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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국방 수장들, 국제법 준수와 대화 촉구

포럼 스태프

2023년 6월 초에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20회 샹그릴라 대화의 주요 주제는 소통과 협력이었다. 이번 안보 포럼에는 전 세계 49개국에서 600여 명의 국방부 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 외교관, 분석가 등이 참석했다.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는 회담을 여는 기조연설에서 대화는 국가들 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가드레일이라고 설명하면서 “외교 관계 냉각으로 인한 침묵”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한편 이번 연례 포럼에서 별도의 회담을 갖자는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부 장관의 제의를 리상푸(Li Shangfu) 중국 국방부장이 거절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었다. 오스틴 장관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중국에 유감을 표하며 양국 군 간의 위기 관리를 위한 메커니즘 제고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더 많은 대화를 나눌수록 위기나 갈등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오해와 오판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역내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구상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은 강압이 아닌 주권 존중, 국제법 준수, 투명성과 개방성, 인권, 평화적 대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국방부 장관 회담을 거절한 리상푸 국방부장은 그러나 취임 후 첫 국제 무대에서 중국이 대립이 아닌 대화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규칙과 국제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포럼 주관 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인도 태평양 방위전략 프로그램 소속 베를레 누웬스(Veerle Nouwens) 샹그릴라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메시지가 일부 국가에는 공허한 울림을 남겼을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누웬스 선임 연구원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를 인용하며 “역내 국가들을 향한 중국의 공격적 행동, 특히 해상에서의 군사활동”을 지적했는데,

중국의 이러한 이중적 태도에 대한 지적은 리상푸 국방부장을 향한 질문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중국은 말로는 대화를 하자고 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대립이다”라면서 “중국은 말과 행동이 왜 그렇게 다른가?”라고 질문한 필리핀 해양경비대 제이 타리엘라(Jay Tarriela) 준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질문에 리상푸 국방부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스틴 장관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필리핀, 영국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역내외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하고 국제법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원대한 영토 계획을 지닌 주변 강대국들에 비해 작은 나라인 필리핀은 법치를 수호함에 있어 국제법이 국가 간 균형을 잡아주는 최고의 장치라고 믿고 있다”고 카를리토 갈베즈 주니어(Carlito Galvez Jr.) 당시 필리핀 국방부 장관 대행은 말했다.

호주,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영국의 국방부 장관들도 포럼에서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올해로 체결 52주년을 맞이한 5개국 방위 협정(FDPA)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앤드류 리틀(Andrew Little) 뉴질랜드 국방장관은 작은 국가들 간의 오랜 관계가 “균형을 유지시킨다”면서 5개국 방위 협정이 역내 집단방위의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국방부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Yasukazu Hamada) 일본 방위상, 이종섭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불법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고 평가하기 위한 실시간 정보 공유 계획을 논의했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이들은 해상차단, 해적방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 억제에 초점을 맞춰 대잠수함 및 미사일 방어 훈련을 비롯한 합동 안보 훈련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하마다 방위상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역내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지속적인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국 국방부가 밝혔다.

한편 호주, 일본, 미국의 국방부 장관은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안보 긴장에 우려를 표하고,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해상 지역을 군사화하고, 해안경비정과 해상민병대를 위험하게 활용하고, 타국가의 연안 자원 활동을 방해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성명에서 각국은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인도양 지역 방위 협력에 대한 세션이 열려 프랑스, 인도, 오만, 스리랑카, 미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논의를 진행했다. 비크람 미스리(Vikram Misri) 인도 국가안보부보좌관은 해적, 불법 어업, 인신매매, 마약 및 무기 밀수, 자연재해와 기후변화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역내 협력은 국제 규범과 국제법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해양법협약을 인용하고 현상 변경을 위해 일방적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따라서 인도양에 대한 접근은 역내 양자간, 다자간 수단과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우리의 역량을 모두의 이익을 위해 배치하여 역내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럼 폐막일에 응엥헨(Dr. 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국가 간 공식 및 비공식 대화 채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그러한 대화 채널은 시간을 두고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위기가 닥쳐서야 비로소 채널을 만들거나 가동하는 것은 너무 늦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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