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럼 스태프 / 국제 모니터링, 통제, 감시 네트워크
불법 비보고 비규제 어업(IUU), 전세계적인 골칫거리로: 판매되고 있는 생선 다섯 마리 중 한 마리는 불법 어획된 것이다. 전 세계 바다의 65%가 집중되어 있고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사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는 국가 경제를 해치고, 이미 부족한 어획량을 붕괴 수준으로 몰아가며,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위험한 강제 노동까지 조장하는 불법 어업이 횡행하고 있다. 생선이 주요 식량 공급원인 국가가 많기 때문에 해당 자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때문에 불법 조업 행위 식별에 전문 지식을 갖춘 새 국제 비영리 단체 컨소시엄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각국이 불법 비보고 비규제(IUU) 조업으로 의심되는 어획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보및 배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2022년 5월에발족된 합동분석조직(JAC)은 점점 심각해지는 불법 조업 문제 해결을 위해 결성된 이니셔티브로서 무료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IUU 어업을 근절하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다수의 해양 관활권과 국제수역의 한계에 부딪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비해, IUU 어업의 규모는 최근 몇 년 새 계속 증가추세였다. 특히 코로나19 규제로 타격을 입은 빈곤층이 불법 조업에 뛰어들면서 감시와 단속이 더욱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단속 역량을 갖춘 국가라 해도 양자 또는 다자간 협력 없이 개별적으로 이를 집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합동분석조직은 어업에 대한 모니터링, 통제, 감시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정보 허브이자 포럼이다. 합동분석조직의 파트너 단체들은 데이터, 혁신기술, 파트너십 조성 등을 통해 각국이 IUU 어업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 국제 모니터링, 통제, 감시(IMCS) 네트워크, TM-트래킹이 함께 설립한 합동분석조직은 당국 기관에 어업 정보, 분석, 지원 및 교육을 제공한다. 여기에 더 많은 비영리조직이 함께하게 되면서 더 깊이 있는 대처가 가능해졌다. 합동분석조직의 자금은 각국 정부 및 자선 단체가 지원한다.
토니 롱(Tony Long) 글로벌피싱워치 최고경영자는 보도 자료를 통해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존의 이니셔티브와 도구, 파트너십은 물론이고 각기 다른 강점과 전문 분야를 모두 동원한다면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먼 바다는 말할 것도 없고, 자국의 해역에서조차 조업을 감시하고 모범 사례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단속 공백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을 부추기게 되고 그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2023년 2월 보고서를 통해 “IUU 어업 문제의 핵심은 전 세계 어류자원량의 고갈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주요 식량 공급원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라며, “해양 생물들은 인간이 그어 놓은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이며, 불법조업 어선 역시 광활한 바다를 누비며 전세계 바다의 자원을 착취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IUU 어업이야말로 진정한 세계적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 모니터링, 통제, 감시(IMCS) 네트워크의 마크 영(Mark Young) 전무이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합동분석조직이 파트너국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기존에는 동일한 공간에 대해서도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다수의 기관과 협력해야해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합동분석조직에서는 원스톱 쇼핑처럼 하나의 창구를 통해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낮은 리스크, 높은 수익률
불법 어업이란 특정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허가 없이 어획하는 것을 뜻한다. 비보고 어획량은 실제 어획량보다 축소되거나 전혀 기록되지 않은 어획량을 가리킨다. 비규제 조업의 경우 위성 및 레이더 모니터링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완전히 근절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도양 북서부와 대서양 남서부 공해에서 이루어지는 오징어 어업은 관리 계획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규제가 부재하다고 마크 영 전무이사는 말한다.
단속의 목적이 단지 어류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IUU 어업은 조직 범죄와도 관련이 있다. 2023년 1월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은 불법 어업이 “강제 노동, 마약 밀매, 자금 세탁, 야생동물 밀매와 같은 중대 범죄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면서 불법 어업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IUU 조업을 단속하는 국가들은 수산 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포획·채취하여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미국해군연구소의 2023년 2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중국이 어류 소비량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불법 어업 관행에 대한 취약성, 참여도 및 대응 노력을 기준으로” 152개 연안 국가를 평가하는 불법 비보고 비규제 조업 지수에서 꾸준히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해당 지수는 글로벌 수산양식 컨설팅 업체인 포세이돈 아쿠아틱 리소스 매니지먼트와 스위스의 비정부기구인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글로벌 이니셔티브(Global Initiative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가 개발했다.
