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을 종전시킨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10일 후인 1918년 11월 21일,영국 전시내각의 조지 커존(George Curzon) 위원은 연합국간석유회의를 기념하는 저녁 만찬을 주재했다. 커존은 런던에 모인 대표단을 향한 건배사에서 연합국이 엄청난 수의 트럭 덕분에 “석유의 물결을 타고 승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고 단언했다. 프랑스 대표 앙리 베렌저(Henry Berenger)는 독일이 막대한 석탄 매장량을 믿고 자신들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국에는 석유를 소유한 연합국이 승리했음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것은 철도에 대한 자동차의 승리였다.
석유에 목마른 지정학의 시대를 연 세계대전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인도태평양 전역의 군 및 국방 기관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과학과 공학의 급격한 발전을 최전선에서 주도하고 있다. 지열발전 기지와 무공해 전기자동차부터 해조류, 작물, 가정용 쓰레기 같은 바이오매스에서 생산한 제트 연료에 이르기까지, 군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평시와 전시의 작전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유해한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혁신의 동력이 되는 요인은 다양하다. 기후 영향을 완화하고 기후 영향에 대한 회복력을 갖춰야 하는 민간과 군의 의무, 화석 연료 매장량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위기로 인한 석유 및 가스 공급 부족, 병력의 준비와 보호를 지원하는 청정 기술의 발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판도가 돌이킬 수 없게 급속도로 바뀌고 있으며 군은 이로 인한 변화를 피할 수 없다”고 당시 오스트레일리아 전략정책연구소의 방문 연구원이었던 오스트레일리아 왕립 공군(RAAF) 울라스 일디림(Ulas Yildirim) 중령은 2022년 6월 전략정책연구소 보고문을 통해 밝혔다. “호주의 액체연료 안보를 위한 수입 의존이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은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이 작전 지역으로 가서 임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수준이 아니다. 애초에 작전 지역에 다다를 수 있느냐의 문제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작전능력을 희생시키는 제로섬 선택이 아니다.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은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는 점점 분열되고 위험한 세계 및 역내에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지시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향상된 작전 수행은 2022년 10월에 발표된 미국 공군의 기후행동계획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미국 공군부는 “우리의 전반적인 목표는 더 적은 연료로 더 큰 전투력을 군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 사례
창이 공군기지(Changi Air Base)의 공중급유기-수송기 격납고에서 싱가포르군은 연료 소비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지의 다른 부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시설은 태양광 패널, 자연환기, 잔디로 덮인 지붕, 친환경 건축 자재 등으로 전기를 절약하는 한편 빗물을 모아 관개 및 기타 비음용 용도로 사용한다. 싱가포르군과 싱가포르 국방부의 지속가능성 최고 책임자인 프레드릭 추(Frederick Choo) 준장은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태양 에너지는 싱가포르에서 여전히 가장 유망한 재생에너지이며, 이에 군 주둔지와 기지의 적합한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약 20MWp[메가와트피크]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나머지 군 주둔지의 적합한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고 그렇게 되면 총 50MWp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고 그는 예상했는데, 이는 연간 12,5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태양광 에너지 도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기관과 협력하여 국방부 토지 내 저수지에 부유식 수상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싱가포르는 전력의 96%를 수입한 천연가스로 생산하며, 천연가스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북미같이 먼 곳에서는 액화천연가스의 형태로 들여온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에 따르면 720 평방 킬로미터의 대지면적에 인구 560만 명이 살고 있는 이 도시 국가는 태양 에너지와 같은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양에 한계가 있다. 2021년 말, 싱가포르 당국은 2035년까지 싱가포르 전력의 약 3분의 1을 풍력, 수력발전과 같은 저탄소 재생에너지원에서 수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추 준장은 싱가포르군과 싱가포르 국방부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가 “2021년 2월, 국가 차원의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한 범국가적 계획”인 싱가포르 그린 플랜 2030(Singapore Green Plan 2030)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한다. 군은 이러한 노력의 선두주자로서 2030년까지 행정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한 국방과학기술연구소 및 국립환경청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에서 생성된 바이오가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공군은 F-16 전투기 일부에 친환경 항공 연료를 넣고 시험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응엥헨(Dr. 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2020년 3월 창이 격납고 공개 행사에서 싱가포르 해군의 고효율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통한 항속시간 향상 연구를 인용하며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면 작전상의 이점 역시 얻을 수도 있다”고 의회에 말했다.
