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긴장통합 억지특집 기사

중국의 경제 정책 풀이

중국 당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파푸아뉴기니에 도달했을 때 벌어진 일

피터 코놀리(Peter Connolly)

시진핑 중국 공산당 주석은 2018년 11월 16일 모르즈비 항(Port Moresby)에서 태평양 섬 국가 지도자 8명과 만남을 갖고, 그들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관계로 격상시켰다. 그런 뒤 시 주석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의 참여를 독려했다. 파푸아뉴기니는 2018년 6월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협력에 앞장섰고, 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을 주최했다. 그러나 2017년 당시 파푸아뉴기니의 고위 공무원과 기업인들을 인터뷰했을 때는 파푸아뉴기니가 일대일로 계획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파푸아뉴기니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제공할 것이 거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는 2020년 저널 안보 도전(Security Challenges)에 게재된 더 긴 논문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2017년 박사 과정 현장 조사 당시와 2019년에 인터뷰하고 취재한 내용을 비교하여 일대일로 계획에 합류한 뒤 파푸아뉴기니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평가하였다.

중국인 화교들은 몇 세대에 걸쳐 태평양 섬 국가로 이민왔다. 먼저 1세대는 일명 “구화교”로 불리며,19세기 중반부터 푸젠성과 광동성을 떠나온 이들이다. 2세대 화교는 1950년대와 1970년대 동남아시아를 거쳐 도착했고, “신화교”라고 하는 3세대 이민은 1990년대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저우추취(走出去)” 정책에 힘입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일대일로 계획의 시작과 더불어 성장한 중국 국유기업 직원과 중국의 국가 이익을 대표하는 관료들로 구성된 4세대의 등장을 앞두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이하 OBOR) 전략은 2013년 발표된 중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겠다는 시주석의 비전에서 시작되었다. 4년 후, 중국은 전략이라는 인식을 피하기 위해 대외용 명칭을 One Belt, One Road에서 Belt and Road Initiative로 바꾸었지만, 중국어로는 원래의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OBOR 대신 영어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BRI를 사용하겠지만, BRI나 OBOR은 본질적으로 똑같은 개념이다. 이 기사에서는 일대일로 계획이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을 확산하고 신흥강국으로서의 입지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지리경제적 전략이라고 이해한다.

파푸아뉴기니는 태평양 섬 국가들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 계획에 동참했다. 피터 오닐(Peter O’Neill) 당시 국무총리는 2018년 6월 베이징을 공식 방문하여 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개최 지원을 요청했고, 시 주석은 중국은 파푸아뉴기니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준비를 지원할 것이며 본인도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확답했다. 그리고 이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중국 항만 공정 공사는 200일 안에 10킬로미터에 달하는 4차선 도로와 포럼 시설인 APEC 하우스를 건설하기로 했다. 5개월 후, 시 주석은 모르즈비 항을 국빈 방문하여 APEC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을 인정한 8개 태평양 섬 국가들의 정상들을 초대해 만남을 가졌다. 이들 8개국 정상은 모두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그 이듬해 2개 국가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을 외교적으로 인정하면서 일대일로에 합류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일대일로가 파푸아뉴기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더불어 그 비용에 대한 우려도 동반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일대일로가 과연 무엇인지 명확한 이해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중국 관료의 관점

파푸아뉴기니에 주재하는 한 중국 관료는 2019년, 일대일로는 “폭넓은 개념으로, 뭉툭한 붓으로 그려낸 붓질같은 이미지”라면서 일대일로는 “협력을 위한 플랫폼이자, 상호 유익한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는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푸아뉴기니의 국가 전략에 발맞추기 위해 파푸아뉴기니 당국과의 상호 협의 절차를 강조했지만, 일대일로가 약탈적 대출이라는 비난을 받자 2018년 재조정안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래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자세히 정의된 바는 없다.” 그러나 무역, 인프라, 정책, 민심, 자금의 연계성을 의미하는 “5통과 맥을 같이 하는 프로젝트는 모두 광범위하게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서구 기업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중국의 전략적 계획상으로는 이해가능하겠지만, 그 개념이 너무 광범위해서 어떤 활동이 일대일로의 일부인지 외부인들이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세계 사회의 움직임에 맞춰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선택 기준으로서 설계된 것일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비용을 중국 화폐로 지불할 필요는 없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나 세계은행, 그밖의 다른 국가를 통한 다자간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일대일로가 존재하기 전에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5통과 부합한다면, 그것이 바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니까 말이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전략적 내러티브에 부합하는 한, 중국 기업이 무엇을 제공하든, 모두 일대일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렇듯 경제 도구를 사용해 국제적 영향력을 제고하는 활동을 통해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갈수록 많은 이들이 일대일로 프레임워크 안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관점

