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릭스 김(Felix Kim)
최근 일본은 중요한 정책 기조 변화의 일환으로 방산 수출 규정을 개정하여 외국과 라이선스를 맺고 제조된 완제품 방위 장비의 수출을 허용했다. 분석가들은 일본의 미사일 방어 역량 강화 노력과 맞물린 이 전략적 움직임을 계기로 역내 및 글로벌 안보 역학의 지형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 개정으로 일본은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은 이를 통해 자국의 무기도 그대로 유지하면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미사일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반겼고, 기하라 미노루(Minoru Kihara) 일본 방위상은 미일 안보 협력 강화 및 역내 평화 보장에 있어 무기 이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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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 헌법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 개정상 국내에서 제조된 무기를 전쟁 중인 국가로 수출하는 것은 금지된다.
랜드연구소 방위 분석가 제프리 호눙(Jeffrey Hornung)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려는 의지와 일본의 방위 산업 강화를 위해서는 수출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국내의 요청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새 규정이 일본의 달라지는 방위 전략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면서 첨단 요격 미사일과 레이더 시스템의 배치 등 미사일 방어 강화를 위한 일본의 막대한 투자에 주목했다. 일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방공지상환경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통신 연결 및 네트워크의 잠재적 취약성을 해결하는 데까지 주력하고 있다.
미일 미사일 방어 협력 역시 강화되고 있다. 호눙 박사는 SM3 블록 2A 지대공 미사일을 둘러싼 오랜 동맹국 간의 협력 및 극초음속 무기 위협에 대응하는 활공 요격기 같은 최근의 이니셔티브에 주목했다.
그밖에 그는 최근 일본이 필리핀에 레이더를 수출하고 한국과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등 역내 안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는 것은 보다 광범위한 방위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 단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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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시에 일본이 군수품 비축량을 늘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병력을 늘리는 등 다른 방위 과제 해결에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방산 수출 정책 개정은 일본의 안보 파트너십 강화 및 국내 방위 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위장비 수출은 의원들이 사안별로 고려할 예정이다.
이번 수출 규제 완화는 일본 방위 산업의 고객 기반층을 확대함으로써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고, 이는 결국 일본의 방위력 증강 계획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호눙 박사는 밝혔다.
그는 또한 이러한 정책 변화를 계기로 일본이 역내 및 세계 안보에서 더욱 영향력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 및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요즘 미일 동맹에 대한 일본의 결의와 역내 위협에 대항하는 세력으로서 점차 커지고 있는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펠릭스 김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