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티 다 코스타(Gusty Da Costa)
2023년 3월 초, 태국과 미국 공수 부대 500여 명이 태국 서부 쁘라쭈압키리칸(Prachuap Khiri Khan)의 타나랏(Thanarat) 요새 근처에 있는 키 큰 열대 풀밭에 낙하했다. 곧이어 한국, 태국, 미국 해병대를 태운 MV-22 오스프리(Osprey)와 CH-53E 슈퍼 스탤리온(Super Stallion) 헬리콥터가 활주로를 확보하여 후속 부대가 자유롭게 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코브라 골드 2023 참가자들은 실사격 훈련, 모의 상륙 공격, 사이버 방어, 우주 작전 등 모든 전장 영역을 아우르는 훈련에 참가했다. 훈련에는 토목 공학 프로젝트, 정글 생존 과정, 무에타이로 알려진 태국 전통 복싱 강습 등이 포함되었다.
제42차 코브라 골드 훈련은 태국과 미국의 지원으로 2월 28일부터 3월10일까지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27개국에서 10,000여 명의 군인이 태국에 파견되어 짠타부리(Chanthaburi), 촌부리(Chonburi), 롭부리(Lopburi), 라용(Rayong), 싸깨오(Sa Kaeo)주에서 훈련했다.
세계 최대 규모이자 최장기 다자간군사 훈련인 코브라 골드에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이정식 참가국으로 참가했다. 이외에도20개국에서 대표단이 제한적 참가자나 참관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코브라 골드의 광범위한 프로그램은 지역 내 군대가 직면한 다양한 현대적 과제를 반영한다.
태국군 참모총장 찰름폴 스리사와스디(Chalermpol Srisawasdi) 장군은 개회식 연설에서 “지역 안정을 강화하는 군사 작전의 범위는 육상, 해상, 공중, 사이버, 우주를 포함한 모든 영역의 모든 위협에 대처하도록 사실상 확장되었다. 또한 평화 유지 작전, 해양 안보,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도 포함된다.”며 “과거에 성공적인 케이스를 보여주었듯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지역 안보를 유지하고 필요한 지원 및 재해 구호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 사령관 존 아퀼리노(John Aquilino) 대장은 기념식에서 “코브라 골드 훈련은 미래의 도전에 함께 대응하여 모든 국가가 번영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코브라 골드 2023은 전투 및 인도주의적 구호 작전을 선보였지만, 훈련의 핵심은 정보 및 기술 공유, 준비태세, 원활한 상호운용성이다.
안보 및 국방 전문지인 더 디펜스 포스트(The Defense Post)는 태국 해군 참모총장 체렝차이 촘쳉팟(Cherngchai Chomcherngpat)이 “함께 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됐을 때 서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더 디펜스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해병대 조나단 코로넬(Jonathan Coronel) 대위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다르지만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추구한다는 공통 유대감으로 뭉쳤다. 이것이 코브라 골드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8,400여 명과 함께 태국 4,000명, 한국 420명, 일본 146명, 싱가포르 54명 등 다른 참가국에서도 다양한 인원이 배치되어 지역 파트너십과 협력의 강점을 입증했다.
전투 준비
파란 하늘 아래 상륙장갑차가 바다를 가로질러 외딴 해변으로 이동했다. 헬리콥터가 상공을 급습하는 가운데 한국 해병대는 무기를 들고 태국 및 미국 해병대와 함께 해변을 가로질러 이동했다. 다른 부대는 지상으로 내려와 전진하는 대원들을 엄호했다.
상륙팀은 베이스 캠프의 함포와 근접 항공 지원 사격으로 적의 화력을 저지하는 연습을 했다. 이후 육상 부대가 해변에 도착해 적진에 침투하는 동시에 해변을 확보했다.
이 훈련에서 유려하게 과시한 상호운용성은 계획자, 지휘관, 육군, 해군, 해병대, 공군, 기타 대원들의 사려 깊은 조정과 인내의 결과였다.