모르즈비 항의 파푸아뉴기니-중국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선임 회원에 따르면, 2015년 태평양 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 건설사가 파푸아뉴기니에 대거 유입되었다고 한다. 그 대부분은 중국 국유기업으로, 그들은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현지에 남아 가격 인하와 경쟁 심화를 유발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에서 저임금 인력을 데려와 입찰가를 현지 업체 대비 50%까지 낮춤으로써 경쟁 우위를 점했다.

이 사업가의 설명에 따르면, 그동안 오닐 총리는 중국 기업들을 선호했지만, 2019년 예기치 못하게 제임스 마라페(James Marape) 총리로 교체되면서 신화교들의 우려가 커졌다. 마라페 총리는 “파푸아뉴기니를 되찾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파푸아뉴기니 경제 일부 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비롯한 외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중국 사업가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혼란은 “정부가 모를 때 아시아개발은행이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대일로의 목표는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 확대라고 확인해주었다. 일단 양해각서가 체결된 만큼, 중국 관점에서 파푸아뉴기니는 “일대일로 지도 위에 있으며”, “비즈니스가 개방된” 나라로 간주된다. 파푸아뉴기니에 진출한 중국 국유기업의 수는 1995년 중국 해외 공정 공사가 설립된 이후 서서히 증가하던 추세였으나, 파푸아뉴기니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이듬해에는 거의 두 배가 되어 2018년 6월부터 2019년 7월까지 파푸아뉴기니에 진출한 중국 국유기업의 수는 21개에서 39개로 증가했다. 파푸아뉴기니, 구화교, 서구 기업들은 이러한 시장 포화 상태에서 경쟁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신규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들어온 뒤 잔류하여 경쟁사 대비 매우 낮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계약을 따냈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은 중국 기업들이 경쟁 회사를 도태시키기 위해 자회사를 통해 추가 입찰서를 제출함으로써 증폭된다.

중국 상무부에서 발행한 파푸아뉴기니 외국인 투자 가이드의 2018년과 2020년 주요 중국 기업 목록을 비교하면 중국 국유기업의 수가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말 파푸아뉴기니 투자진흥국 웹사이트에도 1995년 이후 79개 이상의 주요 중국 기업과 12개의 중국 협회가 파푸아뉴기니에 등록되어 있다고 나와있다. 이를 통해 중국 상무부 목록에 등재된 주요 기업들 외에도 많은 자회사와 소규모 기업이 파푸아뉴기니에 진출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라무니코 제련소의 중국 노동자들이 바사무크 인근에서 파푸아뉴기니 여성들로부터 농산물을 구입하고 있다. 션 게슬러(Shaun Gessler)

중국 국유기업의 관점

중국 국유기업의 한 임원은 일대일로가 “저우추취” 정책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일어난 흐름의 이름표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일대일로가 서구 국가들에게 위협적으로 받아들여지며 사업상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추가적인 중국 자금 지원이 없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변화 없이 “중국의 부상을 요란하게 선전”하는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곳에 사업을 하러 왔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는 피하고 싶다”고 말하며, 그 의미를 명확히 부연했다. “우리는 기업인이지만, 엄밀히는 국유기업인이다. 국유기업은 국가의 요구를 따르도록 지시받을 수 있다.”

주요 국유기업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조율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는 중국 상무부의 경제 및 교역 자문가와 긴밀하게 협력한다. 이 중국인 임원에 따르면, 국유기업들은 그러한 지시가 설령 경제 논리나 편의성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전략적, 정치적 목적에 도움이 되기에 수용한다.

