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중국과 러시아가 2022년 중반 양국 군사 훈련을 “무한한” 우정의 증거로 강조했지만 해당 훈련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우방국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의도치 않게 드러나면서, 양국의 파트너십에 대한 거창한 선언이 잘 맞지 않는 칼집에 담긴 칼이 내는 잡음처럼 들렸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본과 한국의 비난을 받았던 중국 러시아의 적대적인 항공 및 해군 기동 훈련과 달리, 다국적 평화 유지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에 가까운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몽골군이 미국 태평양 육군과 공동 주최한 칸 퀘스트 2022에는 인도 태평양 및 유럽 15개국이 참가하여 2주 동안 인도주의적 조직과 함께 폭발 장치 인식, 전투 응급 처치, 시위 통제 훈련을 실시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 육군 소장 겸 미국 태평양 육군의 전략 및 계획 부사령관으로 임명된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는 “이번 훈련은 교훈과 기술을 교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만 아니라 유엔 헌장과 헌장에서 지지하는 것과 반대하는 모든 것에 대한 참가국들의 의지를 표현했다”며 “이를 위해 이번 훈련은 전 세계 다른 군사 훈련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성에 기반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코로나19 봉쇄와 검역이 완화되면서,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지정학적 변동성 시대에 관계를 활성화하고 준비 태세를 강화함에 따라, 동북아시아의 고지대 스텝부터 태평양의 화산섬까지 인도 태평양 전역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훈련을 비롯하여 다양한 다자간 군사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릭 버(Rick Burr) 오스트레일리아 육군 중장은 2022년 5월 하와이에서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다국적 훈련과 합동 및 연합 준비 태세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태평양 지상군 심포지엄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파트너십을 예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업을 통해 더 크게 생각하고 복원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 중장은 인도 태평양 최대 육군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에게 2022년 초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권 수호를 위한 파트너십과 공동 이해의 가치”가 강조됐다고 말했다. “정부 대 정부, 군 대 군, 사람 대 사람 관계에 기반한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십 강화는 형성, 억제, 대응을 위한 방위 전략의 중요한 요소다. 다른 군대와의 훈련은 지역에 군이 주둔하고, 역량과 연결을 구축하고, 지역 안정과 주권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뢰 및 상호운용성 구축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근처의 파이브 힐스 훈련장에서 제18차 칸 퀘스트 훈련이 종료된 지 일주일 후,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한 10개국은 하와이제도와 남부 캘리포니아 주변 해상에서 진행할 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병력과 자산을 파견했다. 미국 해군에 따르면 2022년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열린 환태평양훈련은 미국이 2년마다 개최하는 군사 훈견으로, ‘역량과 적응력을 갖춘 파트너’라는 주제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인도 태평양, 유럽, 중동, 북미, 남미 등의 20여 개국에서 2만 5000명이 참가했다. 1971년 처음 개최된 세계 최대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훈련에는 상륙 작전, 대잠수함, 대공, 포격 및 미사일 훈련, 대해적 작전, 기뢰 제거 작전, 폭발물 처리, 잠수 및 구난 작전 등이 포함됐다.
칸 퀘스트와 환태평양 훈련에 참가한 싱가포르군에 이러한 훈련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국토 면적이 719제곱킬로미터에 불과한 싱가포르에 이러한 해외 훈련은 싱가포르의 국토보다 훨씬 더 큰 지역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육군 참모총장 프레드릭 추(Frederick Choo) 준장은 태평양 지상군 심포지엄에서 “합동 훈련 — 싱가포르의 경험과 미래 기회”라는 발표를 통해 “단독 훈련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한 요소에 불과하다”며 “다른 군대와 함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도 똑같이 중요하다. 합동 훈련을 통해 서로 배우고, 우정을 쌓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수 있다. 싱가포르군은 초기에 합동 훈련을 통해 조기에 빠르게 배우고, 벤치마킹하고, 전문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셴룽(Lee Hsien Loong) 싱가포르 총리는 2022년 5월 말 국제 회의 참석을 위해 도쿄를 방문한 자리에서 각국이 유럽의 전쟁과 기타 글로벌 긴장에 대해 방위 태세를 재평가함에 따라 “국가별 방위를 강화하더라도 집단 안보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리 총리는 “안보는 개별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집단 안보를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주권의 보전에 대한 공통 우려에는 태평양 섬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시도가 있다. 중국은 자체 군대가 없는 인구 70만의 솔로몬제도와 2022년 5월에 안보 조약을 체결했으며, 중국이 이를 통해 솔로몬제도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왔다. AP 통신에 따르면 2022년 10월에도 솔로몬제도 총리가 거듭 부인한 것을 비롯하여 솔로몬제도와 중국은 중국군을 솔로몬제도에 영구 주둔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유출된 조약 초안에는 중국 전함이 솔로몬제도에 정박하여 재보급할 수 있고 중국이 “사회 질서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솔로몬제도에 보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분석가들은 또한 중국이 캄보디아, 지부티, 파키스탄, 남중국해를 포함한 다른 곳에 건설한 구조물을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사례를 지적한다.
