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인민해방군 로켓군 내 전투 미사일 여단을 두 배로 늘려 재래식 및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공개하고 미사일 방어를 회피하는 기술을 홍보했다.
캘리포니아 주 몬트레이(Monterey)에 소재한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Middlebu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산하 제임스마틴비확산연구소(James Martin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는 “2023 인민해방군 로켓군 전투 명령서(People’s Liberation Army Rocket Force Order of Battle 2023)”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무기들의 기술과 배치 패턴은 중국의 군사 태세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중국의 군사적 역량뿐만 아니라 향후 역내 전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해 중국이 가진 두려움과 개념이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분석가들은 적어도 핵 분야에서만큼은 중국의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는 2023년 7월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이 로켓군의 최고위 간부 두 명을 갑작스럽게 교체하면서 드러난 로켓군 지도부의 변화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수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중국군 지도부 개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개편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첫째, 시 주석이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대 핵전력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둘째, 시 주석이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위 간부를 제거하고 당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강성파들로 자신을 주변을 채우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시 주석이 명령하면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병합할 의향이 있는 지휘관들도 포함된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의 외교 정책 및 국가 안보 펠로우 라일 모리스(Lyle Morris)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숙청은 중국이 수십 년 만에 핵 전략에서 가장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모리스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인민해방군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했지만 그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은 여전히 고위급의 부패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도가 아직 확보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고위급 내 알력?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따라서 모든 인민해방군 지부의 총사령관이다. 그는 절대적인 충성을 요구하며 2012년 집권한 이후 군부 전반에 걸쳐 부패 혐의를 단속하고 있다. 그로 인해 시 주석은 이전에 팡펑후이(Fang Fenghui) 전 인민군 합동참모총장을 비롯한 다른 고위 지휘관들을 숙청한 바 있다. 더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신문은 팡펑후이가 2019년 부패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축출된 두 로켓군 지휘관 역시 군사 기밀 누설 혐의로 인민해방군 반부패부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로켓군 사령관이었던 리위차오(Li Yuchao) 대장이나 그의 부관이자 로켓군 정치지도원 류광빈(Liu Guangbin) 대장은 해임되기 몇 주 전부터 보이지 않았고, 중국 관영 언론은 이들의 행방이나 교체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University of Singapore) 리콴유 공공 정책 대학원(Lee Kuan Yew School of Public Policy)의 객원 선임 펠로우인 드류 톰슨(Drew Thompson)은 로켓군 지도부 교체의 함의를 분석한 글에서 “투명성, 특히 정부 대변인의 솔직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 차원에서 중국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분석가들은 이러한 인사 이동의 근거뿐만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의 범위와 정도에 대해 추측을 하게 된다.”며 “내 직감으로는 이번 인사는 반부패 사건이라기보다는 당에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역 및 은퇴한 고위 장교들을 교체하려는 시 주석의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들이 잠재적으로 자신과 당에 불충실하거나 절대적인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 대장을 대신해 인민해방군의 새 사령관으로 왕후빈(Wang Houbin) 인민해방군 해군 부사령관이 임명되었다. 류 대장을 대신해 새 정치지도원으로 쉬시성(Xu Xisheng)이 임명되었다. 두 사람이 로켓군 인사로 승격된 것은 기존에 복무 중인 인원을 승진시키는 관행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에 미국으로 망명한 야오청(Yao Cheng) 전 인민해방군 해군 장교는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ice of America)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로켓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으며 인민해방군이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을 점점 더 꺼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해군에서 함께 복무했던 왕 사령관을 “무능한” 지도자라고 불렀다.
야오는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에 “왕 사령관은 순종적이고 상사의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이라며, “그의 약점은 오랫동안 참모로 복무했고, 병력을 지휘한 적이 없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왕 사령관은 로켓군을 잘 관리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엘리트 부대가 납득할 수 없어 무시하게 될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로켓군 개편에 대한 많은 세부 사항이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한 분석가는 2023년 8월 더 차이나 프로젝트(The China Project)에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산하 중국 분석 센터(Center for China Analysis)의 중국 정치 펠로우 닐 토마스(Neil Thomas)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 주석처럼 강력한 지도자도 부패를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며 “시 주석이 반부패 캠페인을 시작한 후에도 중국에 부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3년 9월 초, 람 이매뉴얼(Rahm Emanuel) 주일 미국 대사가 리상푸(Li Shangfu) 당시 중국 국방부 장관이 몇 주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밝히자 군부 내 불화에 대한 추측이 더욱 불거졌다.
이매뉴얼 대사는 “시 주석의 내각 라인업은 이제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닮아가고 있다. 먼저 친강(Qin Gang) 외교부 장관이 실종되고, 로켓군 사령관이 실종된 데 이어, 리상푸 국방부 장관이 2주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실직 경쟁에서 누가 승리하게 될까? 중국 청년과 시진핑 내각? #미스터리인베이징빌딩(MysteryInBeijingBuilding)”이라는 글을 9월 7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X에 올렸다.
