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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

제1차 쿼드 정상 회의가 중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퇴역) SB 아스타나(S B Asthana) 전 소장/인도 육군

2021년 3월에 열린 4자 안보 대화(쿼드) 정상 회의에서 중국이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글로벌 타임스 신문이 정상 회의 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미국 등 쿼드 회원국이 “중국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적인 가치에 기반하고 강압에 제한되지 않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이고, 건강한 인도 태평양을 지향하는 쿼드를 중국이 자국 중심의 인도 태평양을 추진하는 데 큰 걸림돌이라고 인식한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쿼드가 결속력을 구축하지 않기를 바랐겠지만 이러한 바람은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다. 2021년 9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 회의에서 쿼드 지도자들은 3개 실무 그룹을 통해 중요한 의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무해한 의제와 분명한 메시지

쿼드는 안보와 번영을 증진하고, 인도 태평양과 그 너머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법에 뿌리를 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항목은 인도가 제조 중심지 역할을 하고 나머지 나라는 지원하여 2022년까지 백신 10억개 이상을 생산하기로 한 코로나19 공동 대응 노력이었다. 나머지 두 실무 그룹은 새로운 중요 기술과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의제는 무해해 보였지만 쿼드의 첫 번째 정상 회의에서 항행의 자유 그리고 쿼드 회원국에 대한 중국의 “공세”와 “강압” 같은 사안이 연결된 것을 중국은 놓치지 않았다. 정상 회의 기간 중 아무도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자국이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가 중국의 광범위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근거 없다고 판결한 것을 무시하고 인도 태평양 국가를 계속 강압하며 규칙 기반 질서에 도전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중국이 쿼드 정상 회의를 “선택적 다자주의”와 “코로나 정치”라고 부르며 반응한 것은 새로운 글로벌 백신 협력으로 중국이 수익을 독점하려 했던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쿼드가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 목록에는 사이버 공간, 테러 대응, 양질의 인프라 투자,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가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사이버 공격과 세계보건기구의 투명성 결여처럼 중국이 개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법치, 항행의 자유, 민주적 가치, 영토 보전을 지지하겠다는 쿼드의 주장에 중국은 좌절했다. 중국은 글로벌 타임스 신문을 통해 정치 선전을 퍼부으며, 인도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와 상하이 협력 기구 같은 단체의 “부정적인 자산”이며 중국의 선의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2021년 3월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인도 총리가 뉴델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AP 통신

문제와 간극

중국은 4대 민주주의 국가의 협력에 큰 벽이 있다고 전 세계가 믿기를 바란다. 하지만 쿼드는 발전하면서 그러한 벽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아프리카와 걸프 국가가 접하고 있는 서부 인도양에 주로 집중하는 반면, 나머지 인도 태평양 지역은 쿼드 4개국이 모두 관심을 갖고 있어, 인도 태평양에 대한 정의와 핵심 지역은 다양하게 수용되고 있다.

통신 호환성과 안보 협정, 기본 교류와 협력 협정 등 인도와 미국이 체결한 기본 협정은 물론, 합동 해군 훈련을 통해 인도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군사 동맹 프레임워크 내에서 활동하는 나머지 쿼드 회원국과 상호운용성을 개선했다.

인도는 쿼드 회원국 중 유일하게 중국과 육상 국경을 접하며 수십 년 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와의 관계를 긴장과 친화 사이에서 요동치게 함으로써 쿼드 회원국 사이에 불안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도클람과 라다크 국경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 후 인도는 중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이로써 인도의 입장도 비교적 명확해졌다. 각 쿼드 회원국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최소화된 탄력적인 공급망과 디지털 기술 생태계를 필요로 한다.

