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영역 인식 강화를 위한 베트남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내 협력

마리아 T 레예스(Maria T. Reyes)
중국의 전략적 수로 군사화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최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필리핀과 베트남의 행보가 남중국해 내 해양 영역 인식 확대 및 규범에 기반한 질서 확립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양국은 해안 경비대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 자신감, 이해를 증진”하기로 협의했다. 이와 같은 협의는 2024년 1월 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의 하노이 국빈 방문 기간 이루어졌다.
비디오 제공: 로이터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팜 민 친(Pham Minh Chinh) 베트남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필리핀이 “가치관이 비슷한 국가”인 베트남과의 협업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해양 국가로서, 지역 환경의 현재 상황에 대해 다른 해양 국가들과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양국은 지역 안보 담화 형성과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확립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모두 자원이 풍부하며 필수 국제 무역 항로인 남중국해 내에서 영유권 분쟁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선언한 국제재판소의 2016년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필리핀 및 베트남 모두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양국 관계에 해양 협력이 필수임을 강조하며, 베트남이 동남아 내 “필리핀의 유일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지적했다.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지정학 분석가 돈 맥레인 길(Don McLain Gill)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양국이 서명한 양해각서가 “남중국해를 폐쇄적으로 만들고 비대칭적으로 군사화시키려는 중국의 욕망에도 불구하고, 더욱 견고한 신뢰 구축, 해양 영역 인식 및 상호운용성 협력으로 나아가는 길을 닦아주어 해양 국경 주변의 상황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남중국해 전역이 개방적이며 규범을 따르는 지역으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필리핀의 관점에서 이는 해상 영역 내 평화를 위해 협력하지 않으려는 중국 때문에 수년간 이어져 온 교착관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마르코스 행정부의 일관되고 능동적인 바람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이 모두 회원국인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과 중국은 남중국해 행동 강령 제정을 위해 수년간 협상해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그러한 합의가 해상 영유권을 얻으려는 노력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로 절차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필리핀-베트남 협정은 양국간 행동 강령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이 말레이시아 및 베트남과 각각 행동 강령을 마련하기 위해 접근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과의 합의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이 협정을 진지하게 이행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정학 분석가 길은 필리핀과 베트남의 협상이 “그런 목표를 향해 나아간 커다란 걸음이었으며, 아마도 향후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사이에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협정이 맺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아세안 회원국들 사이에는 동남아 해양 영역 내 국제법에 기반한 평화를 유지하고 싶다는 공통 비전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중대한 목표가 팽창주의 야망의 부재와 더불어 양국 관계가 꽃을 피우는 데 있어 긍정적인 기반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아 T 레예스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