국유기업은 중국 경제의 주요 수단이며 이상적인 지리경제적 도구로 보인다. 1985년 데이비드 볼드윈(David Baldwin)은 역사적으로 다른 국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비경제적 힘을 행사하는 경제적 국가경영 기법을 확립했다. 1990년 에드워드 러트왁(Edward Luttwak)은 전쟁이 없는 지정학적 경쟁을 뜻하는 “지리경제학”을 제안했고, 2016년 로버트 블랙윌(Robert Blackwill)과 제니퍼 해리스(Jennifer Harris)는 이는 경제적 도구로 지정학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목적은 경제적 도구가 경제적 가정과 상충된 방향으로 작용하게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리칭콴은 잠비아에 진출한 중국 국유기업들은 순수한 경제적 이익 대신 “국가 자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구 국가들과는 동기가 다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러한 철학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나타났다. 그 대표적 예로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 야금 공사(MCC)가 마당 지역에서 운영하는 라무니코(Ramu NiCo) 니켈과 코발트 광산과 제련소를 들 수 있다. 라무니코 광산은 이러한 전략적 자원을 장기적으로 축적하기 위해 2007년부터 10년 이상 손실을 감수하고 운영되었다.

그러나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을 잡은 솔로몬제도의 외교적 전환은 중국 국유기업이 지정학적 성과를 얻기 위한 경제적 방책으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바누아투에 본사를 둔 중국 토목 건설 공사(CCECC)의 남태평양 지역 총책임자는 머내시 소바가레(Manasseh Sogavare)를 총리에 앉히기 위해 솔로몬제도에 약 654억원(5,000만 미국달러) 상당의 보조금과 차관을 제공했다. 중국 토목 건설 공사는 소바가레 정부의 상당한 관심을 충족시키며 2023년 퍼시픽게임을 위해 호니아라에 인프라 건설을 약속했다.

이 국유기업의 임원은 해당 공사에 외국의 자금을 기꺼이 사용할 것이며 중국 정책은행이나 상업은행보다는 아시아개발은행의 자금을 절대적으로 선호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중국 국유기업들이 아시아개발은행 자금 조달을 선호하는 이유는 아시아개발은행은 전문적인 조사와 시설 연구를 실시하지만, 중국 은행의 경우 주최국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하도록 요구하는 데다 특히 지불 문제에 있어서 불일치와 지연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중국 자본을 사용하라는 중국 정부로부터의 압력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타국의 자금을 사용하고 그것에 대한 공은 자신들이 가져가는 데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에 자금 지원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파푸아뉴기니의 대부분 중국 국유기업들은 아시아개발은행에서 자금을 유치했다. 남서태평양 지역에서 일대일로를 진척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중국 항만 공정 공사와 중국 토목 건설 공사는 특히나 다자간 펀딩에 집중했다.

2019년 당시 고위 임원진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 내 중국 항만 공정 공사 프로젝트의 약 90%가 아시아개발은행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바누아투 내 중국 토목 건설 공사 프로젝트의 75%가 세계은행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포트모르즈비에 있는 아시아개발은행에서 근무하는 인프라 전문가는 중국 국유기업들이 2019년 파푸아뉴기니에서 진행된 아시아개발은행 인프라 프로젝트의 80% 이상을 계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아시아개발은행의 엄격한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며 고산지대의 도로망 확장 및 개선, 지방 비행장 개선 등 30년 동안의 인프라 프로그램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들이 파푸아뉴기니 경제와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이 전문가는 중국 기업들이 아시아개발은행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 은행은 계약자에게 직접적이고 안정적으로 차관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들은 늘 최저 입찰가를 내놓지만, 아시아개발은행은 이 경쟁 입찰에서 좋은 가치를 파악하여 그 과정에서 품질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아시아개발은행의 4대 출자국인 일본, 미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는 일대일로를 지원하거나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들 국가는 파푸아뉴기니의 개발 지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들이 아시아개발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사용하게 두진 않을 것이다. 동시에 이들 국가의 자금이 투입되고 중국 국유기업이 시행한 아시아개발은행 프로젝트들에 대해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은 아시아개발은행에 상당한 기금을 출자하지만, 2018년 아시아개발은행의 최대 대출국이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경쟁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전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금융 담당 중국 특파원 출신 작가인 디니 맥마흔(Dinny McMahon)은 중국의 국가개발은행(CDB)의 외화 보유량이 중국 2대 정책은행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개발은행이 2014년까지 외환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갔지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서서히 그 증가세가 둔화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건 바로 시 주석이 일대일로 구상을 정책으로 삼기 시작한 때였다.

