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통 사안동북아시아분쟁/긴장

러시아의 공세와 곡물협정 탈퇴로 중국 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세계 식량 안보 위협 예상

포럼 스태프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명분 없는 전쟁을 이어 나가고 있는 러시아가 2023년 7월 흑해곡물협정에서 탈퇴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식량 공급을 무기화하려 할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우호국들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 역시 감수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한 해 동안 흑해곡물협정에 따라 전쟁으로 인한 흑해의 봉쇄를 풀고 인도주의적 뱃길을 열어 밀, 보리, 옥수수, 해바라기 등 약 3,300만 톤의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출을 허용한 바 있다. 이 협정 덕분에 폭등했던 전 세계 식량 가격은 안정을 되찾았고, 세계 최대 인도주의 단체인 유엔의 세계식량계획은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수단, 예멘 등 기아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에 72만 5천 톤의 밀을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엔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협정에 따른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으로 수출 물량의 거의 4분의 1을 중국이 수입했다. 분석가들은 인도태평양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공급 감소로 인해 식량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리델 리서치 그룹의 설립자 데이비드 리델(David Riedel)은 뉴스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최대 구매국인 만큼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해당 협정의 중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리 비축분을 소량 마련해 두었을지는 모르나 그렇다 해도 몇 달 분이 아닌 몇 주 분에 불과할 것”이라며, “중국의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이 대단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곡물협정을 탈퇴함에 따라 또 다른 주요 곡물 수입국이자 해당 협정을 중재했던 튀르키예와의 관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집트 역시 난처한 상황이라고 더 월 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보도했다. 이집트는 푸틴에게 중요 파트너국이라 불리며 대접을 받아왔지만, 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 이전에 이미 60%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후 러시아가 흑해의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공격하면서 최소 10만 톤의 곡물이 소실되었으며, 러시아는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은 군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곡물의 다른 수출 경로 역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다뉴브 강의 항구들을 공격해 곡물 저장 시설들도 파괴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 시장에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조달되지 않더라도 러시아가 해당 물량을 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식량 및 물 안보 전문가 케이틀린 웰시(Caitlin Welsh)는 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중국이 수입하는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물량을 대체할 만큼 비축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당 신문은 우크라이나 곡물 협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수출 물량이 중국 내 옥수수 소비량의 1/4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곡물 운반 선박이 부족하여 영세 해운 회사가 운행하는 소형 노후 선박에까지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분석가들은 흑해 항구로 향하는 러시아 선박의 보험 비용이 치솟음에 따라 러시아의 곡물 수출 비용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자국의 식량 안보와 경제 안정이 아닌 푸틴에 대한 지지를 우위에 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유엔 대표는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및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 재개를 촉구했다. 하지만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닛케이 아시아 뉴스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푸틴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곡물협정 연장을 강요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The Jamestown Foundation) 소속 윌리 워랩 람(Willy Wo-Lap Lam) 선임연구원은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에 매우 의존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정학적 문제와 국가 안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장관은 8월 초에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 이후 전 세계 곡물 가격이 8%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식량 위기가 전례 없이 악화된 데는 곡물협정 파기가 일정 부분 일조했다며 식량 위기 완화를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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