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024년 4월 일본이 필리핀에 인도한 이동식 레이더가 필리핀의 영역 인식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의 보도에 따르면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Gilberto Teodoro Jr.) 필리핀 국방장관은 캠프 아기날도(Camp Aguinaldo)에서 열린 레이더 인도식에 참석해 일본산 대공 감시 레이더가 무엇보다 필리핀의 영공을 지켜줄 ‘또 다른 눈’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TPS-P14ME 레이더 시스템은 항공기, 드론, 함정과 같은 공중 및 지상 표적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제공한다고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는 전했다. 또한 이 레이더를 통해 외딴 지역이나 전략 지역에서의 감시 역량을 신속하게 강화할 수 있다고 필리핀군 대변인 마리아 콘수엘로 카스티요(Maria Consuelo Castillo) 대령은 밝혔다.
그녀는 성명을 통해 이 레이더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상황 인식, 위험 조기 감지, 표적 정밀 추적 등이 가능해짐으로써 필리핀군의 작전 역량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레이더는 필리핀군이 일본 미쓰비시전기와 2020년에 체결한 1,411억 원(미화 1억 3백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따라 받게 될 4개의 감시 시스템 중 하나다.
일본은 2023년 10월에 첫 번째 레이더 시스템을 인도하고 12월에 필리핀 공군에 통제권을 넘겼다. 제트 전투기와 미사일을 장거리에서 탐지하는 해당 레이더는 고정식으로서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270킬로미터 떨어진, 남중국해 인근의 옛 미군기지인 월리스 공군기지에 설치되었다.
나머지 두 시스템은 2026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이동식 레이더 시스템은 호주, 프랑스, 필리핀, 미국 등에서 파견된 16,000여 명의 병력을 비롯해 2025년 발리카탄 훈련에 초대된 일본 등 총 14개국 참관단이 참가한 필리핀의 연례 군사 훈련인 (어깨를 맞댄다는 의미의) 발리카탄 훈련 기간에 도착했다.
한편 중국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포함된 남중국해 일부에서 공세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중국은 중국측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2016년 국제재판소의 판결에 불복한 채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 뉴스 에이전시는 2024년 4월 말 스카보러 사주 인근에서 일하는 필리핀 어선원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이동하던 필리핀 선박을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막고 충돌하여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선박 2척은 피해를 입었지만 임무는 완수했다.
중국은 지난 한 해 동안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이러한 회색 지대식 강압의 수위를 높였다.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은 필리핀 해군의 전초기지가 있는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서도 필리핀의 보급 선박에 대해 이와 동일한 위험 전술을 시도한 바 있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일본의 통제 하에 있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 인근에도 무장 선박으로 침입하고 조업 중인 선원을 위협하는 등 유사한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레이더 인도식에 참석한 오니키 마코토 일본 방위성 부대신은 일본과 필리핀이 감시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억지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뉴스 기관 NHK 월드가 보도했다.
엔도 카즈야 필리핀 주재 일본 대사는 양국의 최근 협력에 대해 “방위 협력의 주요 승리”라고 평가하며,
“TPS-P14ME 이동식 공중 감시 레이더 시스템은 필리핀을 넘어 인도태평양 전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