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교역로 순찰

해상 교역로 순찰

야망 넘치는 중국,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자금력은 있는가?

살바토레 바본스(Salvatore Babones) | 사진: AFP/GETTY IMAGES

지난 2013년 9월, 새롭게 선출된 시진핑(Xi Jinping) 중국 주석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 러시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하는 정치, 경제, 안보 동맹인 상하이협력기구의 연례 정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앙아시아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로 가는 도중 카자흐스탄 권력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가 설립한 나자르바예프 대학교에 들렸다. 여기서 시 주석은 탈냉전 시대에 그런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친숙할 것 같은 연설을 하여 청년이 미래이고, 사람 사이의 유대가 세계 평화를 지킬 것이고, 현재 세계에 필요한 것이 윈윈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이 제2세계를 향한 연설의 단골 요소이자 중앙아시아에서 연설할 때 반드시 천명해야 할 원칙인 고대 실크로드의 부활을 덧붙였다.

“실크로드”는 연설 제목에도 없었지만, 중국 외교부는 이 연설을 두고 여전히 “국민 사이의 우호 증진 및 밝은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을 고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실크로드를 새로 언급한 최초의 사람이 시 주석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미국 국무부 장관은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David Petraeus) 미국 육군 대장과 미국 중앙사령부의 지원을 받아 2011년 7월 미국 신 실크로드 인프라 전략을 출범했다.

그러나 중국의 뉴 실크로드는 학계와 언론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시 주석과 외교부가 진부한 이야기를 공약으로 발전시키게 만들었다. 2013년 10월, 시 주석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하여 인도네시아 의회에서 연설을 했고, 이 연설을 계기로 실크로드가 중심으로 부상했다. 이제 중국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실크로드, 즉 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실크로드 경제 벨트와 동남아시아, 인도양, 중동, 동아프리카로 향하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갖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였다.

2017년 5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환영 연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건배하고 있다.

육지의 “벨트”는 세계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았지만, 중국의 외교, 금융, 군사 자원을 훨씬 더 많이 끌어들인 것은 바다의 “길”이었다. 사실, 유럽과 중국을 잇는 육로는 매우 비경제적이지만 중국과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아, 페르시아만, 수에즈운하, 서유럽을 연결하는 해로는 중국이 무역국으로 살아남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라시아 하부 루트가 폐쇄된다면, 미국 경제는 버틸 수 있겠지만 중국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개혁 시대 중국이 대륙 제국에서 무역국으로 변모함에 따라 수출입 물류가 이동하는 해상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중국은 미국의 간섭에 맞서 무역을 확보하려는 야망을가지고 있고, 현명한 중국 이론가들은 이를 22세기의야망으로 이해한다. 한편 중국은 인도 봉쇄, 호르무즈해협에서 충돌 또는 심지어 수에즈운하 폐쇄 등 기타 수많은 잠재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이 남아시아와 동아프리카의 개발 프로젝트를 후원함에 따라 지역 내 잠재적 군사 개입에 대비해야 할 이유가 더 많아졌다. 인민해방군 해군은 전 세계에서 미국 해군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매우 부족하지만 특히 잠수함전을 통해 미국의 작전에 간섭하려 할 수 있다.

중국은 해양 실크 로드를 군사화할 동기가 분명히 있으며 지역 내 정부에 무조건적인 대규모 해외 원조를 약속하여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중국은 어떤 수단을 사용할 것인가? 중국이 인도양과 그 너머까지 전력을 투사하는 데 필요한 해군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그럴만한 경제적 여력이 되는지 물어보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중국의 야망과 이제까지의 발표를 바탕으로 두 질문에 답한다면, 대답은 모두 ‘그렇다’가 될 것이다. 중국은 항공모함 2척을 보유하고 있고 또 다른 1척을 건조하고 있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은 미국 해군의 첨단 줌월트급 구축함에서 사용되는 전기 통합 파워 시스템 추진을 탑재할 것이다. 네 번째 항공모함은 원자력으로 추진되고, 전자기 사출 시스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레일건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 항공모함은 각각 구축함, 호위함, 공격용 잠수함, 지원선으로 구성된 완벽한 전단으로 둘러싸일 것이다. 적어도 야망은 그렇다.

하지만 야망과는 달리 인민해방군 해군의 현실은 훨씬 더 소박하다. 중국은 구 소련의 순양함을 개조한 사실상 훈련함인 랴오닝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복제하여 자체 제작한 산둥호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사이를 오가며 연료와 무기를 버려야 항공모함 비행 갑판에서 이륙할 수 있는 저출력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을 뿐이다. 중국은 만성적인 공중급유 역량 부족으로 함상기(艦上機)가 모함 내 좁은 반경 안에서만 작전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차세대 항공모함과 항공기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세 번째 전기 추진 항공모함과 네 번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을 증기 추진으로 바꾸어 규모를 축소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항공모함의 계획은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과다르항에서 무역 화물을 적재한 중국 트럭이 나란히 서있다.

