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스태프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인도 태평양 국방 실무자들의 전망이 바뀌었다. 안보 위협이 항상 적대적인 군대, 폭탄 또는 미사일의 형태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안보 위협은 때때로 보이지 않고, 종종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하는 나쁜 행위자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
위협이 인터넷 사용자를 악용하는 해커에서 비롯되었든, 코로나19에 지친 불평 분자를 모집하는 폭력적인 극단주의 조직에서 비롯되었든 상관없이, 비전통적 위협은 국가 및 지역적이고, 정교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비영리 연구 기관 CNA의 2021년 3월 보고서에서 저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안보 파급 효과가 매우 크며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삶의 부분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얻은 역사적 관점으로 치명적인 코로나19에 대한 글로벌 대응의 효능을 평가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이미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하면서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밝혀졌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만연한 사이버 위협
전 세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인도 태평양에서도 팬데믹 동안 사람들이 생활, 학습, 일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이미 위험했던 사이버 환경이 더 복잡해졌다. 온라인 뉴스 잡지 더 디플로매트의 2021년 4월 위험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개인 및 비즈니스 활동이 증가하면서 지역 내 많은 사이버 보안 문제가 악화됐다.
2021년 8월 더 디플로매트는 “피싱 이메일은 여전히 사이버 범죄자들이 크고 작은 기업, 정부 기관, 시민 단체에서 정보를 훔치는 데 인기 수단이다”라며 “매년 전 세계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은 팬데믹 이전부터 문서 공유부터 사용자 데이터 액세스까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를 늘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훨씬 전부터 정부와 기업의 개인에 대한 감시와 개인 정보 침해 위험이 높아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시대의 사이버 범죄를 보면 해커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2021년 2월 포브스 잡지는 북한의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쿠코인 거래소에서 미화 2억 7500만 달러의 가상 화폐를 훔치면서 2020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절취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 2021년 7월 미국과 동맹국은 중국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메일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해킹과 기타 랜섬웨어 공격을 실시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유럽 및 인도 태평양 정부는 중국 공안부가 “범죄 계약 해커”를 이용하여 전 세계에서 불안정화 활동을 실시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2021년 10월 테크와이어 아시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기관의 데이터 유출과 전문 병원에 대한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을 비롯한 사이버 범죄가 싱가포르를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풀러턴 헬스의 한 하청업체가 데이터 침해를 신고한 후, 풀러턴 헬스 고객의 개인 정보가 도난당하고 온라인에 유포됐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신문은 해커들이 해킹 포럼에 해당 데이터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은 보험 세부 정보를 포함하여 40만 명의 데이터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전 세계 기업과 중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고 수준이 격상됐다.
2022년 3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사이버 역량은 규모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여 인도 태평양 산업 리더들은 사이버 방어를 강화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기술 의사 결정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2020년 12월에 조직 중 4분의 3 이상이 새로운 사업 방식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투자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사이버 침입 시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극단주의자들이 활동하기 편리한 환경
CNA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교과서적인 비전통적 위협이다. 즉 “의도, 협상 또는 목표 없이 확산하는 비정형적이고, 진화하고, 보이지 않는 적”이다. CNA 리서치 그룹은 《바이러스형 극단주의: 코로나19, 비전통적인 위협, 미국의 테러 대응》에서 테러 같은 전통적인 위협이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성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파멜라 G 페이버(Pamela G. Faber)는 포럼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글로벌 불안정을 증가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다양한 변종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며”폭력적인 극단주의 조직과 테러 단체는 불안정성과 혼란의 환경을 이용하고 실제로 증폭시키려 한다. 팬데믹은 이들 단체가 번성할 수 있는 유형의 환경이다”라고 주장했다.
분쟁 및 분쟁 후 지역의 안보 및 개발 전문가인 페이버는 코로나19가 취약한 인구가 급진화되는 위험을 증폭시킴으로써 국가, 지역, 글로벌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위험 요인에는 유해성이 커지는 극단주의 온라인 콘텐츠, 경제적 불확실성 증가, 정부의 실패로 인한 분노 증가, 억압적인 정부 대응으로 인한 좌절감 증가, 친구들로부터 고립감 증가, 외로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모던 디플로머시 잡지의 2020년 6월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극단주의자들은 국가 및 해외 평화유지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함으로써 코로나19를 악용했다. 2020년 5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평화유지군 최고사령관 장 피에르 라크루아(Jean-Pierre Lacroix)는 “지역 내 테러리스트와 기타 단체들이 팬데믹을 활용하여 국가 권위를 훼손하고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버에 따르면 인도 태평양 내 이슬람 국가는 처음에 코로나19를 두고 위구르족 무슬림을 학대한 중국에 내려진 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슬람 국가는 코로나19를 신이 서방에 내린 벌이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페이버는 “일부 극단주의 단체들은 민족 공동체, 특히 아시아 공동체가 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이 있다고 부정확하게 지목하여 그들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도 태평양에서 일부 국가와 방위군이 코로나19나 자연 재해로 인해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는 가운데 갈등 속에서 음모가 형성되고 있다. 대니얼 K 이노우예 아시아 태평양 안보 연구소의 인도 태평양 테러 및 비정규전 교수 J 럼바카(J. “Lumpy” Lumbaca)는 2020년 4월 《인도 태평양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테러리즘, 불법 활동》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불법 활동에 관련된 사람들은 지역 내 국가들이 안보보다 시급한 보건 위협에 집중하는 환경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2021년 내내 계속됐다.