일주일 후,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군사 장비 조달과 관련된 불특정 혐의로 리 장관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톰슨은 CNN에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은 모두 대외적으로 국제 사회와 대면하고 있다. 이들은 국제적 인식에 대한 설명이나 고려 없이 해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중국의 투명성 부족과 의사 결정이 완전히 불투명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2023년 10월, 리 장관이 국방부 장관으로서 공식 해임되어 중앙군사위원회와 일반 장관보다 고위직인 중국의 내각 국무위원 5명에서 물러났다는 뉴스 보도가 나왔다. 리 장관은 2023년 3월 국방부 장관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무기 조달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의 책임자로 복무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중국의 러시아 무기 구매와 관련해 리 장관을 제재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친 장관이 일반적으로 성추행을 의미하는 “라이프스타일 문제”로 중국 공산당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여러 뉴스 매체는 친 장관이 미국에서 불륜을 저질렀고 아이도 낳았다고 보도했다.
안보 함의
인민해방군 지도부 교체가 지역 안보와 안정에 미칠 영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 주석의 움직임은 인민해방군의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3대 핵전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다.
타이베이에 본부를 둔 전략연구협회(Society for Strategic Studies)의 연구 펠로우 창칭(Chang Ching)은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에 “인민해방군은 결국 해군과 공군의 핵 방어 및 공격 역량을 통합할 것이다. 이는 불가피한 추세.”라며, “최고 지도부 개편 이전에 이미 해군과 공군의 핵무기 관련 장교들이 로켓군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이 마침내 통합된 지휘 체계를 갖춘 핵전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은 신임 로켓군 사령관 왕이 인민해방군 핵미사일 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지, 아니면 그의 신임 부관 쉬(Xu)가 공군 폭격기 편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둘 중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3대 핵전력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4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으며, 이를 육해공 투발 수단에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미국 전략사령부 사령관 앤서니 코튼(Anthony Cotton) 대장은 2023년 3월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소위원회(U.S. 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on Strategic Forces)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2023년 말까지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튼 대장에 따르면 중국은 무기 통제 조약의 제한을 받지 않고 여러 개의 독립적인 조준 가능 재진입 수단과 침투 지원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이동식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
코튼 대장은 중국의 핵 역량이 오랫동안 공언해온 “최소 억제” 정책의 수준을 넘어섰으며, 인민해방군의 역량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육해공 핵 투발 플랫폼의 재고를 확충하고 핵 전력의 대폭적인 확장을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코튼 대장은 “중국의 핵 발전 궤적은 선제공격역량과 높은 수준의 생존성, 신뢰성, 효율성을 갖춘 크고 다양한 핵무기를 가리킨다.”며 “NC3(핵 지휘, 통제, 통신 체계 운영)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준비 태세 강화를 고려하면 중국의 핵 현대화는 위기 또는 재래식 분쟁 전후에 다양한 선제공격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핵무기가 대응 개입 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무기를 미국, 동맹국 또는 파트너에 강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놀라운 속도로 진행 중인 현대화
미국 전략사령부와 마찬가지로 미 북부 군사령부도 중국 인민해방군의 현대화 속도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2023년 3월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미국 북부 군사령부 사령관 글렌 밴허크(Glen D. VanHerck) 대장은
“중국이 첨단 장거리 재래식 및 전략 역량과 원거리 군사력 투사에 필요한 인프라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 사이버 도구, 해양 역량, 극초음속 기술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질주가 지역적 의미만 지닌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일 것.”이라며,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미국 국방부가 추정하는 현재 400여 개의 중국 핵무기 비축량을 2035년까지 약 1,500개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빠른 확장 속도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분석이 중국의 핵 현대화 동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시 주석의 계획이 얼마나 막대한지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 정치학 조교수이자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핵 정책 프로그램(Nuclear Policy Program)의 비거주 학자(nonresident scholar)인 피오나 커닝햄(Fiona Cunningham)은 2023년 6월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군비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에서 발간한 “중국의 핵 현대화 프로그램에 관한 미지의 진실(The Unknowns About China’s Nuclear Modernization Program)”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개발 중인 역량만 분석하게 되면 답을 얻는만큼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며, “중국은 핵 공격 후 보복 능력과 재래식 분쟁에서 강압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핵을 먼저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을 핵무기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커닝햄은 이러한 변화는 시 주석이 절박한 상황에서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정책 입안자들과 분석가들의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커닝햄은 “중국은 훨씬 더 강력한 보복 능력을 구축하기위해 왜 지금까지 기다렸을까? 20년간 핵무기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기동성을 높인 핵무기를 추구해왔는데 왜 사일로 기지에 투자하는 것일까? 헷징 또는 다른 이유로 향후 선제 사용 태세로 더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것일까?”라고 묻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의 핵 현대화에는 수많은 가능한 요인이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역량 발전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이지만, 그러한 발전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과거보다 더 극적이라는 점은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