태국 해군은 해병 지상 지휘관들과 함께 태국 최대 상륙함 HTMS 앙통과 상륙 유틸리티함 로얄 라비를 보냈다. 한국은 F-16 제트 전투기와 상륙돌격장갑차를, 미국은 와스프급(Wasp-class) 상륙함 USS 마킨 아일랜드(Makin Island), F-35 제트 전투기, 기타 군사 자산을 보냈다.
커뮤니티 강화를 위한 협력
코브라 골드 2023에서 전투 훈련이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동안 시민 활동은 강인함과 복원력을 강조했다. 인도군과 인도네시아군은 태국 공군과 알래스카주 엘멘도르프 리처드슨(Elmendorf-Richardson) 합동 기지의 미국 공군과 함께 라용주의 반 카오 탈랏(Ban Khao Talat) 학교에서 다기능 건물을 조립했다. 미국 태평양 공군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협력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 사회 봉사와 인도주의적 지원에 중점을 둔 훈련의 취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모겐스턴(Andrew Morgenstern) 미국 공군 중위는 “우리 팀은 태국 제14기동개발부대, 인도네시아 육군과 협력했다.”며 “우리는 한 팀으로 잘 어우러졌으며 서로에게서 많이 배웠다. 특히 태국군의 효율성과 인도네시아군의 전문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 인도네시아 육군 장교는 코브라 골드 같은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장교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이번 합동 훈련도 각 군이 상호 교류하고, 우정을 쌓으고, 관련된 모든 국가의 문화, 관습, 전통, 특성을 상호 이해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러한 직접적이고 심오한 이해를 통해 각 국의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파트너로서의 기여
싱가포르 국방부에 따르면 싱가포르군은 사이버 방어 훈련과 태국 및 미국 대원과 함께 라용의 반 모 무이(Ban Mor Mui) 학교에 다목적 건물을 건설하는 토목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편 일본 자위대 대원들은 라용의 우타파오(U-Tapao) 국제공항에서 태국 및 미국 대원과 함께 비전투 대피 훈련에 참가했다. 이들은 훈련 중 공항에 도착한 피난 승객들을 대상으로 검색, 신원 및 수하물 검사, 화학물질 검사 등을 실시했다.
전인범 전 한국 육군 중장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이러한 활동을 통해 복잡한 연합작전에 필요한 기술과 숙련도를 습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든 기여할 수 있다.”며 “국제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수적이므로 한국은 코브라 골드 같은 기회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군대와 함께 훈련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2년부터 코브라 골드에 참가해 왔으며 2010년에 정식 참가국이 되었다. 한국은 태국, 미국과의 상륙훈련과 함께 정글 환경에서 특수작전 훈련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캐나다, 피지, 프랑스, 몽골, 네팔, 필리핀, 영국 등의 국가에서도 소규모 팀을 파견하여 훈련에 참가했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은 지역 공동의 안보 도전에 대비하기 위해 참모 및 사이버 훈련에 참가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 대변인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오스트레일리아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국방 파트너십을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브라 골드 훈련 같은 다자간 방어 훈련은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이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군대 간 상호운용성을 심화하여 안정적이고, 번영하고, 복원력이 있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대 전투술의 가치
태국 무술 챔피언 솜밧 반차멕(Sombat Banchamek)은 주먹, 팔꿈치, 무릎, 정강이를 사용하는 고대 전투 스포츠인 무에타이를 미군에게 가르쳤다. 태국어로”하얀 연꽃”을 의미하는 부아카우(Buakaw)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브라 골드에 훈련하러 온 모든 미군은 태국 무술인 무에타이에 관한 문화를 교류하고 배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육군 상병 아담 캐슬(Adam Castle)은 무에타이 교육의 장점과 최고의 수련자로부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에 대해 칭찬했다. 캐슬 상병은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영향
국방과 외교를 관장하는 인도네시아 국회 제1위원회 의원인 데이브 락소노(Dave Laksono)는 기술 습득, 상호운용성 향상, 새로운 시스템 및 기술에 대한 친숙함 등이 코브라 골드 2023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이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전반의 파트너들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는 훨씬 더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는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장교들이 다른 나라에서 온 같은 계급의 장교들과 연결될 수 있다.”며”지금은 대대장이나 소대장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각국의 육군 참모총장이나 정책 입안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스티 다 코스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