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인도·태평양 지역 해양은 역내 국가들의 주권 보호 및 항행과 무역의 자유 수호를 두고 어마어마한 갈등을 빚고 있는데, 군사 계획가들은 이를 “거리의 제약(tyranny of distance)”이라고 부른다.
같은 이념을 가진 국가 간 포괄적인 정보 공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위성, 센서, 무인 항공기, 수상 선박 및 기타 기술이 이러한 거리를 메우고 해역을 감시하는 데 부쩍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와이에 본부를 둔 외교 정책 연구 기관 퍼시픽 포럼(Pacific Forum)의 간행물 팩넷(PacNet)은 2023년 4월 기사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영역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 MDA)이 추상적인 열망에서 지역의 역동적인 해양 공간을 관리하기 위한 기능적인 집단 안보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해상 단속 활동에서 비용이 절감되는 상당 부분은 더 선명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인공위성, 선박 추적, 예측, 이상 징후 탐지 전용 인공 지능 및 빅데이터 플랫폼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 덕분이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호크아이 360(HawkEye 360)은 우주 기반 무선 주파수 기술을 사용하여 불법 조업과 기타 불법 활동을 은폐하기 위해 자동 식별 시스템 응답기를 비활성화하는 “암흑 선박(dark vessels)”을 포함한 선박을 탐지하고 감시한다. 미국에 본사를 둔 호크아이 360은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여 미국과 파트너국들이 배타적 경제수역과 기타 해양 공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하여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국은 안전한 바닷길을 통해 안정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에 따르면 인도·태평양 항구에서 전 세계 해상 화물의 60% 이상이 하역되고 40% 이상이 선적된다. 도쿄 국립정책대학원의 박사 과정생 아리엘 스테넥(Ariel Stenek)은 팩넷에 기고한 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상 무역이 생명줄이 되면서 “해운 사고, 해적 및 무장 강도 사건, 선박 간 이동을 통한 제재 회피, 불법적인 비보고 및 비규제 조업이나, 나날이 우려가 커지는 취약한 요충지에서 발생하는 일방적인 해상 점령 및 해상 봉쇄”로 인한 혼란의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은 대부분 초국가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동지국들 간에 네트워크화된 협력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는 쿼드 파트너국인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미국의 정상들이 2022년 5월, 도쿄에서 정상 회의를 갖고 발표한 인도·태평양 해양영역인식 파트너십 등이 있다. 4개국 정상들은 성명에서 인도태평양 해양영역인식 파트너십은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데이터와 기술을 활용하고 지역 융합 센터 간의 정보 공유를 확대하여 “태평양 도서국, 동남아시아, 인도양 지역의 파트너국들이 자국 연안의 해역을 완벽히 감시하고, 나아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인도 푸네(Pune)에 위치한 해양연구센터(Maritime Research Center) 설립자이자 퇴역한 인도 해군사령관인 아르납 다스(Arnab Das) 박사는 인도, 싱가포르, 바누아투를 포함한 융합 센터의 고품질 데이터 활용 능력이 역내 해양역영인식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스 박사는 포럼 기고글에서 “자동화와 머신러닝은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실시간으로 식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해역이 포함된 이 지역의 해군, 해안 경비대, 기타 해양 단속 기관은 중국의 공격 태세로 인해 중요한 해상교통로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례로 2023년 10월 말 중국 해안 경비대, 해군, 해상 민병대 함선으로 구성된 호송대는 필리핀 해안 경비대 함정 2척과 다른 선박 2척이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사주(Second Thomas Shoal)에 주둔한 필리핀 군대에 식량과 보급품을 전달하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 이 사건 당시 중국 선박이 필리핀 해안 경비대 함정과 보급선을 공격하자, 필리핀은 외교적으로 항의했고, 미국은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이라며 중국을 규탄했다.
미국 해군 사무엘 히넌 와인거(Samuel Heenan Winegar) 중위는 미국 해군연구소의 학술지 프로시딩스(Proceedings) 2022년12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해상 민병대, 군사화된 해안 경비대, 합법적으로 경쟁하는 상선 및 플랫폼에 대한 기소 등 회색 지대 전술을 사용함으로써 제1열도선에서 기존의 자유롭고 개방된 해양 공유지에 도전하려고 서서히 시도하며, 공식 군사 문서에서 대만을 ‘중국 부흥에 필수적인 전략적 공간’이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위한 발판’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인거 중위는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이러한 활동을 탐지하고 억제하기 위해 센서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위성과 센서가 “타격 자산에 개별 전술적 지평을 훨씬 뛰어넘는 전장 인식 능력과 실질적으로 글로벌 범위에서의 정보, 감시, 정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함정과 기타 타격 자원에 사용되는 센서는 호스트 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잠재적 표적에 대한 충분한 유기적 타겟팅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며 “제1열도선을 따라 네트워크화된 센서를 배치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이 현재 및 향후 역내에서 계획하고 있는 작전의 논리적인 확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