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냉전의 교훈을 바탕으로 신뢰 구축

포럼 스태프
2023년 11월 미국과 중국 정상이 군사 통신을 복원하기로 합의하면서 냉전 시대 신뢰구축조치(confidence-building measure)의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
최초의 공식적인 신뢰구축조치는 1963년 미국과 소련이 양국 지도자들이 계속 연락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구축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등장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의 여파로 두 나라가 핵 충돌 직전까지 갔을 때 구축된 핫라인은 그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군비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은 1967년 이 핫라인을 사용하여 지중해 내 함대 이동이 적대적 의도가 아님을 전달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양국은 1980년대까지 이 핫라인을 사용했으며, 현재까지도 이와 비슷한 통신선이 모스크바와 워싱턴을 이어주고 있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이 군사 통신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지 하루 만에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부 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이후에도 러시아 측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 회견에서 “우방은 물론 적과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대화 채널을 열어두어야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일 때도 러시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량은 앞으로 위기 관리를 위해 유지해야 할 중요한 역량이다. … 양국 정상이 이러한 채널을 열어두기로 합의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미군과 인민해방군 지휘관 사이의 소통이 단절되면 각국 군대와 관련된 사고나 오해가 특히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안팎에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영유권 분쟁 해역 상공에서 급격히 증가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강압적이고 위험한 작전 행동을 기록했다. 한편 중국 해안 경비대와 해양 민병대 선박은 미국의 조약 동맹국인 필리핀을 필두로 다른 국가의 합법적인 조업, 연구 임무, 군사 작전을 일상적으로 차단하고, 괴롭히며, 방해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 및 파트너국들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해상 교통로를 확보함으로써 경제적 번영을 보장할 수 있다.
중국이 무력으로 합병하겠다고 위협하는 자치 지역 대만을 2022년 미국 대표단이 방문하자 중국은 통신 핫라인의 복원을 거부했다. 2023년 초, 미국은 중국과 국방부 장관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중국은 이 요청도 거부했다.
2023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합의에 따라 중국이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면 양국 국방부 장관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중국은 지난 10월 리상푸(Li Shangfu) 국방부 장관을 해임한 이후 아직까지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1월 15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별도로 회담을 갖기 전에 인사하고 있다. 비디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