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펠릭스 김(Felix Kim)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최신 기술 시스템을 운영 및 유지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재를 유치하지 못하고 기존의 인재들도 떠나고 있어, 중국 공산당의 군사 현대화 추진 및 역내 지배권을 쟁취하려는 야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수 졸업생들이 더욱 벌이가 좋고 제약이 적은 민간 부문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해 군 복무를 기피하고 있어, 인력난을 해소하려 시작한 인민해방군의 개혁이 힘든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랜드 연구소(Rand Corp.)의 국제 방위 선임 연구원인 티모시 히스(Timothy Heath)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도 인정했듯, [인민해방]군은 현재 무기와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교육 수준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유치 및 보유하는 데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숙련 노동자의 부족은 인민해방군이 역내 다른 강대국들과 함께 정교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이는 중국의 영향력이나 특권이 감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민해방군은 200만 명의 장병 모집을 대부분 자원 입대에 의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45만 명의 장교와 민간인, 85만 명의 부사관, 70만 명의 사병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인민해방군은 꼭 필요한 기술력을 갖춘 인재 유치를 위해 대학에 도움을 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유수 대학인 칭화 대학교(Tsinghua University)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2022년 8천 명의 졸업생 중 인민해방군에 입대한 것은 12명에 불과했다. 2005년 이래, 칭화 대학교 졸업생 중 인민해방군에 입대한 인원은 매년 평균 16명에 불과하다.
중국의 202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대학 졸업생들의 사병 입대 증가율은 57%에 그쳤다. 이는 해당 증가율을 7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인민해방군의 10개년 목표에 못미치는 수치다.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입대가 가능한 인재들은 보통 군대 연봉이 민간 부문에 비해 낮다고 여기고 나아가 군 생활에는 너무 제한이 많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인민해방군은 인터넷 사용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또 모든 군인은 결혼을 하거나 이혼을 할 때 반드시 상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병들은 막사에서 생활하며, 대부분의 장교와 부사관들은 복무 기간이 10년 이상이 되어야만 배우자와 함께 거주할 수 있다.
한편, 인민해방군 요원들의 이직률 또한 높다. 이는 교육 보조금, 군 복무 후 다른 공직으로 보다 쉽게 이직할 수 있는 특권 등 군 내 인재 유치를 위해 마련한 유인책들이 오히려 기회만 되면 군을 떠나도록 부추기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인민해방군이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확보하려면 이직률 감소 방안을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숙련된 전투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라고 히스 박사는 덧붙였다. “이직률이 높아지면 군대는 숙련된 역량을 더욱 정제하는 대신 신병을 재교육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인민해방군은 탈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범법자에게 굴욕감을 주고 무거운 형량을 홍보하기 위한 미디어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상황은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인민해방군이 숙련 인력 손실을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는 있지만, 합동 전투 교리, 점점 더 정교해지는 기술과 무기 등으로 인해 군대 충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히스 박사는 말했다.
또 그는 “기술적으로 진보된 군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숙련된 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에 가장 적합한 청년들에게 군 복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대가 인력난에 직면하게 되면서, 이러한 결핍은 인민해방군의 전투 태세 능력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펠릭스 김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