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통 사안동북아시아분쟁/긴장

중국발 인지 바이러스 퇴치하기

황야치(Ya-Chi Huang) 소령/타이완 육군

최근 수 년 간 중국은 타이완 국민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내부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콘텐츠 팜(content farms)”을 통해 정보 및 인지 작전을 수행해오고 있다. 콘텐츠 팜은 질낮은 선전 콘텐츠를 대량으로 배포하는 웹사이트 및 관련 조직들을 지칭한다. 중국은 자치 구역인 타이완에 대해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본토와의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중순 중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홍콩에서 일어나고 신장 지역 내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 현실이 드러나면서, 타이완 국민들은 이와 같은 역정보 캠페인, 특히 중국발 역정보 캠페인에 대해 더욱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전술을 변경해야만 했다. 2021년 5월 타이완에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중국은 이를 인지 작전 수행의 기회로 삼았다. 현재 중국은 소위 50센트 군이나 “늑대 전사” 외교관 같은 전통적인 인터넷 트롤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타이완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타이완 국민들의 정부 신뢰를 약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SNS 사이트와 플랫폼을 활용하여 논란이 많은 사안에 대해 조작 정보 및 허위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 2021년 5월 이러한 중국의 인지 바이러스들이 타이완의 소셜 미디어에 침투하자 코로나19를 넘어선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의 국영 인터넷 여론 형성 그룹인 “50센트 군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50만 명에서 2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SNS를 통한 확산

2020년 타이완 인터넷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완에는 매일 평균 8시간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8개의 SNS 계정을 보유한 사용자가 약 1900만 명 존재한다. 이는 타이완의 SNS 성숙도를 잘 보여주는 지표이다. 2021년 5월 코로나19가 발병함에 따라,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의 수가 증가하고, 타이완의 대표적인 메시징 앱 라인에 수많은 역정보가 등장했다.

중국발 인지 바이러스는 타이완 정부 깎아내리기, 중국 옹호, 사회 혼란 야기 등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첫 번째 범주의 바이러스는 공통적으로 타이완이 자체 제조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정부의 방역 조치를 비판한다. 타이완 정부가 홍콩의 민주화 시위와 홍콩의 빈과일보 폐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중국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들은 타이완의 코로나19 예방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 범주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백신을 맞은 타이완 국민을 내세우며, 중국산 백신이 뛰어나다는 점과 중국산 백신이 어떻게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 찬양한다. 세 번째 접근법에서 중국은 일본,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가 타이완에 기부한 백신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 타이완은 다른 나라의 백신 기부에 감사하고 있지만 중국의 심기는 불편하다. 일례로 일본에서 보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타이완에 도착했을 때 부작용에 대한 허위 정보가 SNS에 퍼졌다. 미국이 타이완에 백신 기부를 발표하자 중국은 또 다른 역정보 캠페인을 진행하여 백신 기부와 무기 거래를 연계하려 했다. 마찬가지로 미국 상원 의원이 타이완을 방문하자 중국은 미국이 대피 경로를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중국은 타이완 국민 사이에 분노를 일으키고 공포와 공황을 조성하려 한다.

2021년 9월 7일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는 일본의 네 번째 코로나19 백신 기부가 이루어졌다. 중국은 SNS에서 정보 조작 캠페인을 통해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출처: 타이완 외교부

 

사회의 저항력 강화

중국은 내부 갈등 조장, 국민들의 분노 조장, 분열 및 지배와 같은 세 가지 접근법을 통해 인지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중국은 현지 협력자를 동원하여, 논란을 일으키고, 허위 정보를 퍼뜨림으로써, 타이완의 여론을 조작하고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조장하려 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적과 싸우기 위해 적의 적과 동맹을 맺는 데 능숙하다. 따라서 중국은 현지 협력자들과 일할 때, 특정 이해 집단을 지지하지 않고 그들을 활용하여 영향력을 확대한 후 타이완 정부에 대응한다.

