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1년간 외국 연구선 진입 금지 선언

AP 통신
인도가 스리랑카 해역에 정박한 중국 선박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가운데, 스리랑카는 외국 연구선의 자국 영해 진입을 1년간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닐루카 카두루가무와(Niluka Kadurugamuwa) 스리랑카 외무부 대변인은 해당 금지 조치는 모든 국가에 적용되며, 이번 조치는 자국 연구자들이 외국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제공: AFP/GETTY IMAGES
최근 몇 년간 중국 선박은 양자 협정에 따라 스리랑카 항구에 정박해왔다. 가령, 중국 선박 시옌 6호(Shi Yan 6)는 2023년 10월 콜롬보항에 며칠간 정박했으며, 2022년에는 중국 해군 선박 위안왕 5호(Yuan Wang 5)가 중국이 운영하는 스리랑카 남부의 함반토타항에 정박하기도 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은 위안왕 5호의 입항에 항의했으며, 스리랑카는 간첩선으로 의심되는 해당 선박에 선상의 정보 수집 장비를 끈 뒤 정박할 것을 명령했다.
스리랑카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해운 항로 중 하나에 위치해 있으며, 인도는 이 지정학적 위치를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인프라 구축 계획에 따른 사업을 비롯, 여러 가지 명목으로 지난 10년간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차관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사업들의 수익성은 차관을 상환할 만큼 충분하지 못했고, 이에 스리랑카는 2017년 함반토타 항구를 99년 임대 조건으로 중국에 넘겼다. 이 거래가 체결되자 스리랑카에 중국 군사 기지가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스리랑카는 2022년 4월 약 110조 원(83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을 선언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해외 채무이고 대외부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인도는 스리랑카에 막대한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
최근 인도와 중국은 개별적으로 스리랑카와 부채 구조조정 협상에 나섰으며, 덕분에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이 약속한 구제금융 약 3조 8천억 원(29억 달러) 중 2차 지원분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