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특집 기사파트너십

동맹 및 파트너십

전략적 관계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기

알프레드 오얼러(Alfred OehlerS) 박사/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
사진: AP 통신

우리는 종종 동맹과 파트너십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러한 관계야말로 미국과 경쟁국을 차별짓는 요소다. 또한 이러한 관계는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은 향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경우, 다시금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계를 지속하고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모두에게 이득이다.

과거의 탁월한 성취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우리는 어떤 변화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 이 관계에서 아직 더 찾아내고 활용할만한 어떤 기회가 남아있을까? 이러한 질문들은 거듭해 물어야 할 중요한 것들이다. 지금과 같은 전략적 경쟁 상황에서는 위험성이 높다. 우리는 스스로의 한계를 끝없이 시험하고, 동맹과 파트너십에 무엇을 더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이러한 동맹과 파트너십이 중요한 순간에 제공할 수 있는 판도를 뒤바꿀 이점이 무엇인지 모색해야만 한다.

동맹과 파트너국에 폭넓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5가지 요소가 있다. 이 요소들은 우리의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시켜 줄 잠재력을 갖고 으며, 오늘날은 물론 미래의 전술적 및 전략적 난관에 맞서 네트워크를 더욱 탄력적이고 유의미하게 만들어준다. 첫째,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를 재편해야 한다. 둘째, 기존의 정립된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 셋째, 연결 고리를 맺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넷째, 더욱 심도 있는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다섯째, 이러한 네트워크와 관계를 한층 집중력 있고 강력하게 활용해야 한다.

관계 재편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은 지난 수년 동안 존재해 왔다. 그렇기에 이러한 관계에는 과거의 상황과 우선순위가 반영되어 있다. 또한 우리는 정기적으로 이러한 프레임워크 하에서 수행되어온 활동들과 관계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함으로써 변화에 발맞추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전략적 경쟁이 증가하면서 그 기반이 급격하게 바뀌었다고 할 수 있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과 같은 사태에서도 잘 드러나듯, 우리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은 이에 맞추어 잘 변화해왔는가?

우리의 전략적 상황은 점점 더 경쟁적이기는 하지만, 깊은 경제적 유대와 상호의존성으로 인해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심지어 이런 유대 및 상호의존적 관계를 종종 적국과 맺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전보다도 더욱 다차원적이며 복잡하다. 분쟁은 더 이상 전통적인 공중, 해상, 육상 영역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이버, 우주, 정보와 같은 새로운 영역이 빠른 속도로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수히 많은 측면에서 변화가 일고 있는 만큼,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이 여전히 목적에 부합하는지 재평가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우리의 합의들, 그리고 이러한 합의가 현재 진행형인 과제들에 갖는 의미를 재평가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격차를 해소하거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하여 잠재적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필요성이 있다.

태국 동부에서 개최된 코브라 골드 2023 도중 대한민국 탱크가 상륙하고 있다.

관계 확장

역내 군대 간 관계적 측면에서만 동맹과 파트너십을 평가한다면, 상황은 고무적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은 수치적으로는 물론, 지리적 범위 측면에서도 이미 놀라운 수준이다. 그러나 성장과 개선의 여지도 있다. 군대가 없어 배제된 국가를 살펴보는 등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여전히 만족스러울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측정 기준을 적용해보면 상황이 덜 만족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군사적인 측면뿐 아니라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협에 대해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결집하는 능력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어떨까? 사실, 우리의 네트워크는 군사 파트너를 소집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다른 주요 국가적, 지역적 및 국제적 이해관계자들이 전장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도록 동참하게끔 독려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중요한 점을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및 회색 지대(gray-zone) 과제들이 존재하는 우리의 현재 전략적 경쟁 상황 속에서 군대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군대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며, 이와 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군대가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게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네트워크에 속해야 할 요소나 주체에는 어떤 것들이 더 있을 수 있을까?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여기에는 적합한 기간 관 파트너들을 모으는 것과 같이 익숙한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 이는 시작일 뿐이다. 더 많은 대상이 논의될 수도 있다. 회색 지대 및 하이브리드 문제를 보다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사회 전반적 접근법이 제안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민간 부문이나 비정부기구와 같은 비국가 주체가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자주 거론된다.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회색 지대 및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탄력성을 확보하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할 비군사적 파트너를 추가적으로 포함해야만 한다. 서로 다른 임무와 우선 순위, 그리고 조직 문화로 인해 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전은 꼭 필요하다. 이러한 추가적인 파트너의 참여를 통한 확장을 통해, 전체 네트워크의 중요성과 유효성이 증폭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관계 혁신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은 주로 양자 협정을 토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해결책에는 다각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한 경우가 왕왕 있다. 범국가적 회색 지대 또는 하이브리드 위협과 더불어 국가 간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연합을 바탕으로 한 대응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꼭 거대한 연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민첩성 및 적시성, 지리적 집중도, 지원 공유에 있어서의 효율성 등 어떤 사유에서든 보완적인 연합체이거나, 해결하려는 문제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단 3~4개 국가의 연합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이러한 소규모의 다국적 협력 노력을 가리켜 “소다자(minilaterals)”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4자간 파트너십, 소위 쿼드(Quad)를 통해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미국은 한데 모여 공동의 전략적 우려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소위 오커스(AUKUS)라 불리는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미국 간 3자간 파트너십은 방위 과학 및 기술 공유와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범위하고 더욱 전문적인 문제 또는 지리적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연합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합은 비공식적이거나 임시적인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일부는 공식적인 협약을 통해 성문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프랑스,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대한민국, 베트남 등 소다자 협력을 위해 회합하거나, 여기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추세다.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새로운 소다자 협력 방식 탐색에 이상적인 기반이 되어준다. 또한 전역에 걸쳐 촘촘히 펼쳐진 관계망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및 러시아와 같은 국가의 정부가 펼치는 악의적인 활동을 억지하고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능하거나 적절한 경우에, 기회가 있다면 살펴볼 가치가 있다.