- msn.com은 2021년 12월 태풍 라이가 오기 전에 필리핀 수리가오델수르주 카르멘에서 대피를 돕던 정부군을 공산주의 반군이 공격하여 민간인 3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더 피멘텔(Alexander Pimentel) 주지사는 신인민군이 태풍에 대비하는 동안 공격하지 말라고 호소했으며 해당 태풍으로 400여 명의 사망자와 13만 5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 럼바카는 북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과의 국경이 폐쇄되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북한 함경도의 상인들이 생존을 위해 메타암페타민 밀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 마약 밀매가 일반적이지만, 마약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현지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 국가 활동세력도 팬데믹을 활용하여 반대파를 침묵시킬 수 있다. 중국에서 거침 없는 솔직함 때문에 “대포”로 알려진 억만장자 개발자 런즈창(Ren Zhiqiang)은 2020년 온라인 게시물에서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을 굶주린 “광대”에 비유했다. 그는 공산당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면서 팬데믹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런즈창은 2020년 3월 실종됐으며 2020년 9월 정부는 그가 부패 혐의로 18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발표했다. 런은 중국 SNS 사이트인 웨이보에서 37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많은 관측통들은 그에 대한 기소를 보복으로 봤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중국 연구원 야치우 왕(Yaqiu Wang)은 뉴욕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런즈창은 급진적인 반체제 인사가 아니며 수십 년 동안 공산당에 충성하며 정치 개혁을 지지했다”며 “공산당은 당의 통치를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하더라도 당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로운 위협에 공동 대응
반도체 부족 문제 해결부터 코로나19 백신 보급까지 인도 태평양 지역 파트너들은 비전통적 위협에 대처하고 있다. 2021년 9월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미국으로 구성된 4자 안보 대화, 즉 쿼드의 정상들은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반도체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성명에서 “쿼드 파트너들은 공동 이니셔티브를 출범하여, 역량을 매핑하고, 취약점을 파악하고, 반도체와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보안을 강화할 것이다”라며 “이 이니셔티브는 쿼드 파트너가 전 세계 디지털 경제에 필수적인 중요 기술을 안전하게 생산하는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반도체는 계산기와 컴퓨터, GPS를 가능하게 하는 위성까지 현대의 모든 편리함을 뒷받침하는 두뇌다.
쿼드는 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은 쿼드가 2021년 9월까지 인도 태평양 지역에 백신 7900만 도스를, 전 세계에 12억 도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에 우려를 일으키기 시작하자 세계 최대 백신 제조사 세룸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는 코로나19 백신 수출을 재개했다. 인도는 국내 확진자 급증에 따라 2021년 3월 백신 수출을 중단했었다. 세룸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의 회장 아다르 푸나왈라(Adar Poonawalla)는 트위터에서 “이는 전 세계 백신 공급 평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국에 따르면 일본은 미화 33억 달러 규모의 차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국가들의 백신 조달을 계속 지원했고, 오스트레일리아는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 백신 구매용 지원금으로 미화 2억 1200만 달러를 전달했다.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는 것도 비전통적 위협에 맞서는 인도 태평양 파트너의 최우선 과제다. 일본 통신사 교도 통신은 2021년 12월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미국이 남태평양의 5G 통신 네트워크 개발에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하여 중국이 이 지역의 중요 인프라를 장악하고 권위주의적 가치를 수출하는 것을 막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결정에 앞서 삼국은 태평양 섬국가 키리바시, 미크로네시아, 나우루의 인터넷 연결을 개선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테러 대응에 대한 초점 유지
CNA 연구원 페이버는 파트너들이 공급망의 취약점과 빠르게 확산되는 질병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동안에도 국방 계획자들이 재난 속에서 번성하는 극단주의자들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극단주의 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을 강화하는 사건과 동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팬데믹 같은 비전통적 위협의 영향이 극단주의 단체에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팬데믹은 비전통적 위협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외에도 자연 재해, 기상 이변, 공급망 장애, 천연 자원의 부족 등이 있다. 무엇보다 이제껏 역사적으로 테러 또는 극단주의에 대응하려는 노력에는 비전통적 위협이 극단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적인 극단주의와 급진화를 예방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테러 대응 전략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미국은 테러에 대응하기 위하여, 위기에 처한 국민의 필요를 대부분 해결할 수 없고 코로나19의 극단주의에 대한 영향에 특히 취약한 일부 파트너국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