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헬리 차타라지(Saheli Chattaraj)
차이잉원(Tsai Ing-wen) 총통이 2016년 집권하며 도입한 타이완의 신남방정책은 전혀 새로운 정책은 아니었지만 아세안 10개 회원국, 6개 남아시아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를 비롯한 18개 주요 대상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비전을 제공한다.
경제상호의존에 초점을 맞춘 리덩후이(Lee Teng-hui) 전 총통과 천수이볜(Chen Shui-bian) 전 총통의 과거 남방정책과 달리, 차이 총통의 신남방정책은 인적 교류를 강화하고 교육 교류와 관광으로 범위를 다변화하여 지역 내 타이완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것도 목표로 하는 등 폭넓은 동기를 갖고 있다.
온라인 뉴스 잡지 더 디플로매트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신남방정책은 타이완의 아시아 지역 전략으로, 아세안의 인도 태평양 전망과 인도의 동방 정책의 목표와 이상이 일치한다”며 “이들 구상은 상호보완적인 경제 및 사회적 성공을 통해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남방정책의 4대 영역은 다음과 같다.
- 경제 및 무역 협력. 인프라 건설 서비스를 수출하고, 타이완 중소기업의 대상국 진출을 돕고, 타이완 기업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여 새로운 경제 및 무역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더불어 대상국의 공급망과 국내 수요에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고 인프라 프로젝트에 협력한다.
- 인재 교류. 젊은 학자, 학생, 업계 전문가를 위한 교환 및 연수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인적 자원을 공유하고 파트너국의 강점을 보완한다. 계획에는 양국 학술 교류 프로그램, 신남방 인재 매칭 웹사이트, 타이완 기업이 비즈니스를 등록하고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이 포함된다.
- 자원 공유. 문화, 관광, 의료, 기술, 농업, 중소기업 부문에서 타이완의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여 양자 및 다자간 협력 기회를 창출한다. 전략에는 농업 협력 증진, 다른 국가와의 양방향 관광 확대, 타이완의 고품질 의료 서비스에 신남방국 국민 유치 등이 포함된다.
- 지역 연결. 공식 및 민간 교류를 강화하고,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갱신하며, 파트너국과의 다자 및 양자간 협력을 제도화하고, 협상 및 대화를 강화한다.
신남방정책이 타이완에 갖는 전략적 중요성
타이완의 공식 수교국은 12개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나라는 타이완 대신 중국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만이 중국이란 이름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주권국이며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의 일환으로 타이완과 공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지만 “강력한 비공식 관계”를 누리고 있다.
미국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타이완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비공식 관계를 굳건히 맺고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으며” 1979년 타이완 관계법에 타이완과의 관계에 대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타이완이 국방 역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미국의 의지를 명시하고 있다. 타이완과 미국은 비슷한 가치, 깊은 상업 및 경제적 연결 고리, 강력한 인적 관계를 공유하여 우정의 기반을 다져왔다.
미국은 “평화적 수단으로 양안 간 차이”가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남방정책은 타이완이 비즈니스, 무역, 교육, 인적 교류, 관광 분야에서 주변국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상으로 볼 수 있다.
타이완 정부는 《미래 전진 비전: 타이완의 신남방정책》 문서에서 “신남방정책은 단일 시장에 대한 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경제 개발 모델을 증진하고, 지역 인프라에 주력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한다”며 “타이완의 프로젝트는 사람과 소프트 파워에 관한 것으로 관광, 교육, 의료, 기술, 중소기업, 농업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도와 신남방정책
인도 타이완 관계는 인도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주로 그늘에 가려져 진행됐다. 그러나 지리전략적 환경 변화로 인도는 타이완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1949년 중국이 건국된 후, 인도는 중국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71년 인도는 유엔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이후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타이완이 퇴출되면서 인도와 타이완의 협력 기회는 사라졌다. 그러나 1992년 인도는 동방정책에 따라 동부 지역에 대한 관심을 늘리기 시작했다. 1995년 타이완과 인도는 뉴델리에 타이완 경제 문화 센터를, 타이페이에 인도 타이페이 협회를 설립했다. 두 기관은 영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경제, 무역, 교육, 인적 교류도 촉진했다.
이후 인도 타이완 관계는 점차 강화됐다. 2014년 후반기에 인도는 룩 이스트(Look East) 정책에서 액트 이스트(Act East) 정책으로 나아가며 지역 협력을 더욱 강조했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의 지도 아래 인도는 외국 기업의 인도 내 제조 시설 설립을 주로 장려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외국 기업의 인도 등록이 더욱 수월해졌다. 또한 상품 및 서비스 통합 과세 시스템을 통해 외국 기업의 인도 내 투자 사업부 설립이 더 효율적이고 쉬워졌다. 인도 정부는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 안드라프라데시, 타밀나두, 우타르프라데시 같은 주들이 토지, 물, 전력에 대한 보조금을 제공하는 투자 유치 보조금도 발표했다.
신남방정책에 따라 타이완도 저렴하지만 숙련된 노동력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처인 인도로 제조 기반 일부를 옮길 수 있다.
2020년 11월 인도 주재 타이완 대사 바우슈안 게르(Baushuan Ger)는 힌두스탄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이완과 인도는 서로 신뢰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파트너다. 양국은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 존중 같은 기본적인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며 “인도의 액트 이스트 정책과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오세아니아의 18개 대상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타이완의 신남방정책 사이에는 대단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타이완 경제 문화 센터와 인도 타이페이 협회는 인도 타이완 산업 및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고도화하기 위해 산업협력촉진협정을 체결했다. 폭스콘과 맥시스 같은 타이완 기업은 인도에서 제조를 시작했다. 게다가 타이완은 문화적으로 동아시아 국가와 유사하기 때문에 인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일본, 싱가포르, 한국의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게르 대사는 힌두스탄 타임스에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됨에 따라 타이완과 인도가 제조 부문에서 연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나타났다”며 “따라서 각자 위치를 신중히 파악하고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완은 신남방정책의 주 대상국 중 하나인 인도와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이미 표명했다. 인도도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그램에 동참하여 인도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할 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할 파트너를 추가 모집해야 한다. 또한 중국이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통해 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늘리고 인도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타이완 간 광범위한 비즈니스 및 문화 파트너십은 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르 대사는 힌두스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5년 동안 타이완과 인도는 꾸준히 성장하는 무역 및 투자, 교육 교류, 기술 협력을 통해 큰 혜택을 누려왔다”며 “이제 상호 이익이 되는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동서센터의 아시아 태평양 게시판에 처음 게재됐으며 기사 원문은https://www.eastwestcenter.org/publications/india%E2%80%99s-act-east-and-taiwan%E2%80%99s-new-southbound-policy-are-win-wi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문 기사는 포럼 형식에 맞게 편집됐으며 포럼 스태프의 추가 보고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