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의 센카쿠 열도 공세에 대응해 해양 방어 강화

포럼 스태프
일본 지도자들이 중국 선박의 지속적인 영토 침범을 규탄하는 가운데 일본은 해상보안청 예산을 증액하고 신속한 병력 수송을 위한 해상 부대를 신설하는 등 해양 안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 해안경비대가 무인도인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주변을 조사하던 일본 조사선과 대치하는 등 중국은 일본의 관리 하에 있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강압적인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영상 제공: 닛폰 TV/로이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 등 일본 국회의원 5명이 포함된 도쿄 도카이대 연구진은 2024년 4월 말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연구를 중단해야 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역시 5월에 자동대포가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 1척을 포함해 총 4척의 중국 선박이 약 2시간 동안 센카쿠 열도 주변의 일본 영해를 순찰했다고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심각한 우려이다”라면서 “일본은 자국의 영토는 물론 영해와 영공을 단호히 수호하겠다는 결의로 중국에 주장할 것은 주장하며 이 상황에 침착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약 170킬로미터 떨어진 센카쿠 열도를 1970년대 초부터 관리해왔으며 2012년에는 5개 섬 중 3개 섬을 개인 소유주로부터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중국의 경제적 야망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주요 해상 항로와 가까운 이 지역은 어장이 풍부하고 석유 및 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동중국해의 영토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나날이 수위를 높여가는 공세 행위와 2023년 다른 국가의 영토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지도 왜곡 등의 행태와 궤를 같이 한다. 살라미 슬라이싱(salami slicing)이라 불리는 이러한 전술은 소시지를 얇게 썰어 먹듯 강압적 행동을 조금씩 꾸준하게 진행해 결국엔 중국에 유리한 영구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은 수년간 센카쿠 열도 주변에 거의 항시적으로 주둔해 있었다. 더 디플로매트 지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해안보안청은 2023년의 경우 중국 선박이 거의 매일 해안 22~44킬로미터 거리의 열도 접속수역에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이 2023년에 목격한 중국 선박은 약 1,300척에 달하는데, 이는 15년 전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숫자이다.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해안에서 22킬로미터 이내로 접근해 일본 영해를 침범한 것은 총 42회에 달한다.
템플 대학교 도쿄 캠퍼스의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정치학과 부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열도 주변 해역에 자국 선박을 더 많이, 더 지속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은 향후 3년간 해상보안청 예산을 증액할 예정이다. 2023년 대비 16.5% 증가한 2024년 일본 방위성 예산에는 센카쿠 열도가 속한 일본 남서부 지역에서 신속한 병력 이동을 가능케 하는 114피트 길이의 선박 3척 구입을 비롯해 해상 수송부대를 신설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양국의 오랜 동맹에 따라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의 모든 영토를 방어할 것이라는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