인도 태평양 지역의 중심으로 아세안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쿼드 회원국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아세안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을 고려하면 아세안을 쿼드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논란이 일어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부 아세안 회원국(필리핀, 베트남)은 때로 중국의 공세에 대해 미약하게 저항하며, 자국이 중국을 직접 상대할 수 없으니 세계 강대국이 중국의 모험주의를 견제해주길 기대해왔다. 그렇게 중국은 남중국해와 아세안 지역을 꾸준히 침략할 수 있었다. 중국은 타국을 상대할 때 언제나 양자 관계를 통해 자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일본, 미국과의 개별 관계에서 양자 합의를 통해 쿼드를 약화시키려 할 것이다.

쿼드의 진화는 계속될 것인가?

쿼드는 2004년 인도양에서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를 위해 쓰나미 코어 그룹을 결성하며 부상했다. 쿼드는 일련의 말라바르 다자간 해군 훈련을 통해 해적 방지,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해 구호, 기타 해양 임무에 대한 상호운용성을 개발했다. 쿼드 회원국은 “사람, 상품, 자본, 지식이 자유롭게 흐르는” 개방적이고 투명한 네트워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쿼드는 인도 태평양에서 쿼드가 중국의 모험주의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또는 쿼드가 합동 군사 조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 쿼드는 특정 국가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외교적 노선을 선택한 바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인도와의 국경 지역인 라다크를 점진적으로 차지하는 전략을 취하며,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치거나 국경 분쟁 중인 국가뿐만 아니라 나머지 세계에도 심각한 우려를 안기고 있다. 중국은 해양 지형과 환초를 군사 기지로 전환하고 다른 국가에 이들을 섬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유엔해양법협약을 적용하여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지만, 중국은 장기간에 걸쳐 남중국해를 “중국 호수”로 바꾸고 있다.

중국의 침입은 국제 해양 통신선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나아가 남중국해에 방공 식별 구역을 설정하는 등 항행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항행의 자유 제한이나 법치 위반은 쿼드의 지지 아래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제재해야 한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 비전을 구현하는 것은 규칙에 기반한 법적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쿼드 회원국이 유엔해양법협약을 비준한 상황으로, 미국도 비준하여 도덕적 기반을 높여야 한다. 중국은 미국이나 다른 국가가 무력을 사용하여 남중국해의 중국 인프라를 해체하지 않을 거라고 상당히 자신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전례 없는 속도로 해군력도 증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쿼드는 말라바르 훈련을 넘어 해양 역량 구축 형태로 역량을 강화하고 상호운용성과 용량을 개선하여 중국에 민감한 요충지를 확보해야 한다. 쿼드는 군사 동맹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조직과 사무국이 필요하다.

인도 육군 호송대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 라다크의 산길을 지나고 있다. 인도는 쿼드 회원국 중 유일하게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AFP 통신

쿼드가 나아갈 길

코로나19 백신은 일본과 미국이 자본을, 오스트레일리아가 물류를 제공하여 인도에서 제조될 예정이다. 쿼드는 의료, 과학, 금융, 제조, 중요 신기술, 미래 역량 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기술 공유와 역량 구축도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모두 시행한다면, 쿼드는 효율적인 집단이 될 것이다.

중국이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으므로, 쿼드 회원국은 인도 태평양에서 항행의 자유와 군사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전략적 상황이 악화되면 이른바 유엔 해양 군사 옵서버 그룹을 배치하여 항행의 자유 임무에 배치된 많은 전함 사이에 우발적으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정상 회의에서 쿼드는 앞으로 쿼드를 확대하겠다는 암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인도 태평양이 세계 경제 및 제조 중심지가 되면서 쿼드에 가입하려는 국가가 많아질 수 있으므로 유연성을 가지고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 프랑스, 독일, 영국, 기타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국가의 해군 지원도 평화를 파괴하려는 국가를 억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형식의 쿼드는 중국의 모험주의를 견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쿼드가 중국을 견제할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될 잠재력을 보유한 것은 확실하다. 중국의 반응은 쿼드가 중국을 지목하지 않고도 중국의 주의를 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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