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릭 추(Frederick Choo) 준장/싱가포르 육군
군사전문가로서 저는 훈련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군인으로서 단계별 훈련을 거쳤고, 진급용 훈련을 거치기도 했으며, 우리 중에는 이제 군의 훈련 시스템과 프레임워크를 검토할 단계에 이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오늘 과학적이거나 교육학적인 측면에서 훈련을 살펴보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싱가포르가 어떻게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군을 훈련시켰으며, 어떻게 다양한 군대와 협력하여 함께 훈련하고, 배우고, 상호 신뢰와 상호운용성을 구축했는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싱가포르의 상황부터 소개하겠습니다. 훈련은 싱가포르군의 생명줄입니다. 싱가포르군에서는 “열심히 훈련하고 쉽게 싸우자”라고 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분기마다 18세 이상 모든 남성을 징집하고 2년 내에 전투력을 갖춘 군인으로 훈련시킵니다. 법에 따라 복무 기간이 끝나면 모든 현역 또는 예비군은 10년까지 매년 최대 2주 동안 훈련에 참가해야 합니다. 싱가포르는 기본, 특기, 부대 기반, 기동은 물론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매년 10만여 명을 훈련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싱가포르는 국토가 좁기 때문에 이 모든 훈련을 국내에서 실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싱가포르군은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훈련하는 방법을 고안합니다. 싱가포르의 영토 면적은 725제곱킬로미터이며 인구는 600만 명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부족한 토지 자원의 약 10퍼센트만 국방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대학교나 산업 허브 같이 중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는 토지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투자입니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싱가포르군은 세 가지 방식으로 훈련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첫째, 현지 훈련 공간을 극대화합니다. 둘째, 해외 훈련장을 찾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시뮬레이션 기술을 십분 활용합니다.
현지 훈련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SAFTI 시티를 건설 중입니다. SAFTI는 싱가포르군 훈련소의 약자입니다. 이는 첨단 시가전 시설로서 미래 전장의 특징인 밀집된 도심을 재현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1단계는 2025년에 완료될 것입니다. 면적 88헥타르, 축구장 약 100개 크기의 SAFTI 시티는 두 섹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산업 지구를 재현한 첫 번째 섹터에서는 방어 작전을 훈련할 수 있고, 이곳의 주요 시설에는 페리 터미널, 창고, 석유화학 공장이 있습니다. 69개 건물로 구성된 두 번째 섹터는 전형적인 도심과 거리를 재현합니다. 이곳에는 여러 지상 출구로 이루어진 모의 지하철을 포함한 통합 교통 허브, 서로 연결된 고층 건물, 밀집된 건물 지역, 여러 개의 진입/진출 도로 네트워크가 건설될 것입니다.
다양한 옵션
SAFTI 시티는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우리는 데이터 분석과 첨단 전장 계측기를 활용하여 더욱 스마트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할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 기술을 개발하고 채택하여 현실적이고 도전적인 훈련 환경을 구현할 것입니다. 사격 방향에 따라 반응하고 위치를 변경하는 스마트 상호 작용 표적 시스템을 사용하여 기존의 더미 표적보다 사실적인 훈련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대원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센서와 화상 장비를 완비할 것입니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증거 기반 피드백 루프를 통해 훈련을 개선할 것입니다. 더불어 싱가포르군이 기계화를 추진함에 따라 전자 훈련장 3개를 건설할 것이며 첫 번째 훈련장을 2023년까지 완공할 예정입니다. 전자 훈련장은 최소한의 공간을 최적화하여 주요 효과와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최단 시간 내에 소규모 부대를 전투 준비시키며, 3D 모바일 표적, 전장 시뮬레이션, 상호 작용형 아바타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대원들에게 현실감 넘치는 훈련 상황을 제공할 것입니다. 전자 훈련장은 SAFTI 시티의 동시 사용을 보완하도록 전략적으로 배치되어 재래식 지형부터 도심 지형까지 훈련의 연속성을 구현합니다.
