브가 문화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영국은 인도태평양을 자국의 번영과 안보에’대단히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기우는(tilt)’ 영국의 인도태평양 중시 기조 전략은 경제, 안보,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22년 9월 제임스 클레벌리(James Cleverly) 당시 영국 외무장관은 “인도태평양으로 기우는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뉴스 방송사 CNBC은 보도했다. 그는 “주권과 영토 보전, 경제적 강압으로부터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 및 민주주의와 공개시장 가치에 대한 공동의 믿음 등” 영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이 공유하는 가치에 주목했다.
클레벌리 전 외무장관은 영국이 인도태평양에서 336조 원(2,500억 미국 달러)의 규모를 상회하는 무역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이곳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은 170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몇십 년간 이 지역은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해양 안보, 우리의 규칙과 규범과 연관된 지정학적 경쟁에 이르기까지, 현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시급한 글로벌 과제가 집결하는 격전지가 될 것이다”라면서 “인도태평양으로 ‘기운다’는 말을 단순한 슬로건, 단순한 수사가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영국은 아세안의 대화상대국이 되었으며, 이 지역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중요성 및 역내 평화와 번영, 안보에 기여하는 아세안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클레벌리 전 외무장관은 말했다. “아세안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일에 우리는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대표적으로, 우리의 이니셔티브가 아세안의 중심적 역할과 충돌하지 않고 서로 보완할 수 있도록 파트너국과 협력하는 것을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 11월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클레벌리는 영국이 이룬 성과를 설명하며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무역 협정을 통해 이룬 성장과 번영을 예로 꼽았다. 영국은 호주, 인도네시아,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한국, 베트남 등의 역내 파트너국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싱가포르와는 디지털 무역 촉진을 위한 디지털 경제 협정을 체결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현재 우리가 주력하는 건 싱가포르에서처럼 과학, 기술, 연구 및 개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또한 역내 관계 강화를 통해 전 세계의 넷제로(net-zero)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2023년 8월에 발간된 영국정부 보고서 ‘기울어진 지평: 통합 검토와 인도태평양’은 “세계가 더 어려워졌지만 후퇴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직면한 위험은 암울한 필연이 아닌,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분쟁 방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설령 노골적인 의견 대립이 있더라도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는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협력을 뜻한다. 전략적 경쟁이 글로벌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동시에 영국은 강자의 위치에서 한계선을 그을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영국 정부가 복원 및 억지 정책을 전적으로 채택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고 부연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또한 영국이 우방국 및 파트너국과 협력하며 도전과제를 해결하면서도 동시에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태평양으로 기우는 전략은 계속될 것임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한다”고 선언한 그는 “영구적이다. 우리는 전략에서 실행으로 나아갔다. 경제적 이론에서 무역 거래 체결로 나아갔다. 안보 논의에서 항공모함 타격 전단 배치로 나아갔다. 가치에 대한 대화에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Vladimir)] 푸틴(Putin)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함께 맞서는 행동으로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미국
2022년 2월 최신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이후, 이 지역과 역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은’연결되고, 번영하고, 안전하고, 복원력이 있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해당 전략에는 “오늘날 인도태평양 국가들은 국제 질서의 본질을 규정하는 데 일조하고 있으며, 전 세계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국은 그 결과에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접근 방식은 최우방국의 접근 방식과 일치한다. 우리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인도태평양 비전은 자유와 개방을 촉진하고 ‘자율성과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지속적인 협력 하에 역내 체제를 강화하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안보 동맹 네트워크 확대와 합동 군사 훈련 증진을 통해 역내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태평양 제도를 포함한 오세아니아에 이르기까지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역내 모든 지역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은 유럽을 포함한 많은 동맹국과 파트너국의 관심이 이 지역으로 점점 쏠리고 있는 시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전략적 지형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 파트너국과 함께 인도태평양에 입지를 굳건히 하고 지역을 강화해야만 미국의 국익을 증진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