공동의 지역 해법
같은 달 열린 태평양 지상군 심포지엄의 “인도 태평양의 합동 훈련” 패널 토론에서는 중국 솔로몬제도 안보 조약의 잠재적 결과를 집중 토론했다. 마크 고이나(Mark Goina) 파푸아뉴기니 방위군 소장은 “파푸아뉴기니와 모든 태평양 섬국가들은 안전하고 번영하는 지역에 대한 공동 이해가 있다”며 “파푸아뉴기니는 지리적으로 서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의 관문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독특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으며 파트너십을 통한 공통 지역 해법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번영하는 태평양 지역을 위해 파트너십은 신뢰, 존중, 협력에 대한 헌신에 기반해야 하며, 이해가 일치한다면 노력을 결합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이나 소장은 파푸아뉴기니 방위군처럼 역량이 제한된 소규모 전력의 경우,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뉴질랜드, 미국 등 전통적인 파트너국이 합동 훈련을 통해 제공하는 지원이 “방위군의 효율과 성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003년부터 파푸아뉴기니는 솔로몬제도의 시민 불안 해소와 치안 및 공공 서비스 회복을 위한 요청에 응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피지, 뉴질랜드, 통가를 포함한 지역 파트너국과 협력하고 있다. 헬펨 프렌 작전으로 알려진 다국적 임무는 10년 후 솔로몬제도 경찰과 협력하여 사법 기관의 역량을 현대화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고이나 소장은 “태평양 지역에서 실시된 가장 우수하고 성공적인 작전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라며 오스트레일리아 다윈에서 실시된 합동 훈련에 대해 극찬했다.
고이나 소장의 동료 패널리스트이자 미국 태평양 함대에 해양 작전 부단장으로 임명된 브렛 손터(Brett Sonter) 오스트레일리아 해군 소장은 “현재 지리전략적 환경에서는 전략 및 작전 경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맥락에서 그러한 훈련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 이상 시간이란 사치를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싸우는 방법을 훈련해야 한다. 불행한 상황이 닥쳤을 때 해야 하는 행동과 관행을 사전에 함께 연습해야 한다. 훈련을 통해 억제력과 보장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유연해야 한다. 지리전략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대된 실드 훈련
군사 훈련은 지역 전반에 걸쳐 진화하고 확대되고 있다. 2022년 4월 인도네시아군은 오랫동안 미국과 함께 2년마다 개최해온 훈련으로 2022년 8월 열릴 가루다 실드에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파푸아뉴기니, 싱가포르를 포함한 12개국이 참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앞서 중국은 해안 경비대를 배치하여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인 나투나제도 인근 해상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학 연구소의 연구 펠로우 콜린 코(Collin Koh)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루다 실드의 확대에 대해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가루다 실드를 다자간 방위 외교 면에서 위상과 영향력을 투사하는 플랫폼으로 사용하면서 남중국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외부 세력을 개입시키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
슈퍼 가루다 실드 2022는 오스트레일리아 방위군이 매년 십여 개 국과 함께 참가하는 60개 이상의 양자 및 다자간 훈련 중 최신 훈련이 됐다. 버 중장은 태평양 지상군 심포지엄의 기조 연설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파트너와 진행한 참여의 깊이, 규모, 정교함이 크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이 참가하는 최대 양자 훈련인 탈리스만 세이버와 오스트레일리아 쇼얼워터 베이 훈련장에서 일본과 미국이 참가하는 삼자 전투 훈련인 서던 재커루가 포함된다.
버 중장은 “이러한 사례는 우리 모두가 갈수록 무엇을 더 추구하고 있는지, 즉 더욱 복잡한 환경에서 더욱 야심차고 정교한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국민과 특히 미래 지도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우리 모두는 안보를 보장하고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 간 긴밀한 유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