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브케(Tom Abke)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한 중국이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를 위기 타파를 위한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바이칼호 물을 수입하려는 시도는 러시아 정부의 초기 지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대중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물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31,500km²에 달하는 바이칼호 물에 대한 접근이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Lowy Institute)에 따르면 중국 지하수의 90%가 식수로 부적하며 절반 정도만이 농업이나 산업용 용수로 적합하다. 지하수 오염의 주된 원인은 급격한 산업화이다. 건조 지대 및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하이하(海河), 화이하(淮河), 랴오강, 황화 유역의 절반 이상의 수위가 급격히 저하되는 등 물 부족 사태는 중국 북부에서 특히 심각하게 체감되고 있다.
그런데 바이칼호(사진)의 위치는 공교롭게도 1644년부터 1911년까지 중국 청나라가 지배했던 러시아 투바주와 매우 가깝다. 중국 기업들은 바이칼호의 물을 2017년에는 1,000km의 송수관 건설을 통해, 2019년에는 병입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오려 했다.
송수관이 예정되로 설치되었다면, 중국의 간쑤성으로 물을 끌어오기 위해 몽골을 횡단했을 것이다. 이 계획은 당시 러시아의 농업부 장관과 중국 싱크탱크에 의해 승인되었지만, 러시아 환경론자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프로젝트는 무산되었다.
2019년에는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며 생수 생산 공장을 세우려 했지만, 반대자들이 약 100만 명의 서명을 모아 청원 운동을 진행한 데 이어 바이칼호 인근 러시아 이르쿠츠크 지방 법원은 공장 건설을 불법으로 판결하고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로위 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북부에서 사용되는 물의 대부분을 남쪽에서 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2022년 중국 남부 전역에서 기록적인 가뭄이 발생하면 중국 정부의 시선이 바이칼호로 향했을 수 있다.
랜드 연구소의 국제 방위 수석 연구원인 티모시 히스(Timothy Heath)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 같은 프로젝트 구축과 관련해 현지인의 반대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가 핵심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이 송수관 자금을 제공하고 물값에 비싼 금액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할 수 있으며, 이는 인센티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지방 정부와 지역 주민은 물 수출에 반대할 것이다. 이는 곧 러시아 정부가 중국을 대신해 지역 주민을 억압함으로써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거나, 아니면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가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석유 공급국으로 부상했을 뿐더러 러시아산 가스, 석유 화학 제품, 목재, 광물 등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히스 박사는 “중국과 러시아 간에 역사, 국경 및 기타 문제를 두고 여전히 긴장이 존재하며, 자원 거래 조건에 대한 분쟁은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이러한 차이는 미국의 패권에 반대하고 이를 제지하려는 공동의 이해관계와 비견할 바가 아니기에 중국과 러시아는 편의의 동반자로 남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톰 아브케(Tom Abke)는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포럼 기고가다.
사진 제공: 한스 루카스(HANS LUCAS),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