2017년, 영어 명칭을 OBOR에서 BRI로 변경한 일대일로가 첫 번째 일대일로(Belt and Road) 포럼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국가개발은행의 외화 보유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맥마흔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국가개발은행이 있는데도 외화 보유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정말 이상하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2016년 약 5500조원(4조 2000억 미국달러)에서 약 2880조원(3조 2000억 미국달러)로 25%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두 정책은행을 전면에 내세워 위안화를 방어하려 했고, 이는 파푸아뉴기니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실시에 영향을 미쳤다. 시 주석은 2018 APEC 포럼에서 당시 오닐 총리에게 국가개발은행이 약 3924억원(3억 미국달러)의 차관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지만, 국가개발은행 측에서 이행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 1년 동안의 헛된 협상 끝에, 오스트레일리아는 파푸아뉴기니의 부채 탕감을 위해 직접적인 국가 예산 지원 형식으로 대출을 제공했다. 이는 상무부 같은 중국의 정부부처와 국가개발은행 같은 정책은행들이 일대일로를, 특히 덜 안전한 주변부로 인식되는 곳의 프로젝트는 기회보다는 위험이라고 보았기 때문인 것일까? 규모가 더 작은 수출입은행은 전통적으로 태평양 섬 국가들 대상으로 한 대출을 더 많이 진행해왔지만, 비슷한 압력을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제 은행 시스템이 중국이 일대일로를 내세우며 약속한 프로젝트의 상당 부분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중국의 전략적 메시지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사례 연구에서 검토된 모든 중국의 관점과 일치한다. 파푸아뉴기니의 중국 국유기업들은 분명 아시아개발은행로부터의 자금 조달을 선호하며 다자간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환경을 조성하여, 다른 나라들은 낮은 비용을 앞세운 그들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중국의 원조 은행, 정책은행, 중앙 기관이 파푸아뉴기니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임무를 달성함으로써, 중국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일대일로를 통해 그 명성을 높이는 데 만족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중국은 지정학적, 전략지리적 목표를 추구하는 경제 전술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7년 8월 파푸아뉴기니 동뉴브리튼 주의 라바울에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피터 코놀리(Peter Connolly)

파푸아뉴기니인들의 관점

중국 관점에서 파푸아뉴기니의 일대일로 동참을 목격한 뒤 떠오르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일대일로는 파푸아뉴기니인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대부분의 파푸아뉴기니인은 대내외적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인프라와 금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일대일로에 대한 높은 기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은 일대일로 이면의 의도, 즉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고 예상되는 결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균형잡히고 실용적인 견해와 뒤섞여 있다.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푸아뉴기니 기관들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사고한다.

파푸아뉴기니가 일대일로에 동참하기 전인 2017년, 한 파푸아뉴기니 기업가는 중국과의 경제적 파트너십을 통해 무엇을 바라는지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도로, 항만, 광섬유 그리고 푸젠성 출신 이민자들의 기회주의로 파푸아뉴기니의 풍경”을 바꾸고는 있지만, 파푸아뉴기니는 “중국으로부터 부스러기나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파푸아뉴기니 시장이 실사와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법을 알게 되었기에 “‘거친 서구식 상업주의의 시대’는 끝났다고 믿었지만, 이제 중국 지도부는 중국의 국유기업들에게 전 세계적인 준수 기준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중국은 이 지역을 개발시키든 망가뜨리든, 둘 중 하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영향력과 관련해 “동거가 아닌 공존의 실현 여부는 그 국가의 규율에 달려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규율은 2018년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2년 후, 파푸아뉴기니의 한 분석가는 오닐 전 총리가 재임 당시 중국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면서, 그가 물러나게 된 것은 이러한 인식과 관계있다고 파악했다. 오닐이 APEC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자금 조달에 힘을 쏟을 때 “중국은 이를 파푸아뉴기니와 협력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로 보았다”고 말했다. 당시 파푸아뉴기니의 부총리 찰스 에이블은 부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중국 수출입은행 대신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세계은행에서 차관을 받고자 했다. 몇몇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대일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2018년 6월부터 그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가 열리기까지 5개월 동안 중국의 대 파푸아뉴기니 관계는 엘리트 포획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파푸아뉴기니 외교부의 한 고위 관리는 중국은 파푸아뉴기니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중요한 개발 파트너라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개발에 힘을 써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 내부의 규제를 유념해야 한다…개발은 좋은 일이지만, 양측 모두에서 어느 정도의 청렴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푸아뉴기니가 갈림길에 서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익을 보전하기 위해 “필터링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고 보았다.