훈련 시간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예로는 10여 년 전에 완성된 다중임무훈련장을 들 수 있습니다. 다중임무훈련장은 원래 길이 100미터의 단일 야외 사격장이었지만, 현재는 3층 실내 사격장으로 개조되어 1층 및 2층 사격장을 비롯하여 총 7개의 사격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중임무훈련장은 싱가포르에서 자체 개발한 첨단 표적 시스템을 적용하여 50미터부터 1킬로미터까지 사격 환경을 제공합니다. 실전 같은 주간, 야간, 전천후 사격 훈련을 제공하여 훈련 효율을 크게 높였습니다. 과거에는 대원 900명이 사격 훈련하는 데 야외 훈련장에서 2~3일이 걸렸지만 이제 하루만에 마칠 수 있습니다. 야외 사격장 7개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전략은 해외 훈련장을 찾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국토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 훈련장은 훈련 공간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공중 및 지상 통합 훈련, 독일과 인도에서 장갑차 실사격 훈련, 태국과 뉴질랜드에서 장거리 무기 시스템의 실사격 훈련 등 국토가 좁은 싱가포르에서 할 수 없는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싱가포르는 호스트국의 지원 아래 7개국 10개 시간대에서 단독 훈련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훈련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합동 기동 훈련과 실사격 훈련도 진행합니다. 한마디로 싱가포르에서 할 수 없는 훈련을 합니다. 현재, 싱가포군의 전투력에 합동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육군 참모총장 릭 버(Rick Burr) 중장과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도움을 받아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의 쇼얼워터 베이 훈련장까지 훈련 지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싱가포르보다 10배 더 큰 훈련장에서 3배 더 많이 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싱가포르군이 해외 훈련장에서 단독 및 합동 훈련할 수 있게 배려해준 파트너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미국에서 포징 세이버 훈련을 통해 실전 같은 대규모 합동 훈련을, 트라이던트 훈련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 육군과 3군 합동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규모는 작은 싱가포르군이지만, 이러한 훈련을 통해 경험을 확대하고 파트너국과의 상호운용성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성공 시뮬레이션
세 번째는 시뮬레이션 기술입니다. 싱가포르군은 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하여 전략적으로 훈련합니다. 저렴한 비용, 짧은 시간, 좁은 공간에서 다양한 훈련을 진행하여 갈수록 커지는 훈련 요건을 더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더불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규모 교차 부대 및 합동 작전 시나리오를 안전하고 꾸준하게 훈련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회색 지대 및 다중 영역 전쟁 개념도 실험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은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역할도 하기 때문에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글로벌 혼란에 더욱 복원력을 갖춘 훈련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차세대 전쟁 개념은 다중 영역 자산 및 효과의 통합이 필수적이며 평시 훈련 중 이를 많이 연습하면 필요할 때 훨씬 훌륭히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유형별 시뮬레이션 훈련과 과제별 야전 훈련은 더 이상 미래 전쟁에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 및 신형 훈련 시스템 간에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전 정의된 시뮬레이션 아키텍처와 데이터 표준을 통해 조화로운 전장을 제공하는 공통 시뮬레이션 환경을 개발할 것입니다. 이것이 실현되면 싱가포르의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훈련하는 전투팀, SAFTI 시티에서 훈련하는 기계화 부대, 오스트레일리아 쇼얼워터 베이에서 진행되는 공중 지상 실사격 훈련을 싱가포르의 훈련 통제소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싱가포르가 추진 중인 비전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시뮬레이션이 진정으로 혁명적인 이유는 데이터, 빅 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의 출현입니다. 사상 최초로 우리는 풍부한 훈련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조직하고, 활용하여 상세 평가와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고, 시간에 따른 학습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상해 보겠습니다. 미래에는 모든 대원이 마치 운동 선수처럼 디지털 커리어 스코어카드를 갖게 됩니다. 이를 통해 입대할 때부터 전역할 때까지 사격 결과와 직무 역량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원들의 훈련과 참여 방식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차별화된 훈련법과 맞춤형 훈련을 개인과 부대 단위로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각 대원들은 강점과 약점에 대해 정량적인 데이터를 받게 되고 교관들은 이러한 증거 기반 접근법을 표적화 훈련을 설계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인간 요소도 있습니다. 오늘날 대원들은 학교와 군 외부의 직장 그리고 상업 및 게임 부문을 통해 디지털 맞춤형 훈련과 학습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차세대 시뮬레이션은 게임 및 직관적인 디자인을 통합하여 대원들을 참여시키고 기술 숙련을 위한 훈련 동기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대원들을 더욱 스마트하게 훈련시키고 훈련 경험을 개선하여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무적인 변화
요약하면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차세대 훈련 방식을 고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더 효과적이고,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싱가포르의 제한된 국토에서 한정된 시간 내에 시민군을 육성하고, 훈련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독 훈련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한 요소에 불과하며, 다른 군대와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도 단독 훈련만큼 중요합니다. 합동 훈련을 통해 서로 배우고, 우정을 쌓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군은 초기에 합동 훈련을 통해 조기에 빠르게 배우고, 벤치마킹하고, 전문화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육군과의 타이거 밤, 말레이시아 육군과의 세만가트 베르사투, 브루나이 육군과의 마주 베르사마, 태국 육군과의 코차 싱가 등의 양자 및 다자간 훈련을 통해 지역 파트너와 관계를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일련의 훈련에 참가하며 경력을 쌓았고 전문적인 차원은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은 긴밀하고 오래 지속되는 양자 방위 관계의 기반이며 앞으로 이러한 훈련 기회가 완전히 재개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조만간 SAFTI 시티나 전자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통 시뮬레이션 환경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양자 및 다자간 훈련 설계법을 재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훈련 혁신은 국토가 제한된 싱가포르에서 앞으로도 전략적으로 중요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훈련 시설 설계를 극대화하고, 강화하고, 재구축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해외 훈련 전략은 물론 시뮬레이션 종합 계획으로 이러한 노력을 보완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양자 및 다자간 훈련에 참가하고 플랫폼을 활용하여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상호운용성을 보강할 것입니다. 이러한 여정에서 함께 배우고 협력하게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