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주권 수호특집 기사파트너십

가루다 실드

갈수록 커지는 지역 및 글로벌 안보 우려를 뛰어넘는 '슈퍼' 훈련

구스티 다 코스타(Gusty Da Costa)

2022년 8월 초 인도네시아제도의 수마트라섬 상공에서 공수부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낙하하여 바투라자의 논과 빽빽한 열대 숲에 착륙했다. 그건 평범한 점프가 아니었다. 인도네시아군과 미군이 주도하는 다국적 합동 훈련인 슈퍼 가루다 실드에서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의 공수부대원들이 첫 합동 점프를 완수한 것이다.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실시된 연례 훈련에서 최초였던 것은 점프만이 아니었다. 글로벌 긴장이 고조되는 중에 진행되었으며, 규모 덕분에 슈퍼 가루다 실드라는 별명이 붙은 가루다 실드 2022에는 처음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싱가포르가 참가하여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참가국의 대응 의지를 반영했다.

인도네시아군 사령관 앤디카 페르카사(Andika Perkasa) 대장과 미국 태평양 육군 찰스 A 플린(Charles A. Flynn) 대장은 바투라자 훈련소에서 훈련을 개시했고 4300여 명의 참가자를 모았다. 인도네시아와 미국 외에도 12개국에서 군인들이 합류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싱가포르, 한국, 동티모르가 훈련에 참가했고, 캐나다, 인도, 영국은 참관했다.

가루다 실드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국의 군함이 처음으로 함께 훈련하며 해양 작전도 강조했다.

슈퍼 가루다 실드 2022에서 미국 육군 AH-64 아파치 공격 헬기가 표적과 교전 중이다. AP 통신

플린 대장은 훈련 개회식에서 “이렇게 하나가 되면 더 강해진다”며 “이번 훈련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과 규칙 기반 질서를 유지하려는 국가들이 하나가 되어 팀워크, 상호운용성, 단결을 과시하는 중요한 자리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15회 진행된 훈련과 마찬가지로 이번 가루다 실드는 무기 상호운용성 및 야전 공조, 위성 지원 및 식별, 피아 식별 시스템, 정글 생존 및 도시 지형 훈련 같은 다양한 활동과 역량을 선보였다. 상륙 작전과 비행장 점령 훈련도 실시됐다.

인도네시아 파드자드자란 대학교 국제 관계학부 강사 테우쿠 레자시야(Teuku Rezasyah) 박사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훈련에 기반한 슈퍼 가루다 실드를 통해 대원들이 장비와 절차를 시험하고 미국이 인도네시아군과 기타 동맹 및 파트너군의 방어 인프라 필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슈퍼 가루다 실드를 통해 인도네시아군은 미국 태평양 육군이 진행하는 지역 우호와 협력의 상징인 패스웨이즈 작전의 일환으로 합동군과의 협력과 실험을 확대할 수 있다.

플린 대장은 “올 여름 가루다 실드는 모든 구성 요소를 포함하는 다국적 합동 훈련으로 확장되었다. 훈련이 작년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가루다 실드는 미국과 인도네시아 간 유대와 이 중요한 지역에서 지상군 간 갈수록 커지는 관계의 상징이다. 지상군은 지역 안보 구조를 결집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함께 준비 태세를 구축하고, 관계를 쌓고, 신뢰를 다진다. 이렇게 전력을 합치면 지역 안보 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긴장 고조

이번 훈련에 붙은 ‘수퍼’라는 이름과 훈련에 새롭게 참여한 얼굴들, 지정학적 목적은 훈련이 진행된 환경을 반영한다.

