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통 사안동남아시아분쟁/긴장

중국 자금을 지원받는 캄보디아 대운하, 역내 우려 제기

포럼 스태프

프놈펜과 타이만을 잇는 180km 길이의 운하 건설 계획이 발표되면서 경제적, 환경적, 인도주의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자금을 받아 진행되는 공사비 약 2조3천300억 원(17억 미국 달러) 규모의 이 푸난 테코 운하를 통해 중국 군함이 캄보디아 내륙과 캄보디아-베트남 국경까지 진입할 것이라는 추측 또한 힘을 얻고 있다.

이주 가능성에 봉착한 캄보디아 주민들은 보상책을 우려하며, 베트남은 캄보디아 내륙에 준설될 수로의 경제적 영향을 고민 중이다. 현재 캄보디아의 해상 통로는 메콩강 하류로서 베트남을 통과해야 국제 해역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새 운하가 건설되면 캄보디아 상선은 베트남을 지나는 기존 통로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한 운하의 물을 메콩강에서 끌어올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뒤따르면서 메콩강에 의존하는 베트남의 쌀 농부들은 농작물 걱정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림 제공: 포럼 스태프

다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폭 100m, 수심 5.4m의 이 운하는 중국 해군 함정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내륙 도시로 접근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이 운하의 해안 종착지가 될 켑(Kep) 지역은 최근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개보수 공사를 마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리암 해군 기지로부터 불과 100km 떨어진 곳에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베트남 국영 연구소가 2024년 3월에 발표한 논평을 인용해 “푸난 테코 운하는 단순한 사회경제 개발 프로젝트가 아니다. 역내 전체의 방위와 안보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군사적 가치 역시 대단히 큰 프로젝트다”라는 베트남 연구자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스팀슨 센터 동남아시아 프로그램의 책임자 브라이언 아일러(Brian Eyler)는 2024년 1월 라디오 프리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항공모함 같은 것은 뜨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메콩강 상류에서 볼 수 있는 중국발 합동 순찰선이라면 운하를 쉽게 통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4년 4월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문은 중국 국영기업 중국도로교량공사가 자금을 출자해 운하를 건설한 후 50년간 관리·운영하여 수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놈펜 항구 바로 아래의 메콩강 지류에서 타이만까지 이어지는 운하 경로를 따라 3개의 댐, 11개의 교량, 208km의 보도가 건설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특히 캄보디아가 주요 경제 파트너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고 비즈니스 뉴스 매거진 베트남 브리핑이 2024년 4월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영 통신사 CNA의 2024년 4월 보도에 따르면 훈 마넷(Hun Manet) 캄보디아 총리는 운하가 중국 군함의 내륙 지역 운항 통로로 사용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부인하며 캄보디아는 자국 영토가 타국에 맞서는 군사 기지로 외국에 의해 이용당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운하가 군함이 다니기에는 너무 얕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의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을 인용해 2023년 12월 중국군 프리깃함 두 척이 리암 해군 기지에 정박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당국은 군함이 캄보디아 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디플로매트지는 2024년 1월자 기사에서 마넷 총리가 팜밍찡(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에게 운하가 메콩강 하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예비 연구 결과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그 전 달에 하노이에서 회동한 바 있다.

2024년 4월 블룸버그 뉴스는 마넷 총리의 말을 인용해 운하가 농작물에 물을 공급하고 우기에 물 관리를 개선하며 민물 어업을 활성화하는 등 여러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내륙 주, 즉 캄포트, 칸달, 타케오를 통과하는 운하 경로를 따라 약 16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프놈펜 주재 미국 대사관의 공공외교 담당관인 웨슬리 홀저(Wesley Holzer)는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내 물 관리, 농업의 지속가능성, 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런 큰 프로젝트는 투명해야 캄보디아 국민뿐 아니라 주변 국가, 더 넓은 지역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홀저 담당관은 캄보디아 관계자들이 “적합한 환경 영향 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메콩강위원회(MRC)와 회원국들이 이 프로젝트의 잠재적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평가하며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대표들로 구성된 메콩강위원회는 메콩강 하류 유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한다.

2024년 3월 독립단체인 캄보디아언론인연합회는 평생 칸달 주민으로 살아온 60세 황낭엥(Heang Nang Eng)을 소개했다. 이 주민은 운하 공사로 고향이 파괴되면 자신은 어디로 가야 하냐고 한탄하며 “땅이 많은 사람은 운하 공사로 터전을 잃더라도 이사하면 그만”일지 몰라도 “나는 그럴 만한 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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