파푸아뉴기니의 한 고위 안보 관계자는 APEC 정상 회의에서 오닐 전 총리와 시 주석의 대화를 통해 2018년 중국과 파푸아뉴기니의 정치적 관계는 전례없이 성숙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정치인들은 그들이 그 논의에서 배제된 데 우려를 표했다. 이 안보 관계자는 그것이 오닐의 몰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믿으며, “정치적 구애가 방해요소로 작용했다”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이라는 존재가 파푸아뉴기니의 안보와 안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했다. 또 다른 파푸아뉴기니 고위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지역사회에 동화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면 불안이 야기되거나 기존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등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나는 이를 우발적 마찰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2017년과 2019년 각각 실시한 파푸아뉴기니 고위 정부 관료와의 인터뷰는 국익에 대한 그들의 공통적 이해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중국과의 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위험과 기회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인식도 내재되어 있다. 2018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개최 이후, 파푸아뉴기니의 대 중국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021년 미국 윌리엄앤드메리 대학의 연구소 에이드데이터(AidData)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노출된 파푸아뉴기니의 대 중국 부채 비율은 숨겨진 부채(국유기업간 부채) 11%와 국가 부채(정부간 부채) 5.2%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7.2%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서는 파푸아뉴기니가 일대일로에 합류한 이후 중국의 파푸아뉴기니에 대한 재정적 약속이 감소했다는 점도 밝혔는데, 이는 맥마흔의 분석과 일치한다.

이러한 발견이 당혹스럽긴 하지만, 동시에 이는 파푸아뉴기니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부채 문제에도 불구하고, 파푸아뉴기니 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아시아개발은행 같은 비중국계 금융자원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면, 이론상 이는 파푸아뉴기니에게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도 낮은 비용으로 필요한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셈이다.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증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조지 카터(George Carter)와 스튜어트 퍼스(Stewart Firth)는 이와 같은 광범위한 추세를 두고 두고 “새로운 멜라네시안의 자기주장”, 그레그 프라이와 샌드라 타르트는 “새로운 태평양 외교”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비경제적 비용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지난 3년간 중국과의 관계에서 점점 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왔다. 2020년 마라페 총리는 중국의 즈진 광업 공사가 47.5%의 지분을 보유한 엥가 주의 포르게라 금광 임대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 그해 말, 파푸아뉴기니의 팬데믹 통제관 데이비드 매닝은 중국의 주요 국유기업 소속 중국인 노동자 180명이 중국의 비밀 백신 시험의 일부라고 판단하고 그들을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2022년 유관 부서 합동으로 조직된 파푸아뉴기니 합동팀 중국 소유의 MCC 라무니코 광산 운영 현장을 급습하여 직원 260명의 취업 허가증과 비자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태평양 섬 국가 파트너 10개국이 2022년 5월 열린 제2차 외교부 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공동 발전 비전”을 거부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중국의 진출에 대해 부족 권력층과 지방 정부는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파푸아뉴기니의 관점에서, 일대일로는 복합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일대일로는 무역 및 사업 기회와 더불어 저렴하고 빠르게 인프라가 구축되는 기회를 창출했지만, 동시에 중국의 의도가 점점 더 분명히 드러나면서, 파푸아뉴기니 관계자들은 이러한 기회에는 위험과 좌절, 비경제적 비용이 수반된다고 경계했다. 파푸아뉴기니와 중국과의 관계가 협상대에 오르며,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중국이 자국의 위대한 전략을 펼치기 위해 사용한 경제전술이 바로 일대일로였다고 점점 더 이해하기 시작했다. 일대일로의 경제적 이익은 이미 파악되었으나, 이에 따른 비경제적 비용이 초래된다. 이를 두고 설령 윈윈이라 광고한다고 해도, 사실상 이는 윈윈이 아니다. 이러한 이해는 파푸아뉴기니의 국가 이익을 추구할 때 기본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사항이다.

본 기사는 “보안 과제” 제16권 4호 인도 태평양에서의 지리경제학(2020) 41-64페이지에 게재된 “파푸아뉴기니에 도착한 일대일로(BRI): 중국의 지리경제학에 멜라네시안 특징이 더해질 것인가?”를 재구성하여 포럼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이다. 전체 논문은 https://www.jstor.org/stable/10.2307/26976257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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