통합 심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심각한 취약성이 드러났다.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하자 세계 경제가 멈춰섰다. 중국이라는 단일 국가가 국제 공급망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는지를 깨달은 순간, 전부터 제기돼 왔던 국가 안보 문제에 더해 경제적 붕괴 가능성이 새롭게 경계해야 할 부문으로 부상했다. 전략적 경쟁국이 어떻게 그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얻게 되었을까?

이러한 사태를 배경으로 동맹과 파트너십은 한층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됐다. 경제적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e)” 혹은 “위험 완화(de-risk)”가 필요한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촉발됐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산업 부문의 홈쇼어링(homeshoring) 혹은 리쇼어링(reshoring)이 자주 제시됐다.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관련해서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이 또 다른 옵션으로 거론됐다. 이는 민감한 산업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핵심적인 소재, 부품 또는 기술의 소싱을 다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맹국과 파트너국은 또한 산업적 및 경제적 통합을 한층 심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국방에 있어 핵심적인 산업에서 두드러졌다. 이와 같은 통합은 파트너국들의 비교 우위를 결합하여, 핵심 산업 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집합적인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모색한다. “내재적 동맹(allied by design)”과 같은 용어는 기초 연구부터 제품 배포에 이르기까지 심층적인 협력 및 통합 수준을 묘사한다. 방위 과학 및 기술 부문에 있어서의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미국 간 협력은 이러한 야심찬 통합의 좋은 사례다. 다양한 첨단 기술 영역에 있어 더욱 광범위한 파트너국이 참가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존재한다. 사이버, 우주 및 정보 작전 부문은 물론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협력과 통합이 쉽지는 않다. 여기에는 질적으로도 더 심도있는 파트너들 간의 헌신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을 통해 얻어지는 이점들은 더욱 탄력적인 산업과 경제에 기여하며, 팬데믹으로 인해 드러난 취약점을 해소하고, 경제적 강건함을 함양하며,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여러 영역에 걸친 다차원적인 미래 과제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십이 앞으로 크게 한 발자국 도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네트워크 활용

연습을 거듭하면 완벽해진다. 군사 훈련은 작전 준비 상태를 시험할 수 있으며, 합동군의 준비 태세와 효율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연합에 있어 다양한 합동군 파트너 간의 상호 운용성을 위해 훈련은 필수 불가결하다. 여러 군대가 함께 원활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능력은 우리 동맹 및 파트너십의 특징이다. 이는 잠재적인 적국을 상대로 강력한 통합 억제력을 발휘한다.

인도·태평양은 발리카탄(Balikatan), 코브라 골드(Cobra Gold), 가루다 실드(Garuda Shield), 말라바(Malabar), 탈리스만 세이버(Talisman Sabre)를 비롯해 여러 다국적 훈련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와 같이 촘촘한 네트워크는 탁월한 기반이 되어준다. 여러 군대가 최신 과제에 맞서 혁신함에 따라 이와 같은 훈련들을 통해 동맹과 파트너십이 확장 및 강화되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가 보여진다. 훈련에 참가하는 국가의 수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훈련에서 다루어지는 시나리오의 범위 역시 그 수와 정교함 및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다. 우주 및 사이버와 같은 새로운 영역은 더욱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며, 정보 영역 역시 마찬가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더 깊은 수준의 상호 운용성과 통합이 시험을 통해 달성되고 있다.

이는 우리 동맹과 파트너십의 많은 것을 말해주지만, 여전히 우리는 잠재적인 적들의 발전 상황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우리는 시간이나 자원 측면에서의 모든 제약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잠재적 적국을 앞서나갈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는 매 훈련 이후 기준을 더욱 높게 설정해야 함을 의미하며, 고강도 시험을 수행할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협력하기 위해 필수적인 역량을 강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앞으로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십을 통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될 것이다. 현 상태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대신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의 네트워크는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 그리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인 통합 억지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통로다. 우리의 행동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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