2009년 가루다 실드의 출범 이후,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이 지역과 전 세계에 군대 주둔을 확대하고 전략적 야심을 키우며, 인도 태평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지역 파트너들은 가루다 실드에서 구현된 강력한 동맹을 통해 중국과 인민해방군의 불안정화 행동에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펨방우난 대학교의 국제 관계 전문가 니콜라우스 로이(Nikolaus Loy)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은 인도네시아 미국 방위 협력의 일환이지만 잠재적인 지역 강대국에도 긴밀한 방위 공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은 글로벌 및 지역 전략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타이완 긴장을 넘어서는 다양한 안보 과제를 나열했다. 일본이 관리하는 센카쿠제도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분쟁, 라다크 산악 국경 지역의 인도와 중국의 분쟁, 불안정화 미사일 시험 등 핵무장 북한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뒤이은 전쟁 등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연안국은 아니지만 그와 아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6년 국제재판소에서 기각된 중국의 광범위한 해양 영유권 주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나투나해로 알려진 남중국해 남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겹친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중국 어선단의 불법 조업과 중국 선박의 인도네시아 승무원 괴롭힘 같은 대립으로 이어져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 태평양 육군 사령관 찰스 A 플린(Charles A. Flynn) 대장과 일본 육상자위대 참모총장 우시지마 키즈키(Ushijima Kizuki) 중장이 가루다 실드에서 일본 및 미국 공수부대원과 함께 삼자 점프 훈련을 마친 인도네시아 병사에게 점프 윙을 수여하고 있다. 미국 태평양 육군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 어선의 인근 침범과 리아우섬이 해양의 행정 수도로서 갖는 지위를 감안하면 남중국해의 말라카 해협을 따라 리아우제도에서 슈퍼 가루다 실드 일부를 진행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군의 결정은 의미가 크다.

한편 중국이 점점 더 야심찬 지역 태세를 보이는 것을 넘어서서, 군사력을 늘리면서 우려가 일어나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정보 기관은 인민해방군이 점진적이지만 꾸준히, 고도로 민첩하고 권력을 투사하는 중국 외교 정책 기관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군사 외교 및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동맹의 동맹화

인도네시아는 공식적으로 오랜 비동맹 전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간 및 군사 지도자들은 인도네시아의 국방 태세와 외교 정책이 어떤 국가도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페르카사 대장은 기자 회견에서 “인도네시아는 모든 주변국과 친구다. 이것이 인도네시아를 더 강하게 만들고 연대하게 만든다”며 “훈련을 통해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페르카사 대장은 중국이 가루다 실드에 처음 참여하고, 2012년과 2013년 인도네시아 중국 군사 훈련에 두 차례 참가한 이후, 2022년 훈련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페르카사 대장은 “중국이 이번 훈련을 우선 순위로 여기지 않아도 괜찮다”며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함께 훈련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파드자드자란 대학교의 테우쿠 박사는 중국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인민해방군이 슈퍼 가루다 실드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사이에 계속되고 있는 해양 영유권 분쟁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 유지 등의 사안은 협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앤디카 페르카사(Andika Perkasa) 인도네시아군 대장(왼쪽)과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 사령관 존 C 아퀼리노(John C. Aquilino) 대장이 슈퍼 가루다 실드 2022를 참관하고 있다. AP 통신

중국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교역국이지만 인도네시아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경제 패턴이 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국가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이기 때문에 특히 인도 태평양 내에서는 경제적 홀로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 오스트레일리아가 중국에 강경 노선을 취한 것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관계가 강화된 것도 중요한 지역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슈퍼 가루다 실드의 다른 참가국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가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2년 7월 일본을 공식 방문한 동안 일본의 훈련 참가를 방문의 주요 화두로 삼았고, 이와모토 쓰요히토(Iwamoto Tsuyohito) 일본 국회 부의장은 바투라자에서 훈련이 시작되기 직전에 자카르타에서 회의를 가졌다.

파트너십 강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이 지역 안보와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군의 전 전략 정보국 책임자였던 솔레만 폰토(Soleman Pontoh)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슈퍼 가루다 실드 참가국 대부분이 미국의 동맹국이나 파트너국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군은 여전히 미국의 가까운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슈퍼 가루다 실드는 인도네시아 주권에 대한 지역 위협을 해결하는 수단 그 이상인 것으로 증명되었다. 슈퍼 가루다 실드는 지역 안보 파트너십의 본질을 정의하는 한편 여러 측면에서 지정학을 초월해, 인도네시아, 미국, 기타 인도 태평양 국가 간의 인적 및 문화적 관계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했다.

참가국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국과 파트너국 간의 신뢰에 대한 인식을 심화하고, 서로 다른 문화 간의 공동 이해를 통해 군대 간 진정한 미래 관계를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

관련 기사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ack to top bu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