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심쩍은 안전 기록, 부유식 해양원전의 남중국해 배치 계획에 제동

포럼 스태프
중국이 남중국해에 위치한 자국 점령의 산호초와 인공섬을 부유식 해양원전(FNPP)에서 생산된 전기로 증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환경과 안전,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지상 원전에서 폐수를 대거 방류한 사건은 오염에 민감한 해양에 바지선 탑재형 원전을 배치하려는 계획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022년 중국 원자력 발전소가 폐수로 방류한 방사성 동위원소 삼중수소의 양이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 누출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중수소의 양보다 최대 9배 많다고 도쿄 닛케이 아시아 뉴스지가 2024년 3월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중국원자력에너지연보를 인용해 저장성 동부의 친산(Qinshan) 단지를 포함한 13개 중국 원전의 19개 모니터링 지점에서 방사성 물질을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자국의 의심스러운 안전 기록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를 태평양에 방류한 일본을 비난하며 2023년 8월부터 모든 일본산 해산물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 등 사람이 살지 않는 암초를 준설하고 군사화하여 심각한 환경 파괴를 초래하면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남중국해에 영유권을 지닌 국가들과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2016년 국제재판소가 기각한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자의적이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 역시 국제 해운과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벨퍼 센터의 비엣 푸옹 응우엔(Viet Phuong Nguyen) 당시 연구원은 2018년 11월 글을 통해 중국 엔지니어들이 2016년부터 부유식 해양원전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남중국해에 최대 20기의 모듈원자로를 배치할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응우엔 연구원은 중국이 중국 북동부 발해(渤海)에서 60메가와트급 프로토타입을 시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중국이 안전성과 타당성 문제로 남중국해에 부유식 해양원전을 배치하려는 계획을 중단함으로써 이 구상의 미래는 불확실해졌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023년 5월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 북극 연안의 북극해 항로 개척을 위해 부유식 해양원전 개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심지어 중국 내 과학자들조차 부유식 해양원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하이의 화동정법대학 및 베이징이공대학의 연구원들은 2023년 2월 보고서에서 부유식 해양원전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국제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을 촉구했다.
보고서에서 “좌우 아래위로 흔들리고 이동하는 부유식 해양원전의 특성상 해양 동식물 및 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쓰나미, 테러 공격, 해양 사고, 심각한 기계 고장, 화재/폭발, 핵 누출 등이 발생할 경우 부유식 해양원전은 인간의 건강과 해양 환경 모두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측통들은 바지선에 탑재된 부유식 해양원전이 외딴 군사기지, 담수화 및 난방 작업, 석유 굴착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퓰러사이언스지에 따르면 이러한 해양원전의 발전 용량은 지상 발전소의 약 25%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 비평가들은 이 기술을 1986년 구소련의 치명적인 원전 사고에 빗대어 ‘부유하는 체르노빌’이라고 부른다. 방사성 물질을 환경으로 방출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글로벌 안보연구센터가 2023년 6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남중국해의 중국 영유권 주장 지역에 부유식 해양원전이 설치될 경우 다음의 세 가지 주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 분쟁 지역에 대한 중국의 통제권이 강화되어 지정학적 분쟁이 고조된다.
- 중국 인민해방군의 역량이 커져 남중국해의 군사화가 더욱 촉진된다.
- 사고, 사보타주, 악천후와 같은 안전 위해 요인으로 인간의 건강과 해양 환경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23년 11월 중국 외 최소 5개국이 부유식 해양원전을 개발 중이며, 글로벌 안전 지침 및 투명성 규범에 따라 해양원전을 운용 및 유지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청정 에너지를 생산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와 달리 원자로는 가동 중 유해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더욱이 부유성 해양원전은 공장에서 만든 뒤 조선소에서 조립하여 운송할 수 있어 배치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2023년 8월 킹스칼리지 런던이 후원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연구자 및 규제당국 관계자들은 해양 환경에 부유성 해양원전과 같은 기술을 안전하게 배치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면서 이중안전장치 기술 개발, 법규제 파급효과 연구 등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특히 남중국해는 동남아시아 인구의 상당 부분을 먹여 살리는 광대한 어장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잠재적 이익보다는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해양 환경 오염의 해로운 영향은 지상 원전으로 인한 문제를 능가할 수 있으며 방사능 누출 사고에 대처하는 일도 해양에서 더 어려울 수 있다. 부유성 해양원전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 역시 필요하다.
중국 정부가 국내에 강력한 안전 문화를 확립하지 못한 점, 티베트에 핵폐기물을 버리는 등 원자력 시설을 무책임하게 관리한 전력이 있는 점 또한 재앙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