중국 어선이 타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국해군연구소는 중국의 원양어선단이 4,600척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서 매년 공해의 더 먼 바다로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제니퍼 루니온(Jennifer Runion) 미국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많은 중국 국적 어선과 선원들이 ‘정규직이 따로 있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무장 대중 조직’이라고 중국이 설명하는 해상 민병대에 소속되어 있다고 보고했다. 어부들은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목표 달성을 위해 해상을 감시하고 있으며 훈련 및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환태평양 전역의 연구소와 협력하는 하와이의 비영리단체 퍼시픽 포럼(Pacific Forum)은 2021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IUU 조업이 리스크는 낮으면서 수익성이 높은 이유는 처벌 수위가 평범한 수준의 벌금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해저 바닥을 그물로 끌어 취약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선박도 존재한다. 어선단은 참치, 오징어 등의 어종을 포획한 뒤 국가 규제가 부재하거나 느슨한 항구에 불법 어획물을 하역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어획물을 공장에 하역하거나 먼 바다의 냉장 화물선으로 옮겨 싣는 환적 행위가 어업 규제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 효과적인 감독 체계가 없는 일부 항구에서는 이런 과정을 악용해 어획물을 운반할 수 있어 이런 방식을 통해 IUU 조업으로 잡은 어류가 공급망에 유입되기도 한다.
이러한 불법 조업은 합법적으로 어업 활동을 하는 어민들의 생계에도 피해를 끼칠 수 있어, 각국 정부는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인공위성과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해상 범죄자들을 식별하고 억제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합동분석조직의 임무는 각국,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IUU 조업 및 그 수혜자를 식별해내고, 보다 효과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단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전문 지식의 통합
2022년 5월 호주, 인도, 일본, 미국의 정상들은 일본에서 열린 쿼드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수산업 보호를 위해 정보 공유 및 기술 개발을 통해 해양정보통합망(MDA)을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자들은 이와 같은 협약이 IUU 조업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으로써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반겼다.
2007년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IUU 어업 근절을 포함한 책임 있는 어업 관행 촉진을 위한 지역 행동 계획’을 수립했으며, 해당 계획의 11개 회원국은 어업 관리 강화를 목표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수산물 업계 전문가들을 위한 온라인 뉴스 채널 시푸드 소스(Seafood Source)에 따르면 2022년 투발루 정부는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조업하고 있는 무허가 또는 미신고 어선을 위성으로 감시하기 위해 뉴질랜드 기업을 고용했다. 한편 미국과 13개 태평양 도서국은 승선협정을 체결해, 도서국의 배타적경제수역 내 현지 당국 법 집행을 위한 미국 함정의 지원을 승인했다.

마크 영 전무이사는 “이러한 협력 관계가 민관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파트너십으로 발전되고 육성되는 것이 사람들 눈에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주수산관리국의 비브 페르난데스(Viv Fernandes) 국제규정준수정책 선임 관리자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합동분석조직과의 협업은 초기 단계”라고 말하며, “우리는 해당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국제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관련 정보와 분석을 공유함으로써 IUU 어업에 공동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 관계자들 역시 협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뉴질랜드의 국제어업규정준수 팀장인 앤드류 라이트(Andrew Wright)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어업은 데이터가 넘쳐나는 분야로, 현재 단속 요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이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설명하며, “합동분석조직는 회원국들이 이러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여 일선 담당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분석조직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영리 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소속 회원 단체들은 역량이 부족해 신기술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기술 및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며, 특히 IUU 조업 대응에 필요한 데이터에 원활히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크 영 전무이사는 이러한 서비스가 이상적으로는 전세계 해양정보통합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년 6월 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엔해양회의에서 당시 미국 국무부 산하 해양 및 국제환경 과학국의 부차관보였던 모니카 메디나(Monica Medina)는 “새롭게 발족한 합동분석조직는 다양한 그룹이 뜻을 모아 기존 기술들을 활용하여 어업 정보 수집과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 등을 도모하는 경이로운 모범 사례”라고 상찬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공동으로 창출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진들의 손에 신속히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JAC의 파트너 조직들
JAC 설립의 주축이 된 비영리단체들은 공동의 노력을 지원하며 여타 전문기관의 도움도 환영한다. JAC를 발족한 세 단체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피싱워치(Global Fishing Watch)는 해양의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활동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공유한다. 또 글로벌피싱워치는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기 위해” 위성 이미지, 머신러닝 및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하여 선박자동식별시스템과 선박모니터링시스템의 GPS 좌표를 추적한다.
국제 모니터링, 통제, 감시 네트워크(IMCS)는회원국과 어업 규정준수 및 단속 책임자 간의 ‘소통과 협력, 조정”을 지원하는 단체로서 개발도상국 내 해양수산법 집행 기관의 역량 강화를 촉진하는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TM-트래킹(TMT)은 각국의 수산 당국과 국제기구에 정보 및 분석을 제공하여 파트너 국가가 수산법 집행 및 거버넌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이후 JAC의 파트너로 추가 가입한 단체들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연구 기관인 C4ADS는 특정 어선과 해당 어선의 어획량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기업이나 개인을 매칭시킬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분석을 제공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수석 분석가인 C4ADS의 샘 나우조카스(Sam Naujokas)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해상에서 선박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는 두더지 찾기 게임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이야기했다.
앨런 인공 지능 연구소의 AI 기반 소프트웨어 스카이라이트는 해양 분석가와 보호 구역 관리자에게 의심스러운 선박의 행동을 거의 실시간으로 식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