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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배터리’라 불리는 라오스의 전력란

포럼 스태프

라오스 국민들이 전기 요금이 약 30퍼센트 치솟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가운데, 수십 개의 수력 발전 댐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배터리’라 불리는 라오스에서 에너지와 기타 생필품이 왜 그렇게 비싼지 궁금해하고 있다.

루앙프라방의 한 주민은 2023년 3월 라디오 프리 아시아과의 인터뷰에서 “전기 요금이 일반 서민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다”며 “라오스에 건설된 댐이 라오스 국민에게 영향을 미쳤으므로 모두에게 전력을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780만 명의 라오스는 지난 20년 동안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메콩강 등 강을 따라 약 80개의 댐을 건설했다. 이들 중 다수는 중국이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뉴스 네트워크 CNA의 2022년 10월 보도에 따르면 라오스에서 생산된 전력의 약 3분의 2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국가의 공장, 병원, 가정, 학교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수출된다. (사진: 라오스의 메콩강 돈 사홍 댐은 2020년에 가동을 시작하여 캄보디아로 수출할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전력 부문은 라오스 국내 총생산의 약 15퍼센트를 차지하지만 댐 건설을 위한 대출은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1년 말 라오스의 공공 및 공적 보증 부채는 약 19조원(미화 145억 달러 상당)에 이르며, 이 중 약 절반이 중국에서 빌린 것으로 2022년에 이 금액은 국내 총생산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부채의 약 3분의 1이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했다.

또한 2022년 11월에 세계은행은 라오스의 통화인 킵이 2022년에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68퍼센트 하락하여 “경기 회복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했다”고 보고했다.

세계은행은 라오스가 일부 대출 기관을 설득하여 상환을 연기했지만 2026년까지 매년 약 1조 7000억(미화 13억 달러)의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고 추정했다. 한편 국민들은 쌀과 물을 사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2월 인플레이션율은 41퍼센트를 넘어섰다. 라오스 타임스 웹사이트는 전년 대비 3월 식료품 가격이 약 50퍼센트, 약값이 42.4퍼센트, 조리용 가스, 전기, 수도 요금이 28.3퍼센트 올랐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최근 천연가스, 돼지고기, 쌀 등 약 24개 생필품에 대한 가격 통제를 시작했다. 국민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와 인터뷰한 한 국민은 쌀 한 포대의 가격이 최저 월급의 절반인 60만 킵(미화 35달러)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라오스 국민들의 수입이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부 가정이 식량과 연료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도시 빈곤층이 특히 타격을 입고 있다. 건강과 교육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고 답한 가구가 3분의 2에 달함에 따라 장기적인 인간 개발이 저해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더 라오티안 타임스는 라오스가 2022년에 전력 수출로 전년 대비 7.5퍼센트 증가한 미화 약 18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력 발전 수익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약속이 극히 일부만 실현됐다고 말한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대학교 인간 지리학 명예 교수 필립 허쉬(Philip Hirsh)는 CNA와의 인터뷰에서 “댐으로 벌어들이는 돈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투자자들이 벌어들이는 것이다. 이 돈으로 라오스 국민들의 복지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라오스는 잠시 숨을 고르고 유치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 사실과 수치뿐만 아니라 라오스 국민 대다수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이득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년까지 수력 발전으로 전력의 75퍼센트를 생산한다는 정부의 목표를 고려하면 라오스가 숨고르기를 할 가능성은 낮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는 라오스가 2023년 3월 중국 및 태국 기업과 2024년부터 북부 팍레이 지역에 세 번째 메콩 댐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댐은 예정된 수백 개의 댐 중 하나다.

다오봉 포네케오(Daovong Phonekeo)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장관에 따르면 수력 발전 프로젝트는 2000년 이후 라오스의 전기 보급률을 세 배 이상 끌어올리며 전체 가구 중 95퍼센트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기여했다. 장관은 CNA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번영을 가져오기 위해 천연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채 폭증 우려부터 환경 파괴, 지역 사회 이주, 주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까지 라오스의 전략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라디오 프리 아시아는 일례로 700메가와트 규모의 팍레이 댐에서 생산된 모든 전기가 29년 동안 태국 국영 기업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투자자인 태국의 걸프 에너지 개발 공사와 중국 국영 중국수력공사가 각각 지분의 40퍼센트와 60퍼센트를 보유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2020년에 라오스는 “명백한 출자전환”으로 미화 6억 달러에 국가 전력망 통제권을 중국 국영 기업에 넘겼다고 CNA는 보도했다.

라오스의 강에 식량과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은 어두운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 2023년 3월 더 디플로매트 잡지는 생태학자들의 경고를 인용하여 메콩강 하류의 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지면서 댐이 기후 변화로 인해 이미 나빠진 가뭄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례 없는 수위 하락의 부분적인 원인으로 메콩강 상류에 물을 가두는 중국의 대형 댐도 들 수 있다.

수력 발전 프로젝트로 인해 수만 명의 라오스 국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으며, 팍레이 댐으로 인해 20개 마을에서 1000가구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주민은 라디오 프리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당과 정부의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프로젝트에 반대하고 싶지만 당과 정부에 저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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