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동남아시아보이스분쟁/긴장비대칭적 위협주요 쟁점지역

전망과 가능성

인도 태평양의 안보 협력 확대

응엥헨(Ng Eng Hen) 박사/싱가포르 국방부

푸트라자야 포럼에서 마지막으로 연설한 것이 4년 전이었습니다. 4년 전 만남 이후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두 가지 시대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세계가 바뀌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이례적인 도전은 기존 협정, 동맹, 파트너십에 압박감을 주어 시험하고, 그 안의 허점과 취약성이 드러나게 만들었습니다. 이 문제는 어떤 나라도 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다토 세리 히샤무딘 후세인(Dato Seri Hishammuddin Hussein)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이 올바로 지적했듯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에 대응하느라 테러, 기후 변화, 자연 재해 같은 다른 초국가적 과제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을 수 있지만, 앞으로 초국가적 과제는 국가에 비슷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러시아 분쟁은 안보 영역을 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공동의 교훈을 도출하여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개발하거나 기존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적어도 이 지역과 아세안의 복원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문제가 있지만 세 가지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첫째, 공급망 교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자재와 완제품의 흐름에 제동을 걸었던 국가 봉쇄 기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두가 목격했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같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그로 인해 필수 소비자 제품, 주식, 반도체 같은 전자 부품은 물론 개인보호장비 같은 중요 의료 물자도 부족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분쟁도 비슷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상품과 연료 가격이 이미 크게 올랐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며 “유럽의 빵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밀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의 약 40퍼센트, 유럽연합 원유 수입량의 약 4분의 1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가 제공한 의료 물품 중 하나인 액체 산소 탱크 근처에 한 인도네시아 병사가 서 있다. 로이터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아세안 회원국은 순 농산물 수출국입니다. 우리는 위기 상황에서 회복력을 강화하고 지역 내 혼란을 최소화하는 자원을 모을 수 있는 메커니즘을 모색해야 합니다. 아세안은 2020년에 농업 및 임업에 관한 장관의 공동 성명에 따라 코로나19 중에 지역의 식량 안보, 식량 안전, 영양을 보장하고,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을 통해 회원국이 방역에 필요한 의료 용품과 장비 조달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아세안은 또한 필수 품목 목록에 대한 관세 면제를 확대하고 여기에 주식과 백신 관련 제품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훌륭한 조치지만 더 많은 활동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직면 과제는 지리정치적 경쟁과 동맹입니다. 완벽한 세상이라면 공중 보건 문제인 코로나19와의 싸움에 정치적 이념이나 동맹,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관계없이 모두가 힘을 합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이 세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자간 기관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양극화된 세계에서 통일된 행동을 만들어야 합니다. 백신의 유통과 선택도 정치화되어 백신 선택, 배포 및 수용, 치료, 산소 오급, 의료 제품 면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분쟁은 탄소 배출 감축과 친환경 기업 개발 및 자금 조달 같은 기후 변화 관련 노력, 사이버 보안 관련 노력, 디지털 경제 구축, 디지털 규범 강화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습니다. 경쟁에 더욱 날이 설 때, 이 모든 것을 글로벌 의제에 포함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세 번째 과제는 기존 위협의 재개 또는 악화입니다. 여기서 기존 위협이란 테러와 사이버 공격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에도 불구하고 테러리스트 그룹은 우리 지역을 포함하여 여전히 활발하게 공격을 조직하고, 부추기고,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와 알 카에다 같은 글로벌 테러리스트 그룹은 그들의 복원력과 적응력을 증명했습니다. 지금도 모집과 급진화 전략을 유지하고 사이버공간을 활용하여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여행 제한이 사라지면 테러리스트 활동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영역에서 발생한 위협과 관련하여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러시아 분쟁도 실제 세계에 대한 허위 정보의 영향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 음모, 반백신 운동으로 인해 과도한 공황이 발생했고, 국민과 정부가 분열되고, 세계 공중 보건 노력이 약화됐습니다.

또한 디지털 영역을 통해 중요 인프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1년 5월 랜섬웨어가 미국의 주요 석유 파이프라인 시스템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공격하여 미국 동해안의 제품 흐름을 막았습니다. 2021년 10월 이란의 연료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습니다. 보다 최근에는 벨기에와 독일 터미널의 석유 선적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 간 잘못된 분열을 명벽히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국가 행위자와 비국가 행위자 모두 디지털 영역의 힘을 인식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디지털 영역에서 발생하는 위협은 증가할 것입니다.

안보 협력을 위한 발전 방향

아세안은 개별 국가들이 합의할 수 있는 국제 원칙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을 집단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3대 핵심 분야를 꼽아보겠습니다.

첫째, 모든 나라의 주권과 영토 보전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분쟁이 있는 경우 강제적이고 불법적인 공세를 거부하고 평화롭게 분쟁 해결을 추구해야 합니다. 시파단섬과 리기탄섬에 대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간 분쟁, 페드라 브랑카, 미들 락스, 사우스 레지, 조호르해협 주변에 싱가포르가 조성한 간척지를 둘러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간 분쟁 등이 좋은 예이며, 이들 분쟁은 잘 수용된 국제법이나 관행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됐습니다.

코브라 골드 훈련 중 싱가포르, 태국, 미국 군인들이 태국 핏사눌록주의 한 학교에서 콘크리트 작업 중이다. 훌리오 리베라(Julio Rivera) 하사/미국 해군

둘째, 각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지만, 초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긴장을 완화하고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신뢰 구축 조치에 참여하는 공동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으로 협력한 예가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2004년에 출범한 말라카해협 순찰에 참여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테러와 해적 같은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2017년에 설립된 술루 셀레베스해의 3자 협력 협정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우발적 해상충돌 방지 규범 같은 신뢰 구축 이니셔티브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아세안 국방부 장관 회의 플러스의 18개국 해군이 훈련했고 군용기 공중 조우에 관한 지침도 있습니다. 우리는 유사한 협력 체계를 사용하여 필수 원자재 공급 중단은 물론 에너지까지 포함한 초국가적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셋째, 안보 분야에서는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확립된 플랫폼을 통해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아세안 국방부 장관 회의와 세계 군사력의 90퍼센트에 근접하는 18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 국방부 장관 회의 플러스는 사실상 아시아의 안보 협약입니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영국이 참여하는 5대전력방위협정도 있습니다. 아세안 국방부 장관 회의 사이버 안보 및 정보 센터, 아세안 사이버 방위 네트워크, 대테러 정보 시설을 비롯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협력합니다. 이러한 다자간 플랫폼은 정보 공유를 촉진하고, 군대 간 신뢰를 강화하고, 협력을 증진하여, 아세안 지역이 공동 목표를 달성하고 공동 위협을 완화할 수 있게 합니다.

아세안 내 복원력과 대응력을 강화하고 도전에 대응하면 아세안 구심성에 대한 신뢰가 커질 것입니다.

지난 만남 이후 일어난 두 가지 시대적 사건으로 세계가 바뀌었습니다. 이에 따라 취약점과 결함도 노출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집단 노력을 통해 이를 해결하여, 이 지역과 그 너머까지 평화, 안정, 진보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 연설은 응엥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이 2022년 3월 29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6차 푸트라자야 포럼에서 전한 연설이다. 푸트라자야 포럼은 말레이시아 국방안보연구소가 국방부 장관, 관계자, 학계 인사를 모아 국방 및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조직했다. 이 기사는 해당 연설을 포럼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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