타이완군은 중국의 인지 바이러스 위협에 대응하여 문화 홍보를 통해 국민의 저항력과 국방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코로나19 위기뿐만 아니라, 56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 및 타이완 방공식별구역 내 끊임없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범 속에도 계속되고 있다. 타이완군의 전투 및 지원 부대는 중국의 인지 바이러스에 대응하며 이러한 다양한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문화 인식 조치를 통해 민군의 사기를 높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일례로 국방부는 정보 조작을 즉시 무력화하기 위해 웹사이트에서 정보 조작 확인 섹션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정보 조작을 발견할 때마다 SNS에 해명 정보를 게시한다.

더불어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화 홍보 캠페인을 제작하여 SNS 사이트와 기타 인터넷 플랫폼에 게시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타이완 최대 TV 방송사와 협력하여 “파이팅”이란 이름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병영 생활을 체험하고 군사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제고한다. 국방부는 타이완 국군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군사 테마로 화려하게 제작된 지하철을 디자인했다. 또한 시바견 마스코트를 홍보 대사로 선정하여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군대를 다정하고, 친근하고, 활기차게 묘사하고 있다. 최신 디자인 시리즈는 사실적이거나 무거웠던 이전 캠페인과 달리 다정하고 활기차며 군을 친근하고 평범한 국민으로 묘사하려는 열망을 반영한다.

타이완이 중국과의 긴장 속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타이완이 자체 제작한 슝펑 3 중거리 초음속 대함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타이완 국방부가 2022년 5월 27일 공개한 사진. 출처: 타이완 국방부/AP 통신

 

인지 방화벽 구축

타이완군은 중국의 인지 바이러스에 저항하기 위해 문화 홍보 역량을 강화하고 저항력을 구축해야 한다. 국방부는 다른 부처와 협력하고 가능한 한 폭넓게 군사 지식을 확산하여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강화하고 중국의 정보 조작 캠페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 한다. 은퇴한 미군 군사 분석가 티모시 L 토마스(Timothy L. Thomas)는 미국육군대학교의 분기별 학술지 파라미터스에 발표한 기사 《마음에는 방화벽이 없다》에서 하드웨어 시스템에만 집중하여 인간의 마음, 인식, 정신의 중요성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타이완 국민에게 통일 선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타이완 국방부는 다른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마음에 굳건한 방화벽을 구축하여 역정보에 대응하며, 중국발 인지 작전의 효과를 낮춰야 한다.

코로나19가 변이하는 것처럼 중국의 인지 바이러스도 변이한다. 타이완은중국의 인지 및 정보 작전의 첫 번째 표적이다. 전 세계에 역정보를 퍼트리는 것이 중국의 목표이며, 이미 이를 실행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처럼 인지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또한 개발해야 한다. 타이완의 상황은 타이완처럼 민주주의, 자유, 국민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든 국가에 교훈이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Officer Review Magazine의 2023년 7-8월 판, Military Order of the World War 저널 Vol. 62 No. 4에 게재되었다. 포럼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이다. https://moww.org/wp-content/uploads/2023/06/Officer-Review_July-August-2023-New-web-edition.pdf

황야치 소령은 타이완 육군의 소령으로, 중국 라디오 프로그램 하위부서 보이스 오브 한(Voice of Han)과 심리전 그룹의 담당자로 활동하고 있다. 황야치 소령은 2013년 타이완의 군사 학교 푸 신 강 칼리지를 졸업했으며 저널리즘 개발 학사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제3지역지원사령부 룽탄 A형 종합정비창, 6군단사령부 33화생방단, 육군사령부 근무지원대대 등의 부대에서 수석참모로 근무하고 있다. 황야치 소령은 업무의 일환으로 중국과 타이완의 사회 및 문화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보이스 오브 한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공공 서비스 뉴스(라디오 뉴스 미디어 보도) 부문에서 2019년 타이완 로터리 골든 휠 어워드(Taiwan Rotary Golden Wheel Award)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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