중국의 군사적 야망은 여전하지만 중국의 재정 자원은 점점 더 제약을 받고 있다. 의심스럽긴 하지만 정부 예산에도 이 점이 드러날 수 있다.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의 고속 성장기에 통합 정부 예산(중앙 및 지방)은 적자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세수 성장이 매우 빨라서 매년 지출 적자는 다음해 세수로 충당됐다. 일례로 중국의 2015년 지출은 15조 2000억 위안(미화 2조 3400억 달러)으로 2015년 세수 14조 위안(미화 2조 1500억 달러)을 넘었지만 2016년 세수 16조 위안(미화
2조 4600억 달러)로 충당됐다. 두 자릿수 세수 성장 덕분에 모든 예산에 제약이 거의 없었다. 중국 지도자들은 오늘의 약속을 위해 지불할 돈은 당장은 아니어도 조만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2016년 이후 급변했다. 계속 지출은 증가하는 가운데 세수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공식 수치를 믿을 수 있다면 평균 약 20퍼센트였던 연간 세수 성장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 모든 것은 코로나19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항공모함, 탑재기, 관련 전단에 국방비가 가장 많이 지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가 이를 절약하려는 것도 당연하다. 중국이 원자력 항공모함 개발을 위한 기술 과제를 극복한다 하더라도 장비 장착은 물론이거니와 건조 비용 때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이 인도양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진주 목걸이”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해군, 공군, 전자전 기지로 인도양 지역을 둘러싸겠다는 전략적 야망을 가지고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이미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여 남중국해의 인공섬에 항구, 활주로, 레이더를 설치하고 군사화했다. 그러나 남중국해는 본토와 가깝고 기지용 토지를 확보하는 데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다(토지 조성 비용은 전적으로 다른 문제다). 하지만 주권 국가의 해외 기지는 잠재적으로 훨씬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지부티에 있는 중국의 유일한 주요 해외 군사 기지를 알아보자. 명목상, 토지 임대와 건설 비용을 합해 이 동아프리카 기지에 연간 미화 약 200만 달러가 소요된다. 미국이 훨씬 더 큰 기지를 임대하는 데 연간 미화 6300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에 비하면 좋은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계약 조건은 전체 비용을 포괄한다. 또한 지부티 같은 국가는 미국 기지가 암묵적으로 자국의 안보를 보장해준다고 여겨 가치 있게 여긴다. 반면, 중국은 상대 국가를 설득하여 군대를 주둔시키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부티의 경우, 중국은 항구에 미화 5억 9000만 달러, 철도에 미화 4억 9000만 달러, 공항에 미화 4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2017년 8월 동아프리카 지부티에서 열린 중국 군사 기지 개장식에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중국의 후원 아래 실질적인 상업적 가치가 없는 과다르 항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파키스탄도 마찬가지다. 미화 1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이 과다르에 실제로 얼마나 지출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과다르 항구는 완공되면 중국 해군 함정의 급유 거점이나 중국 해병대 기지로 사용될 수 있다. 중국이 과다르 항구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결코 비용을 정당화하지는 못할 것이다. 각각 규모가 미화 10억 달러 이상인 스리랑카의 사용도 낮은 함반토타 항구와 버마에 계획된 차우크퓨 항구도 마찬가지다.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이 이들 인도양 진주 3곳 항구를 사용하기도 전에, 중국은 여기에 미화 30억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중국은 향후 개발 단계를 단호하게 추진하는 대신, 세 항구의 호스트 국에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중국 지도부는 향후 성장을 통해 과거 약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수 없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에 따라 더 이상 터무니없는 지출을 약속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은40년 만에 처음으로 팍팍한 예산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설계업체 칭화유니그룹과 자동차 제조업체 브릴리언스 오토 같은 전략적 기업의 채무 상환 연체를 허용하고 있는 현재, 국가 보조금이 더 이상 예전처럼 제공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중국 정부는 다른 정부들이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지출 우선순위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하기 시작했으며 군 예산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거의 무제한으로 군사 예산을 투입하고 기술 업그레이드를 빠르게 추진했기 때문에 중국이 결국 심각한 문제에 처하게 될 것임은 늘 예견되어 왔다. 현재 인민해방군 해군은 소형 함정을 주축으로 다수의 비교적 단순하고 저렴한 구축함, 프리깃함, 코르벳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때 강력했던 1000척으로 구성된 소련의 해군처럼 저렴한 함대다. 미국 해군에 도전하거나 미국 해안을 넘어 전력을 투사하는 미국 해군의 역량을 모방하려면 인민해방군 해군은 중국 정부로부터 엄청난 장기 재정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의 국방 예산 항목이 단지 이 하나라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수많은 기타 군사 및 외교 계획 중에서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항목은 아닐 것이다. 중국은 전투기 개발, 대함 탄도 미사일, 인공 지능, 우주 프로그램 같은 다른 예산 우선순위를 포기해야만 해상 무역로를 장악할 수 있다. 동시에 미중 기술 전쟁으로 중국은 자체 반도체를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고, 아마 여기에 국방 예산이 가장 많이 투입될 것이다. 중국의 금융 부문에 다양한 금융 비상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쟁을 고려하면 중국 군사 계획자들이 해양 실크로드의 군사화를 바라더라도 기다려야 할 수 있다.