급격한 전환
지속가능성을 향한 싱가포르의 일련의 노력은 역내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예다. 국방뉴스 매거진은 2021년 8월호에서 “안보 우려, 기후 변화, 작전의 변화를 야기하는 재생자원의 등장이 서로 맞물리며 극심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시아 국가의 군대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하며, 화석 연료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이나 한국 같은 산업 강국의 경우 “중국의 공세 저지, 핵무장한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도발에 대한 대비, 인도적 재난 극복과 같은 복잡한 국가 안보 과제를 감안하면 해당 군에게 에너지 안보는 훨씬 더 절실한 주제다. 대체 에너지원이 점점 더 실용화됨에 따라 이들 국가와 군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 일본의 방위백서는 자연 재해 발생 지역으로의 배치 증가, 군사 기지와 장비에 대한 부담 가중 같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언급했다. 일본의 안보 대비 및 도전 과제를 다루는 연례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백서는 일본이 ‘2050년 탈탄소 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국방부 태스크 포스(TF)를 신설한 직후 발표되었다.
2021년 4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이 개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 기시 노부오(Nobuo Kishi) 당시 일본 방위대신은 방위성 시설의 최소 50%가 해당 회계연도에 태양열 같은 재생자원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방위성은 하이브리드 전기디젤 엔진을 탑재한 시제품 지상 차량을 개발하고, 일본 자위대 차량의 전기용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과 협력했다. “국방을 위한 활동과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은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시 방위대신은 말했다.
인도 육군은 일부 평시 부대의 차량 중 경차 25%, 버스 38%, 오토바이 48%를 전기차로 대체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2022년 10월 힌두스탄 타임스 신문이 밝혔다. 육군은 상업용 및 주거용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태양광 충전소를 개발 중이다. 세계 3위의 에너지 소비국으로서 전력 생산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는 인도는 이에 “야심찬 재생에너지 목표”를 세웠다고 미국 국제무역관리청이 밝혔다.
전장 회복력
친환경 기술에는 전술적 이점도 존재한다. 공학 박사 학위 소지자인 일디림은 오스트레일리아 전략정책연구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은 이미 그 부분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면서”정찰장갑차의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로 전기 오토바이가 시험되었는데, 소리가 안 나는 조용한 오토바이는 전장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는 군수지원의 취약성을 특히 척박한 지형에서 감소시킬 수 있다고 폴 파르난(Paul Farnan) 미국 육군의 시설, 에너지 및 환경 선임부차관보는 설명한다. 그는2022년 10월, 2027년까지무공해 비전술 경량 차량의 도입과 하이브리드 전술 차량 및 전투 차량의 개발을 촉구하는 육군의 기후실행계획이 발표되는 자리에서 “만일 차량에 넣는 연료를 30%, 40%, 50% 줄일 수 있다면 현재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연료 호송차의 반만 보호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사상자가 절반이 된다는 뜻이고, 전투에서 빼내는 전투 병력이 절반이 된다는 뜻이다.”
또한 파르난은 미국 씽크 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행사에서 이러한 차량은 엔진이 돌아가지 않아도 통신과 레이더 같은 전기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에 “무기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두 가지 신호, 바로 음향 신호와 열 신호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에 필요한 연료의 양과 전장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연료의 양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군인들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미국의 공군은 또한 바이오매스 및 기타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항공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휴대용 장비를 개발 중이라고 일디림은 언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의 합동 연료 및 윤활유 연구소의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2012년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의 첫 번째 바이오매스 원료 비행을 승인하기도 한 일디림은 그러한 키트가”위치상 접근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 복잡한 공급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 시점에 현장에서 연료를 생산해낼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비하는 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청정 에너지 투자가 2,615조원(2조 달러) 이상으로 2022년 대비 50%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IEA는 2022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명분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이후에 이어진 전쟁이 “전례 없는 진폭과 복잡성을 가진, 전 세계가 처음으로 직면한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고 그 결과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서 풍력, 태양력 및 기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고 밝혔다.
주요 에너지 소비주체인 전 세계의 군은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역으로 그러한 변화를 주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호주 군은 2016년~17년연료에 약 3,900억원(3억 미국 달러)을 지출했는데, 이는 그 어떤 물자 비용보다도 더 큰 것이었다고 일디림은 지적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이 사용하는 연료가 “소수의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정유소를 통해 들어오는 전 세계 원유”라면서 “하지만 이러한 필수 물자 조달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위기나 갈등으로 인해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어떤 국가에도 심각한 안보 문제이지만, 원유와 정제유의 순수입국이자 에너지 소비의 약 3분의 1을 석유에 의존하는 호주 같은 국가에는 특히나 더 위험하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일디림은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의 비전투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군사 시설 현대화 작업 시 태양광 및 기타 재생에너지원을 도입하고, 교육 및 훈련 시 시뮬레이션 기술 사용을 확대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항공사나 해운사 같은 상업 부문 기업, 민간 연구소, 군사 파트너 등이 보유한 전문지식을 적극 활용해 노력의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고 상호운용성을 증대시킬 것을 요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의 미래가 보장되려면 호주의 대체 연료 부문이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의 필요만이 아닌 보다 광범위한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성장해야 한다”고 일디림은 지적한다. “그리고 그러한 성장은 오직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에너지 부문은 개별 사업자나 기업이 독점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확실성 확보하기
그러한 공공-민간 파트너십이 인도태평양 전역에 뿌리를 내리면서 미국 정부의 최대 에너지 사용처이자 세계 최대의 전기 구매처 중 하나인 미국 국방부는 사회 전체 차원에서 진행되는 재생에너지 전환의 영향을 받아 이미 뚜렷한 결과를 내고 있다. 미국 국제조세 및 투자 센터의 에너지, 성장, 안보 프로그램 관리자 제임스 그랜트(James Grant)는 2011년부터 15년까지 미국 군의 재생에너지 생산이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이는 국가 전체의 진행 속도를 월등히 능가하는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4월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 잡지 기고문에서 “재생에너지원 사용 유무에 따라 민첩하고 안정적인 군이 되느냐, 시장 충격에 휘청이고 노후 인프라에 시달리는 부진한 군이 되느냐로 갈릴 수 있는 이 새로운 시대에 미국은 안주할 여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재생에너지 기술 목표가 계속 높아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미군이 냉전 당시 적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3대 핵전력에 주력했던 것처럼, 21세기에는 에너지 자립형 군으로서의 우위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되야 한다.”
미군은 여러 방문에서 이 목표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12월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이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연방기관은 2030년까지 전력의 100%를 탄소 무배출 에너지원으로 조달하고 그 중 적어도 절반은 현지에서 공급되는 청정에너지여야 한다는 내용이 추진 목표 중 하나로 설정되었다. 국방부와 산하 기관은 포괄적인 기후 완화 및 복원력 계획을 실시하여 행정명령을 준수했다. 그 노력의 예는 다음과 같다.
• 미국 육군은 2022년 말, 무기 제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즈(General Dynamics Land Systems)와 함께 차세대 에이브람스(Abrams) 전차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에이브람스X는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시스템이 탑재되어 연료 소비가 절감되고, 운전병은 기척이 날 수밖에 없는 엔진 소음이나 발열 없이센서를 비롯한 여타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는 전차의 치사성과 생존성을 향상시키고 작전 영역을 대폭 확대시킨다”고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M2 브랜들리 보병전투차량을 대체하기 위한 미국 육군의 선택적유인차량 프로그램에 참가한 5개의 업계 기업 모두 하이브리드 전기 설계를 제안했다.
• 미국 공군은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의 사용을 확대하고 소형수송기 및 회전익 항공기의 전기화를 모색하는 한편, 나사(NASA)와 국방회사 및 기타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항력은 작고 연료 효율성은 뛰어난 날개동체일체형 항공기를 개발 중이다. 항공 연료가 공군 에너지 소비의 약 80%를 차지하는 만큼, 이러한 발전은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대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미국 공군의 추진부 국장 존 스네든(John Sneden)은 말한다. 그는 2022년 9월 매릴랜드주에서 열린 공군우주군협회의 항공, 우주, 사이버 컨퍼런스에서 “우위에 설 때마다 언제나 뒤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말씀드린다”면서 “적이 뒤에서 얼마나 바짝 따라오고 있는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언제까지고 우위를 점할 수는 없다. 언제나 혁신하고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 해병대와 미국 해군 역시 지속가능한 에너지 발전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축으로서 이미 거의 70년 전에 세계 최초의 핵추진 잠수함과 선박을 취역시켰고, 1980년대 중반에는 기지 내 지열 발전을 구축했으며, 바이오연료를 일부 사용하는 대녹색함대(Great Green Fleet)의 항공기와 선박을 지난 10년간 배치했다. 2022년 조지아주의 알바니 해병대 군수기지는 넷제로(net-zero) 에너지를 달성한 최초의 국방부 건물이 되었다. 이는 전력 공급업체에서 받아 연간 소비하는 전기보다 바이오매스 스팀터빈이나 매립가스 발전시설 같은 재생에너지원에서 생산하는 전기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민간 영역에도 혜택을 가져다준다. 그랜트는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글에서 “미군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술 혁신의 주체였으며, 이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중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안보 향상과 더불어 최신 에너지 기술의 활용 및 응용이 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재생에너지의 혁신적인 발전의 물결 속에서도 인도태평양 군대와 국방 조직의 핵심 임무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 프랭크 켄달(Frank Kendall) 미국 공군 장관은 기후 계획을 발표하는 성명서에서 “여기에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공군의 임무는 여전히 언제 어디서나 비행하고, 싸우고, 이기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을 추격해오는 도전자(pacing challenge) 중국에 앞설 수 있도록 현대화 및 작전 역량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국가가 우리를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나 대응하고 항공과 우주를 지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면서”우리의 임무는 변함없지만 전 세계가 점점 심화되는 기후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대응하고, 싸우고, 이길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